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ODAY

[대선주자 입체분석] ② '애처가' 김문수 "웨딩드레스 입지 않아도 예쁜 그녀, 설난영" Only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아내 설난영씨와 함께 노동운동을 하며 사랑을 키워왔다. / 김문수 경기도지사 선거 캠프 제공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아내 설난영씨와 함께 노동운동을 하며 사랑을 키워왔다. / 김문수 경기도지사 선거 캠프 제공

[소미연 기자]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결혼식마저도 파격적이었다. 1981년 9월26일 서울 봉천중앙교회 교육관에서 설난영(59)씨와 결혼식을 올린 그는 청첩장을 만들지 않았다. 신부 신씨는 웨딩드레스도 입지 않았다. 평소 입던 원피스에 면사포만 썼다. 경제적 여유도 없었지만 하객들이 대부분 힘든 노동자들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검소하게 식을 치렀다.

뿐만 아니다. 당시엔 신부가 아버지의 손을 잡고 입장하는 게 보통이었지만, 김 지사는 설씨와 동시에 입장했다. 평등하고 민주적인 가정을 이루고자 했던 두 사람의 약속이었다. 남녀의 민주적 결합이었지만 결혼식 풍경은 가히 살벌했다. '위장결혼'이라고 생각한 경찰은 혹시 모를 데모를 방지하기 위해 김 지사의 결혼식이 끝날 때까지 지켜봤다. 김 지사의 결혼식에 출동한 전경버스만 5대였다.

하지만 설씨는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담대했다. 설씨를 첫 눈에 보고 '당찬 여성'이라고 생각했던 김 지사의 통찰력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했다. 김 지사는 한일공업 노조위원장 직무대리와 금속노조 남서울 지부에서 청년부장을 맡고 있을 때 설씨를 처음 만났다. 당시 설씨는 세진전자 노조위원장이자 금속노조 남서울 지부에서 여성부장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노조 활동을 하며 얼굴을 마주 칠 기회가 많았다. 김 지사는 6개월간 설씨를 눈여겨 본 뒤 결혼을 결심하고 청혼을 했다. 그러나 설씨는 면전에서 거절했다. 노조 활동을 하면서 결혼 생활을 잘해낼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이에 김 지사는 무척이나 자존심이 상했다. 똑똑한 서울대생, 따뜻한 마음 씀씀이로 운동권 여학생 후배들은 물론 여공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터라 설씨의 거절은 생각지도 못했다.

김 지사는 설씨에게 수차례 청혼한 끝에 결혼에 성공했다. / 김문수 경기도지사 선거 캠프 제공
김 지사는 설씨에게 수차례 청혼한 끝에 결혼에 성공했다. / 김문수 경기도지사 선거 캠프 제공

김 지사와 설씨가 다시 가까워지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초, 두 사람이 모두 정화대상자로 지목돼 노조위원장 자리에서 해고되면서부터다. 당시 신군부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노동계에 대대적인 탄압에 들어갔고, 김 지사는 삼청교육대로 끌려가야 하는 수배자가 됐다. 갈 곳이 없던 김 지사가 몸을 숨긴 곳은 설씨의 자취방이었다. 갑자기 찾아온 김 지사를 설 여사는 망설임 없이 숨겨줬다.

긴 수배 생활로 마땅한 직업이 없던 김 지사는 배짱과 뚝심으로 결혼 승낙을 받았다. "만인을 위해 살려고 하는 사람인데, 여자 하나 못 먹여 살리겠냐"는 당찬 목소리에 장인은 두 사람의 결혼을 허락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시 태어나도 설씨와 결혼하겠다"는 김 지사는 모두가 인정하는 애처가다. 김 지사의 캠프 공보팀 관계자는 "(김 지사가) 청년 시절에 인기가 많았다고 들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한 눈 팔지 않고 설씨만 바라봤다더라. 지금도 김 지사에겐 설씨 뿐이다"고 귀띔했다.

pink2542@tf.co.kr

[더팩트 정치팀 ptoday@tf.co.kr]

폴리피플들의 즐거운 정치뉴스 'P-TODAY'



- 특종과 이슈에 강하다! 1등 매체 [더팩트]
- 새로운 주소 'TF.co.kr'를 기억해주세요! [http://www.TF.co.kr]
- 걸어다니는 뉴스 [모바일 웹] [안드로이드] [아이폰]
- [단독/특종] [기사제보] [페이스북] [트위터]

    2012.07.12 12:38 입력 : 2012.07.12 12:38 수정
    이전
    더보기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