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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60) 씨가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국내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세계일보 온라인 갈무리 |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해외에서 잠적한 최순실 씨가 마침내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박 대통령의 연설문 수정 등은 일부 시인하며 대국민 사과를 한 박 대통령에게 "죄송하다"고 했지만, 비선실세 연루설 등 대부분의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취지로 발언했다.
'세계일보'는 27일 독일 헤센주 한 호텔에서 최 씨와 단독으로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 씨는 서울 강남 사무실에서 청와대의 보고서를 받아왔다는 주장에 대해 "말도 안 된다"며 부인했다. '문고리 3인방'으로 알려진 정호성 청와대 비서관이 청와대 문서를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정 비서관이 청와대에 들어간 뒤에는 만난 적이 없다"고 인정하지 않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는 태블릿 PC를 통해 VIP(대통령) 보고서를 사전에 열람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나는 태블릿을 가지고 있지 않고, 그것을 쓸지도 모른다. 제 것이 아니다"면서 "그런 것을 버렸을 리도 없고 그런 것을 버렸다고 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취득 경위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도 했다.
최 씨는 "'팔선녀'라는 비선모임을 만들어 국정에 개입한다는데'라는 기자의 질문에 "처음 듣는 말이다. 팔선녀는 소설이다. 그와 같은 그룹을 만든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제2부속실 윤전추 행정관 인사 청탁 등 인사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나이와 연배가 달라 내가 전혀 추천이나 인사 청탁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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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 씨가 독일 프랑크푸르트 슈미텐 지역에서 거주했던 비덱 타우누스 호텔(사진 위)과 단독 주택을 최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프랑크푸르트(독일)=이효균 기자 |
미르K스포츠 재단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절대 자금 지원을 받은 것이 없다. 감사해보면 당장 나올 것을 가지고 돈을 유용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박 대통령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으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로 정신적으로 힘들다는 논지를 펼쳤다. 세계일보는 박 대통령과 딸 정유라 씨 얘기를 할 때는 간간이 눈물을 쏟기도 했다고 전했다.
최 씨는 독일 생활과 건강에 대해서 "저는 오늘도 약을 먹고 죽을 수 있다.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지금 너무 지쳤다"고 밝혔다.
그는 독일에서 장기 체류할 목적으로 왔다고 언급한 뒤 "우리를 너무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논란을 제기해 더는 한국에 있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독일 현지의 집 구매에 대해선 "집을 구할 때 36만 유로(약 4억5000만원)쯤 들었는데, 은행의 예금담보와 강원도 부동산을 담보로 해 서울에서 36만 유로를 만들어왔다"고 밝혔다.
최 씨는 한국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임을 피력했다. 그는 "현재 비행기를 탈 수 없을 정도로 신경쇠약에 걸려 있다"며 "더욱이 딸아이(정유라)가 심경의 변화를 보이고 있어 두고 가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 지금은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건강이 회복되면 용서를 구하고, 죄가 있으면 받을 것은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최 씨는 박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한 것과 관련해선 "심적으로 물의를 끼쳐드려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