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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는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호프집에서 진행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연 맥주파티에서 지갑을 분실했다. 지갑은 문재인캠프의 관계자가 찾아줬다. /합정동=윤소희 기자 |
[더팩트ㅣ합정동=윤소희 기자] "윤소희 기자님, 지갑 두고 가셨어요."
당황하게 만든 한 마디였다. 잃어버렸는지도 몰랐던 지갑이 다른 이의 손에 있듯 정신도 그 언저리에 같이 잃어버리고 온 모양이었다.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호프집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이 화합을 다지는 자리를 가졌다. 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이후 닷새만이었다.
오후 7시부터 진행되는 행사에 적당히 시간 계산을 해 지하철에 몸을 실었으나 몇 정거장을 가다 무언가 잘못됐음을 문득 깨달았다. 목적지와 반대로 가는 지하철을 탄 것이다. 내선순환인 2호선으로 가만히 있으면 언젠가 합정에 도착하겠지만, 앞서 밝혔듯이 '적당히' 시간 계산을 해놓은 상태였다. 아마 정신은 이때부터 없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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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에서 세 번째)와 최성 고양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지사(왼쪽부터)는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호프집에서 화합을 다지는 자리를 가졌다. /임영무 기자 |
겨우 도착한 호프집은 민주당 관계자들과 취재진, 일반 시민들이 한데 모여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뜨거울 토요일의 호프집은 네 사람의 만남으로 어마어마한 열기를 뿜어냈다. 용(龍) 네 명이 모였으니 아우라는 말할 것도 없었다.
지각한 만큼 더 다급한 몸짓으로 문 후보의 테이블 뒤쪽에 자리를 잡았다. 와이파이 연결을 위해 가방에서 라우터를 꺼냈고, 입장할 때 필요할까봐 주섬주섬 꺼냈던 기자증과 명함을 다시 집어넣었다. 아마 지갑은 이때 잃어버린 듯했다.
네 사람의 회동은 약 40분 만에 끝났고, 호프집 구석의 소파에서 마감을 하던 필자는 주변의 눈치를 보다 지금이 퇴장해야 할 때라는 걸 알아챘다. 노트북을 품에 안고 호프집에서 빠져나와 근처에 있는 복합 쇼핑몰로 이동하는 도중 휴대폰의 진동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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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성 고양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안희정 충남지사(왼쪽부터)의 회동에 호프집은 관계자와 취재진, 시민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임영무 기자 |
저장되지 않은 낯선 번호에 토요일에도 배송을 해주던 택배 기사님의 얼굴이 떠올라 꽤 낭랑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기사님이 아닌 발신자 남성은 나직한 목소리로 "윤소희 기자님, 지갑 두고 가셨어요"라고 첫 마디를 꺼냈다. 정말로 잃어버렸는지도 몰랐다. 아직 호프집에 있다는 남성의 말을 듣고 발걸음을 돌렸다.
여전히 시끌시끌한 호프집으로 돌아왔다. 인파 한가운데서 다시 전화를 걸었고 동시에 한 남성과 눈이 마주쳤다. 남성의 손에는 지갑이 있었고, 고마운 마음에 자동으로 머리부터 조아렸던 것 같다.
이 남성은 "의도치 않게 지갑 안에 내용물들을 보게 됐다. 명함이 있길래 연락을 드렸다"고 말했다. 과정이 어떻든 지갑을 찾아줬음에 감사해 꾸벅 인사를 하고 지갑과 함께 그의 명함을 받았다. 명함 한가운데에는 '더문캠'이 큰 글씨로 새겨져 있었다.
지갑과 정신을 되찾고 기사 마감을 하다 조금 전에 받은 명함을 꺼내 다시 한 번 천천히 훑었다. 정치부에 몸을 담은 지 얼마 안 된 기자가 처음으로 받은 정치 관계자의 명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