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중국 군용기 1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했다가 이탈했다. 중국 군용기가 울릉도와 독도 사이로 진입해 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은 이번에 KADIZ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Y-9 계열 전자정보 정찰기. /뉴시스DB

최초 울릉도-독도 사이 비행…외교부, 중국 대사관에 엄중 항의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중국 군용기 1대가 23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해 우리 공군 전투기가 대응 출격했다. 정부는 예고 없는 KADIZ 침입에 중국 대사관에 엄중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분께 중국 국적 군용기 1대가 이어도 서북방에서 KADIZ로 최초 진입해 8시27분께 이어도 동방으로 이탈했다.

이어 해당 중국 군용기는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 안으로 비행하다 오전 9시34분께 경북 포항 동방 45마일(약 83㎞)에서 KADIZ로 재진입했다.

이후 북쪽으로 기수를 돌린 중국 군용기는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지나 울릉도 동북방 60마일(약 111㎞)까지 이동한 뒤 10시25분께 남쪽으로 선회해 진입한 경로를 따라 12시51분 KADIZ를 최종적으로 벗어났다.

약 5시간가량 중국 군용기가 KADIZ와 JADIZ를 오가며 비행한 것이다. 합참은 이 중국 군용기가 Y-9 계열 전자정보 정찰기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중국 군용기는 우리나라 영공을 침범하지는 않았다. KADIZ는 영공과는 다른 개념으로 미식별 항적을 조기에 식별해 영공 침범을 방지하기 위해 국가별 임의로 설정한 구역이다.

올해 중국 군용기가 KADIZ에 진입해 동해까지 비행한 것은 처음이다. 합참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8차례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특히 이번처럼 울릉도와 독도 사이로 진입해 비행한 것은 처음이다.

이어도 주변은 한국·일본·중국의 방공식별구역이 중첩되는 구역으로, 이 일대에서 중국 군용기를 포착한 우리 군은 공군 F-15K 전투기를 긴급 투입해 추적 및 감시비행과 경고방송 등 전술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주한 중국 대사관 관계자에게 사전 통보 없는 KADIZ 진입에 대해 엄중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sense83@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