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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한 테러방지법 본회의 처리를 막기 위해 10시간 18분 동안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했다./국회=임영무 기자 |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세 번째 주자로 나선 은수미(52·비례대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시간 18분 동안 발언해 화제가 되고 있다. 야당은 전날 테러방지법 의결을 막기 위해 무제한 토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은 의원은 이날 새벽 2시 30분 단상에 올라 '밤샘 연설'을 이어가다 "피를 토한다든가 목덜미를 문다든가 이런 날 선 표현 말고 어떻게 하면 화해하고 사랑하고 함께할 수 있는지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마지막 발언을 한 뒤 오후 12시 48분께 내려왔다.
618분 동안 발언한 은 의원은 1969년 박한상 신민당 의원이 세운 종전 최장 기록(10시간 15분)을 갈아치웠다. 당시 박 의원은 3선 개헌안을 저지하기 위해 단상에 올랐다.
무제한 토론 도중 김용남 새누리당 의원이 의제와 관련 없는 발언을 했다며 "그런다고 공천 못 받는다"고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은 의원의 유성기업 노조파괴 사건 발언이 테러방지법과는 관련 없는 얘기라는 것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무제한 토론에서 의제 외 발언은 제한된다. 은 의원은 "동료 의원에 대한 모욕이다. 사과하라"고 받아쳤다.
긴 시간 동안 발언했던 만큼 은 의원은 다소 피곤한 기색을 보였고, 발음이 꼬이기도 했다. 발언 도중 손으로 허리를 주무르고 무릎과 관절을 풀기도 했다.
장시간 발언이 계속되자, 이석현 국회 부의장은 "발언 시간이 6시간을 넘겼는데 괜찮냐"고 은 의원을 걱정했다. 이 부의장과 교대한 정의화 국회의장 역시 은 위원의 발언이 끝나자 "다리가 힘들 거다. 부축을 좀 해달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은 의원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등을 역임하는 등 노동운동가로 잘 알려졌다. 그는 19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