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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확대경] 황교안이 달라졌다?… '고구마' 버리고 이젠 '버럭'도 Only
'이젠 관료 아냐'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황교안
평소 발언이 답답하다는 평가가 많았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근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발언으로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윤호 기자
평소 발언이 답답하다는 평가가 많았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근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발언으로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윤호 기자

'이젠 관료 아냐'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황교안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평소 화술이 모호하고 답답해 '고구마'란 별명을 얻었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달라졌다. 여권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은 물론 '버럭' 화를 내는 모습까지 보이며 자신의 대여투쟁력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황 대표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전날 나경원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반발한 것과 관련 강력한 유감 표명을 했다. 황 대표는 "어제 본회의를 보면서 지금이 과연 2019년 대한민국이 맞냐는 생각을 했다. 정말 큰 충격을 받았다" 며 "마치 국회가 과거 독재 시절로 회귀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권력기관, 사법부, 언론을 전부 장악한 이 정권이 이제 의회까지 장악하고, 결국 폭력적 독재로 짓누르겠다는 거 아닌가"라며 "좌파 독재 정권의 의회 장악 폭거다. 도저히 묵과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나 원내대표가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 "이 얘기는 미국 블룸버그 통신에서 언급한 것이고, 뉴욕타임스는 이보다 심하게 (북한의) '에이전트'라는 표현까지 썼다"며 "외신과 우리 언론이 지적할 땐 한 마디도 못 하더니 거기(연설)에 왜 흥분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는 민주당 의원들의 반발을 '짓'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이) 한 짓들을 보라"며 "정말 황당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맞는가"라며 "지금 민주당 정권과 야합한 일부 야당은 오로지 문재인 대통령 눈에 들 생각밖에 없는 것 같다"고 했다.

황 대표는 약 5분 발언 동안 흥분한 듯 상기된 목소리를 유지했다. 강도 높은 황 대표 발언 한마디가 끝날 때면 의원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지지했다. "옳소"라고 외치기도 했다.

평소 표현을 우회적으로 하는 황 대표의 화법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답답하고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도 큰 약점으로 비판받기도 했다. 취재진들과 질의응답에서도 명확하게 답을 주기보다는 '지켜봐야 한다'는 등 여지를 두는 경우가 많았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그러나 최근 황 대표의 발언엔 칭찬이 따르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더팩트>와 만나 "황 대표 발언이 참 시원시원하다"며 "걱정이 있던 것도 사실인데, 막상 대표가 된 이후 발언은 그 누구보다도 직설적"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한 한국당 관계자도 통화에서 "점잖은 이미지, 기독교인 이미지 때문에 황 대표가 대여투쟁력이 부족한 거 아니냐는 우려도 많았는데, 오히려 꽤나 공격적이고 여당 입장에서도 골치가 아플 것 같다"고 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황 대표의 달라진 모습에 대해 "정치인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 평론가는 "과거 국무총리, 관료로서 얘기할 때와는 달리 정치인으로서는 분명히 자기의 색, 지지층을 상대로 얘기를 분명히 해야 하기 때문에 진화하고 있는 것"이라며 "'사이다'까지는 아직 아닐지 몰라도 최소한 '고구마'는 더 이상 아니"라고 평가했다.

다만 황 평론가는 '사이다' 발언에 대한 위험성도 지적했다. 황 평론가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같은 사람들에게 '사이다' 발언이란 말이 붙었는데, 그런 것들이 당장은 듣기 좋고, 시원하지만 사람들은 자극적인 것에 오히려 둔감해진다. 결국 계속 자극을 높여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평론가는 "그런 부분을 본다면 오히려 절제된 표현이 더 필요할 수 있다"며 "황 대표는 아직까지 잘 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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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3.14 05:00 입력 : 2019.03.14 05: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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