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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27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가운데 5선의 추미애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됐다. 사진은 당 대표 수락연설 중 눈물을 닦는 추 대표./배정한 기자 |
[더팩트 | 오경희 기자]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고 했지만, 알맹이는 그대로였다. 27일 더불어민주당 새 사령탑에 5선의 추미애(57, 서울 광진구을)의원이 올랐다. 전대 이전부터 당내 주류 세력인 '친문(친문재인)'계의 지원사격을 받은 추 대표는 '1강'을 굳힌 분위기였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대 당일에도 '추미애 대세론'은 감지됐다. 대의원 투표 직전 후보들이 연단에 섰고, 추 대표가 인사를 하자 가장 큰 함성이 터졌다. 상대 후보인 김상곤·이종걸 후보와 사뭇 달랐다.
개표 종료를 앞둔 오후 6시 30분, 이미 후보들은 결과를 알고 있는 듯했다. 개표 완료가 예상 시각보다 늦어지자 사회자들은 당 대표 후보 3인과 최고위원 후보들을 중앙 무대에 세워 마지막으로 소회를 물었다.
추 대표가 발언을 한 순간, 결과는 불 보듯 뻔했다. 그는 유세 기간 서로를 비난하며 날을 세웠던 이종걸 후보를 "옆방 남자"라고 지칭하며 "18~19대에 이어 (이 후보와 저는) 절친(절친한 친구)입니다. 전대만 아니면 우리는 늘 밥도 같이 먹고 어깨동무도 같이할 수 있는 사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전대가 끝난 후에도 나란히 방을 쓰면서 우애를 돈독히 하고, 정권교체를 한마음으로 이뤄나갈 것"이라며 "낮에 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밤에 사모님과 보내는 시간보다 많아질 것입니다. 사모님 질투하지 마세요"라고 우스갯소리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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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더불어민주당 새 당 대표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이 김상곤, 이종걸 후보와 악수를 하고 있다./배정한 기자 |
이종걸 후보도 추 대표의 발언에 자신의 속마음을 '자백(?)'했다. "추 후보는 보는 바와 같이 모든 걸 갖춘 분이다. 오래전에 제가 일본에 같이 일정 때문에 방문했을 때 몰래 전화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며 "당시 휴대전화가 없어서 제가 공중전화에서 전화를 하려고 했는데, 나중에 추 후보가 옆 부스에 들어오셔서 전화를 하는데, 따님이었던 것 같다. 들어보니 '도시락은 챙겼냐, 밥제대로 가져갔냐'등 정말 여느 어머니가 시시콜콜 아이를 걱정하는 '추다르크(추미애 별칭)'를 본 적 있다. 그때 지금과 같이 엄청난 분이었지만 평범하고 인자하며 자상한 모습을 봤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반드시 강한 여성의 힘으로…(바꿔나갈) 가장 최적임자라는 것을 고백, 자백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고백대로 추 후보는 개표 결과, 과반 득표로 민주당 60년 정당사에서 'TK(대구 경북) 출신 여성 당수'란 타이틀을 거머쥐며 더민주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됐다.
'친문' 세력을 등에 없었다는 일각의 시선에 추 대표는 당선 후 수락연설에서 "분열, 패권주의, 낡은 정치와 결별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실 일각에서 비주류계인 이 의원이 예비경선을 통과하며 '이변'을 연출했던 것에 비춰 이번 전대에서도 '역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를 주목했다. 이 후보 개인 보다 특정 세력이 정치를 좌우하는 여야 정치권의 구태를 경계한 것이다. '절친' 추 대표와 이 의원은 향후 '훈훈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