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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9시 38분경 자택인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한 가운데 사고 현장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신당동=김세정 기자 |
노회찬 "금전 받았지만 청탁과 무관"…정의당 "억측·무분별 취재 삼가" 요청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23일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 사망했다. 청와대 정치권도 노 의원 갑작스러운 사망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노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38분께 서울 신당동의 한 아파트에서 변사 상태로 아파트 경비원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노 의원은 아파트 13동 3·4호라인 현관에 쓰러져 사망한 채로 발견됐으며, 17층~18층 계단 창에 변사자 외투 및 외투 내에서 지갑(신분증)·정의당 명함·유서성 글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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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사망했다. 사진은 노 원내대표의 생전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 당시. /문병희 기자 |
경찰이 발견한 노 의원의 유서성 글에는 "드루킹 관련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는 내용 및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노 의원의 사망 소식에 정치권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노 의원의 소속 정당인 정의당은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고인과 관련된 억측과 무분별한 취재를 삼가주실 것을 언론인 여러분께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어 "오늘 오전 우리당 노 원내대표에 대한 갑작스럽고 황망한 비보가 있었다"며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사건과 관련한 대략의 사실관계는 경찰의 발표와 같으며 자세한 상황은 저희도 파악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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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석 정의당 대변인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노회찬 의원 사망 관련 긴급브리핑을 하고 있다. /국회=문병희 기자 |
미국을 함께 방문했던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참담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너무 가슴 아프고 비통하다"면서 "귀국 마지막 날 술 한 잔 대접한 게 끝이었다. 귀국 전날 밤 술 한잔하면서 오랜만에 노동운동 회고하면서 얘기했던 게 눈에 선하다"고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굉장히 큰 충격이다. 미국에서 전혀 그런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토요일 1시 비행기 타고 왔는데, 그 전날 금요일 저녁에 5명이 모여 맥주 2시간 정도 했다. 와인과 맥주. 일정 다 마치고 했는데 전혀 그런 기색 보이지 않았다"며 "아침에도 정상적이었다.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여야 정당들은 노 의원의 사망에 정쟁을 멈추고 그를 애도했다. 여야는 노 의원 사망과 관련해 '진보의 상징이 졌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어떤 말로도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프고 충격적인 일"이라며 "노 의원은 우리나라 진보정치의 상징으로서 정치인이기 이전에 시대정신을 꿰뚫는 탁월한 정세분석가이자 촌철살인의 대가였다. 노회찬 의원이 지향했던 진보와 민주주의 가치들은 후배 정치인들이 그 뜻을 이어받을 것이다.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빌며, 유가족에게도 마음 깊이 애도를 표한다"고 비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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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자신의 자택에서 투신해 숨진 가운데 비보를 접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비통한 표정으로 의원실을 나서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
윤영석 자유한국당 대변인도 "확고한 정치철학과 소신으로 진보정치 발전에 큰 역할을 했던 노 의원의 충격적인 비보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고인의 사망은 한국 정치의 비극이다. 현실에서의 고뇌는 모두 내려놓으시고 영면에 드시길 바란다. 유가족과 정의당 당원 여러분께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애도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도 "대한민국 진보정치의 큰 별이 졌다"면서 "노 의원은 노동자와 서민의 편에 서서 기득권의 강고한 벽에 온몸을 던져 항고했던 대한민국 노동 운동과 진보정치의 산증인이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노 의원의 사망에 일정을 취소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아침에 가슴 아픈 일이 있었다"며 "노 의원, 편히 쉬시기를 빌겠다"고 말했다.
노 의원의 사망 소식에 청와대는 당초 오전 11시 50분에 예정됐던 문 대통령의 국민청원 답변도 취소했다. 문 대통령은 '11시 50분 청와대입니다' 청와대 SNS 생방송에 출연하기로 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