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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비하인드] '독도수비대' 영화 20년간 표류…왜? Only


독도수비대 영화 무산 또 무산…. 영화인들은 독도수비대를 소재로 한 영화 제작을 탐냈으나 투자자를 찾지 못해 20년간 스크린에 올리지 못했다. 1954년 8월 28일 독도 경비 초사 및 표식 제막 기념 사진./독도의용수비대 기념사업회 누리집
'독도수비대' 영화 무산 또 무산…. 영화인들은 '독도수비대'를 소재로 한 영화 제작을 탐냈으나 투자자를 찾지 못해 20년간 스크린에 올리지 못했다. 1954년 8월 28일 독도 경비 초사 및 표식 제막 기념 사진./독도의용수비대 기념사업회 누리집

말 그대로 영화 같은 삶이었다. 1950년 초반 독도에서 일본 해경으로부터 독도를 지킨 청년들, '독도의용수비대'의 얘기엔 극적인 에피소드가 풍성했다. 때문에 이전부터 영화인들이 탐내왔던 소재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표류 중이다. (▶관련 기사 [TF인터뷰] '이 땅이 뉘 땅인데' 독도수비대를 아시나요? )

왤까. 독도수비대 고 홍순칠(1929~1986) 대장의 아내 박영희 여사는 <더팩트>와 만나 "벌써 한 20년 됐나 보다. 일본에 맞서 싸운 영화를 만든다고 하면 정부나 기업에서 지원을 하겠느냐"며 실마리를 던졌다. 인터뷰는 일본이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다케시마(竹島, 독도)'의 날(2월 22일)을 일주일 여 앞둔 지난 13일 경북 청도의 자택에서 이뤄졌다.

독도수비대를 소재로 한 영화는 1996년 기획·제작 작업이 시작됐지만 대일(對日) 관계 등을 고려한 기업들의 '눈치 보기'로 투자를 받지 못하면서 멈춰 섰다. 국내 3대 배급사로 불리는 CJ, 롯데, 쇼박스는 물론 중견 배급사들도 투자를 꺼리고 있다는 게 영화계와 유족 측 얘기다. 일본 내 한류열풍으로 유명 배우 섭외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령, 새긴 지 62년이 흘렀건만… 고 홍순칠 독도수비대장의 아내 박영희 여사가 당시 수비대가 독도 동도 암벽에 새긴 한국령 사진을 보고 있다./청도=신진환 기자
'한국령, 새긴 지 62년이 흘렀건만…' 고 홍순칠 독도수비대장의 아내 박영희 여사가 당시 수비대가 독도 동도 암벽에 새긴 '한국령' 사진을 보고 있다./청도=신진환 기자

2005년, 드디어 영화는 빛을 보는 듯했다. 한 영화사가 박영희 여사와 판권 계약을 맺었고, 그해 10월 말부터 촬영에 들어가 2006년 하반기 개봉을 목표로 했다. 영화사 측은 당시 시나리오도 완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도 영화는 스크린에 오르지 못했다.

당시 감독을 맡기로 한 이민용 감독은 언론 인터뷰에서 "영화 한편으로 독도 분쟁을 종식시킬 수는 없겠지만 분쟁에서 한국이 우위를 점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고 싶다.이 영화는 우리 근현대사의 또 하나의 영웅을 발굴하고 재조명하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최근 영화 제작에 청신호가 켜졌다. 국내 업계의 외면에 해외 교포들이 투자 지원에 팔을 걷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랜 기간 표류한 만큼 끝까지 뒷심을 발휘할지 두고봐야 할 일이다.

이 땅이 뉘 땅인데 고 홍순칠 대장의 수기 표지./독도의용수비대 기념사업회 누리집
'이 땅이 뉘 땅인데' 고 홍순칠 대장의 수기 표지./독도의용수비대 기념사업회 누리집

영화 '독도수비대' 시나리오는 박 여사가 보관하고 있던 홍 대장의 수기 '이땅이 뉘 땅인데'가 기반이 됐다. 홍 대장은 독도수비대원들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으로 여러 사업을 벌였지만 잘 되지 못했다. 결국 1986년, 척추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홍 대장이 그랬듯 박 여사의 삶도 한편의 영화였다. 스무 살의 박 여사는 대구에서 사범학교를 다니던 어느 날 선생님의 집에서 울릉도 청년 홍 대장을 만났고, 다시 우연히 기차 안에서 마주했다. 전쟁에서 다리를 다쳐 목발을 짚고, 화상을 입어 장갑을 낀 그를 부모님은 반대했지만 서로 사랑했고 결혼했다. 그리고 독도를 사랑하는 홍 대장의 옆을 지켰다.

"스무살 땐 그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독도를 떠난 뒤 거리에 나앉게 생겼을 때 울릉도 항구에서 하꼬방(판잣집)을 지어 두유를 팔아 생계를 꾸리며 고생했지만 나도 자식들도 아버지 홍 대장을 원망한 적 없다. 그저 그 시절 알아주지 않은 정부가, 그리고 지금도 독도 분쟁을 못 끝낸 세월이 안타까울 뿐이다."

[더팩트 ㅣ 청도=오경희 기자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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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2.21 06:30 입력 : 2015.07.31 12: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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