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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後] 이엘과 목놓아 외쳤다…"율무차로 대동단결!"

이엘이 기자와 함께 율무차를 목놓아 외치고 있다./최진석 기자
이엘이 기자와 함께 '율무차'를 목놓아 외치고 있다./최진석 기자

[더팩트 | 이다원 기자] "율무차로 대동단결!"

배우 이엘(31·김지현)과 기자가 서로 손을 맞잡으며 율무차를 목놓아 외쳤다. 배고픈 무명 생활을 하다가 동시에 떠올린 단어였다. 무명으로서 꿋꿋이 걸어온 그의 얘기를 듣노라니 기자가 되기 전 인디밴드 보컬로서 8년간 겪은 배고픔과 고생이 주마등처럼 겹쳤다. '1초 만에 통.했.다'는 말은 남녀 사이에만 있는 건 아닌 모양이었다.

혈액형, 출신, 긴 무명 생활 등 기자와 공통분모를 찾아 허심탄회한 얘기를 펼쳤던 이엘./최진석 기자
혈액형, 출신, 긴 무명 생활 등 기자와 공통분모를 찾아 허심탄회한 얘기를 펼쳤던 이엘./최진석 기자

이엘은 최근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관한 얘기들을 스스럼없이 모두 털어놓았다. 유별나다는 AB형에 나이도 동갑이며 무뚝뚝한 경상도 집안에서 자라난 이력 등 곳곳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었다.

고등학교를 접고 검정고시로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에 진학한 뒤 지금까지 배우의 길을 걸어온 세월만 햇수로 12년. 보이지 않는 꿈을 잡기 위해 자신의 굳은 의지 하나로 버티기엔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사실 MBC 일일드라마 '엄마의 정원'에 출연하기 전까지도 홍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커피를 워낙 좋아하고 돈도 벌어야 해서 시작한 거였지만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밤은 그렇게 처량할 수 없더라고요. 지금까지 연기를 해왔지만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는 현실이 슬펐어요. 최대 슬럼프였죠."

이엘이 배고픈 무명 생활을 회상하고 있다./최진석 기자
이엘이 배고픈 무명 생활을 회상하고 있다./최진석 기자

우리의 얘기는 자연스레 경제적으로 어려웠지만 꿈을 잃지 않았던 무명의 시절로 흘러갔다.

"연극하던 시절 정말 돈이 없었지만 부모에게 손을 벌릴 순 없었어요. 눈물 마를 날이 없었죠. 한번은 서울에 볼일이 있어서 집이 있던 경기도에서 올라가야 하는데 아무리 탈탈 털어도 왕복 차비만 간신히 나오는 거예요. 그래서 방 구석구석 다 뒤지니 그나마 차비를 내고도 300원이 남더라고요. 추운 겨울 아침이었는데 밥도 못 먹고 부랴부랴 출발했죠. 근데 지하철 역에 딱 들어서니까 정말 배가 고픈 거예요. 300원밖에 없는데!"

기자가 배고픔을 잊는 방법으로 율무차를 외치자 이엘이 어떻게 알았느냐며 즐거워하고 있다./최진석 기자
기자가 배고픔을 잊는 방법으로 '율무차'를 외치자 이엘이 어떻게 알았느냐며 즐거워하고 있다./최진석 기자

때마침 "그럼 율무차 마셔야죠"라는 대답이 기자의 입에서 기계처럼 튀어나왔다. 동시에 이엘의 동공도 커졌다.

"맞아요! 어떻게 아셨어요? 이게 나름의 이유가 있잖아요!"
그렇다. 돈 없는 예술지망생에게 지하철 자판기는 보물이었다. 단돈 200~300원(지금은 그마저도 올랐지만)이면 우유 섞인 커피나 율무차로 따뜻하게 몸을 데우고 '꼬르륵 꼬르륵' 연신 울리는 배꼽시계까지 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건강을 생각한다면 비록 가공 분말이지만 오곡 느낌이 나는 율무차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엘의 시원하고 당당한 포즈 속에서 예전보다 여유로워진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다./최진석 기자
이엘의 시원하고 당당한 포즈 속에서 예전보다 여유로워진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다./최진석 기자

이젠 자판기 앞에서 뭘 고를지 1분 이상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여유로운 나이가 돼서 그럴까. 배 곯던 청춘을 얘기하는 여배우와 기자 사이에 왠지 모를 아련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300원에 처량했던 지난날에 오히려 웃음이 났다. 몇 초 정적이 흐르는 사이 추억도 함께 흘렀다.

이엘이 기자와 감성이 통한 듯 너스레를 떨어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하고 있다./최진석 기자
이엘이 기자와 감성이 통한 듯 너스레를 떨어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하고 있다./최진석 기자

고요를 깨고 먼저 입을 연 건 이엘이었다. 해맑게 웃는 얼굴에서 이십대 배우지망생의 똘망똘망한 기운이 베어 나왔다.

"우리 다음엔 '치맥' 할까요? 편하게 만나서 수다 떨어요! 하하."

그 순간 인터뷰실에는 여배우와 기자가 아닌 '율무차' 하나로 대동단결한 배우지망생과 인디 밴드 보컬이 시간을 건너뛰어 마주하고 있었다.

edaone@tf.co.kr
연예팀 ssent@tf.co.kr



2014.08.31 07:00/ 입력 : 2014.08.30 21:19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