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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통합당 공천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고 있는 양경숙(51·방송인)씨의 학력과 경력 등에 각종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양 씨의 트위터(@isky2002) 메인 화면. /출처=양경숙씨 트위터 |
[오경희 기자] 무엇이 진실일까. 민주통합당 공천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고 있는 양경숙(51·방송인)씨의 학력과 경력 등에 각종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양씨를 두고 2007년 학력 위조 문제로 논란을 빚은 '신정아 사건'과 비교하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양경숙 의혹'을 짚어봤다.
◆KBS‧TBN 방송 경력 "사실과 달라"
최근 제기된 양씨의 '경력 의혹'은 KBS PD와 TBN 고위직 출신이 맞느냐는 것이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양씨는 1985년 KBS에 입사해 성우와 PD, DJ 등 여러 방송직을 두루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에는 한화갑 전 의원 보좌관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여 놓았다. 그 해 11월에는 '라디오 21(전 '노무현 라디오')'을 개국해 '친노(친노무현)' 등 야권 인사와 친분을 쌓아왔다. 이후 2003년 열린우리당 방송연설기획실장을 맡았다. 양씨의 트위터(@isky2002)에도 비슷한 경력이 적혀 있다.
양씨의 경력과 관련해 관계 기관에 확인한 결과 일부는 사실과 달랐다. KBS 홍보실 관계자는 지난 4일 <더팩트>과 통화에서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양씨가 KBS에 입사한 적이 없으며, 근무한 적도 없다는 것"이라며 "다만 내부 자료를 살펴본 결과 양씨가 1991년 KBS 목포 방송국에서 프리랜서 DJ로 일한 기록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TBN '방송제작국장' 경력은 거짓으로 확인됐다. TBN 인사처 관계자는 같은 날 <더팩트>과 통화에서 "양씨가 1997년 4월부터 1998년 5월까지 방송직 3급으로 근무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양씨의 마지막 직책은 편성제작국 제작과장 직무대리였다"고 말했다.
일부 야권 인사는 열린우리당 '방송연설기획실장' 경력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다. 양씨가 열린우리당 창당 초기 당에서 연설을 도운 증언은 있으나 '방송연설기획실장'이라는 직책이 공식 당직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출신 고교 전주여고냐, 구례고냐 "확인 불가"
양씨의 학력도 거짓 의혹을 사고 있다. 양씨는 전주여고와 원광대를 졸업하고,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과 북한대학원에서 각각 석사과정을 밟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문제가 된 학력은 출신 고교다. 일부 언론은 2002년 양씨의 원광대 입학 기록에 출신 고교로 구례고가 적혀 있으나, 2008년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입학 기록에는 전주여고를 졸업한 것으로 적혀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양씨의 측근인 이모(48) 민주당 대구시당 당직자는 모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양씨가 전주여고에 입학한 것은 맞고, 3학년 2학기 때 구례고로 전학을 갔다"며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북한대학원은 바빠서 논문을 쓰지 못해 수료 상태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양씨는 왜 구례고 대신 전주여고를 졸업했다고 했을까. 이와 관련, 전주여고와 구례고 관계자는 답변을 피했다. 이들은 5일 <더팩트>과 통화에서 "본인과 직계가족 외에는 졸업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 공문을 요청했다.
◆3선 의원 조카, 술집 경영 "의혹 여전"
학력과 경력 외에도 양씨를 둘러싼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이 가운데 하나는 친인척 관계다. 정치권에는 양씨가 3선 의원을 지낸 양모(82) 전 의원의 조카라는 소문이 있었다. 그러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 아니다. 방송직을 두루 지낸 양씨가 1986년 광주에서 술집을 경영했다는 소문도 있다. 사기와 폭력, 횡령,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경찰에서 수차례 조사를 받은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씨는 소송에 휘말린 적도 있다. 2006년 5·31 지방선거 당시 열린우리당 소속 출마자 96명은 양씨가 소속된 회사인 ㈜미디어쿨코리아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미디어쿨코리아가 선거 로고송을 제작·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뒤 전혀 공급하지 않거나 일부 납품 지연해 선거운동에 상당한 차질을 빚었다"고 주장했다.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은 원고가 요구한 2억2000여만원을 모두 배상하라고 판결했고, ㈜미디어쿨코리아 측이 항소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정치권에선 '친노' 인사와 친분을 쌓아온 양씨가 과연 어느 정파인지 의문스럽다는 말도 나온다. 평소 양씨의 발언이 이러한 의문을 뒷받침한다. 양씨는 미니홈피에 "링컨과 김대중, 노무현을 존경하며 차기나 차차기엔 오세훈 시장 같은 분이 대통령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썼다. 트위터에는 "안철수는 대한민국을 변화시킬 이 시대 새 리더십!!"이라고 적었다.
[더팩트 정치팀 ptoda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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