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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로 변신한 지역사무소' 최근 지역구를 관리하기 위한 국회의원별 '지역사무소'도 변신을 꾀했다. 20일 찾은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서울 강서을 지역사무소는 '북카페'로 손님을 맞았다./가양역=오경희 기자 |
내년 총선이 8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벌써부터 여의도 정가의 물밑에서 선수(정치인)들이 몸을 풀고 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고 했듯, 요즘 국회의원들은 국회보다 더 자주 찾는 곳이 있다. 바로 의원별 '지역사무소'다. 18~19일 이곳의 '속살'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아메리카노 한 잔 타드릴까요?"
8층,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아차 싶다. 머릿속에 그린 사무실이 아닌 왠 카페 전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발길을 되돌리려던 순간, 중년의 남성이 붙잡는다. "여기 지역사무소 맞아요(웃음)"라며 말이다.
최근 지역구를 관리하기 위한 '사무소'도 변신을 꾀했다. 19일 찾은 진성준(48)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서울 강서을(강서구 가양역 인근) 지역사무소는 '북카페'로 손님을 맞았다.
진 의원의 보좌관은 자연스럽게 주문을 받고, 금세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내왔다. 순백의 커피잔엔 고 노무현 대통령의 얼굴과 '사람사는 세상'이란 글귀가 새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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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사무소 맞나요?' 일반적으로 의원들의 지역사무소 안 모습은 일반 중소기업 사무실과 흡사하지만 진 의원의 지역사무소는 누가 봐도 카페다. 인테리어는 진 의원의 젊은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도맡았다./오경희 기자 |
낯선 풍경에 사무소(?) 곳곳을 둘러봤다. 주황색 카페 조명이 나무 테이블을 비추고, 파란색을 포인트로 한 책장 등 젊은 감각이 돋보였다. 누가 봐도 카페다. 일반적으로 의원들의 지역사무소 안 모습은 일반 중소기업 사무실과 흡사하다. 각 잡힌 책걸상, 적막한 인테리어, 건물 벽면 한쪽에 의원의 활동상을 담은 사진들이 나란히 걸려 있다. 주민들과의 소통 공간이라기엔 어딘가 딱딱한 분위기다.
북카페로 옷을 갈아입은 지역사무소는 지난해 진 의원의 아이디어로 이곳에 둥지를 텄다. 사무소는 후원회 후원금과 진 의원의 '사비'로 꾸려진다.
카페 운영을 위해 보좌진들은 전부 바리스타 교육을 받았다. '목민관 학교'를 개설하고 명사를 초청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정치·경제 ·사회·교육·문화 등의 강의를 한다. 매달 첫째 주 토요일 오전 9시~12시엔 '불만제로(민원상담의 날)'를 운영해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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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들과 함께 생활정치로!' 카페 운영을 위해 진 의원실 보좌진들은 전부 바리스타 교육을 받았고, '목민관 학교'를 개설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정치·경제 ·사회·교육·문화 등의 강의를 한다./오경희 기자 |
이날도 30여명의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지역사무소를 찾았다. 한 부모는 "친숙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교육도 받을 수 있고 좋은 것 같다"면서 "자주 찾고 싶다"고 말했다.
박계홍 사무국장은 "정치가 주민의 외면을 받는 이유는 일상적 정당활동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저희 지역사무소는 딱딱한 공간을 탈피해 지역민들과 호흡하고자 카페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카페 인테리어 역시 시민들의 자발적인 도움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박 사무국장은 "저희를 시작으로 이원옥·은수미·진선미·홍의락 등 야당 의원들 사이에선 지역사무소를 카페로 운영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언제든 열려 있으니, 놀러 오라"고 미소 지었다.
[더팩트 | 가양역=오경희 기자 ar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