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꿈꾸다] 연습생의 하루 24시간 ④
  • 권혜림 기자
  • 입력: 2011.04.21 13:32 / 수정: 2011.04.21 18:43
[권혜림 인턴기자] 대다수가 청소년인 연예 기획사의 연습생들은 학교 수업을 마치자마자 연습실로 향한다. 방과 후 회사로 출근해 또 다른 일과를 시작하는 것. 트레이너들은 "연습생들이 입시에 매진하는 평범한 학생들보다 편하게 생활할 것이란 편견은 오해에 가깝다"고 말한다. 큐브 엔터테인먼트를 찾아 가수 연습생의 하루를 조명해 봤다.

▲ 큐브 엔터테인먼트 내부.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지문 인식형 출근부, 연습생의 교복, 일기장과 휴대폰/사진=노시훈 기자
▲ 큐브 엔터테인먼트 내부.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지문 인식형 출근부, 연습생의 교복,
일기장과 휴대폰/사진=노시훈 기자

◆ AM 6:00 '기상 후 등교'

연예 기획사 연습생들은 여느 평범한 학생들처럼 등교 준비를 위해 오전 6시쯤 일어난다. 건강과 몸매 관리를 위해 저녁을 적당히 먹는 대신 아침은 반드시 챙겨 먹는다.

등교 후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쉬는 시간엔 연습생 주간 평가에 대비해 음악을 듣는다. 이번 주 미션은 '창작 랩'. 비트에 맞춰 직접 가사를 만들어 랩을 선보여야 한다.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힙합 음악을 듣는다.

점심을 먹고 난 뒤엔 강당 한쪽에서 춤 연습을 하거나 옥상에 올라가 노래를 부른다. 자투리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는 것은 부족한 연습량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이다.

PM 5:00 '하교·저녁식사'

학교 정규 수업을 모두 듣고 연습실로 향한다. 음악이 흘러나오는 이어폰은 버스 안에서도 빼지 않는다. 비트에 맞춰 창작곡의 가사를 짓기도 한다. 회사에 도착해 선배들 이름으로 낙서가 가득한 주차장을 지난다. '언젠간 저 곳에 내 이름이 빼곡히 적히겠지'하는 생각도 한다.

회사 입구의 출근부에 지문을 찍는다. 출근하자마자 하는 일은 휴대폰과 일기장을 반납하는 것. 휴대폰은 연습에 방해가 될 수 있어 출근 시 반납하고 퇴근할 때 다시 가져간다. 일기장에는 매일 연습 내용과 느낀 점, 고민 등을 적는다.

바로 저녁 식사를 위해 식권을 들고 지정 식당으로 향한다. 반찬은 푸짐한 편이지만 몸 관리를 위해 스스로 식단을 조절한다. 저녁은 회사에서 특별히 주문해 둔 닭가슴살과 야채 샐러드를 주로 먹는다.

▲ 본격적인 연습이 이뤄지고 있는 큐브 엔터테인먼트의 연습실./사진=노시훈 기자
▲ 본격적인 연습이 이뤄지고 있는 큐브 엔터테인먼트의 연습실./사진=노시훈 기자

◆ 오후 6시 '청소 후 트레이닝 돌입'

식사를 마치고 나면 본격적인 트레이닝 일과가 시작된다. 준비생, 연습생, 프로젝트 팀으로 나뉘어 교육이 진행돼 각자 시간표가 다르다. 청소를 도맡는 인력이 따로 있지만 오후 6시~7시 수업이 없는 연습생들은 간단한 정리 정돈을 거든 뒤 트레이닝에 들어간다.

▷ 가창 : 보컬 트레이닝은 연습생과 선생님의 일대 일 레슨으로 이뤄진다. 레슨실엔 선생님과 연습생 단 둘 뿐이라 연습량이 부족하면 바로 티가 난다. 가창 수업은 연습생들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코스로, 소리의 종류에 대한 이론부터 실제 발성까지 아울러 진행된다.

▷ 춤 : 모든 연습생들은 매일 기본적으로 한 시간 이상 춤 연습을 한다. 춤 수업이 없는 날에도 마찬가지다. 수업 시간에 배운 춤을 완전히 익히려면 매일 하는 연습도 부족하다.

▷ 외국어 : 중국어와 일본어를 중심으로 한 언어 트레이닝은 소수의 인원을 한 반으로 해 진행된다. 교실 안에는 화이트보드와 책상이 놓여 있어 일반 학원을 떠올리게 한다. 단어 시험 성적이 부진한 연습생들은 칠판의 '재시험 명단'에 이름이 적히는 민망한 상황을 겪기도 한다.

▷ 기타 교육: 주로 토요일에 이뤄지는 기타 교육에는 여러 가지 코스가 포함돼 있다. 인성 교육, 성교육은 물론이고 성대 관리법, 우울증 테스트도 진행된다. 2주에 한 번씩은 '노는 토요일'을 이용해 회사 주변의 쓰레기를 청소한다. 한 달에 한 번은 반드시 외부 기관 등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 수업이 없는 시간에는 : 매일 시간표가 다르다 보니 수업이 없어 비는 시간도 있다. 그럴 때면 여자 연습생들은 요가 동작으로, 남자 연습생들은 춤 연습실의 헬스 기구로 운동을 한다. 밀린 외국어 공부를 하거나 1인용 연습 부스에 들어가 노래를 부르는 연습생도 있다.

▲ 언어, 댄스 등 다방면에서 트레이닝이 이뤄지고 있는 큐브 엔터테인먼트 내부./사진=노시훈 기자
▲ 언어, 댄스 등 다방면에서 트레이닝이 이뤄지고 있는 큐브 엔터테인먼트 내부.
/사진=노시훈 기자

◆ 오후 10시 '귀가'

트레이닝을 모두 마치면 오후 10시. 회사와 집이 가까운 경우는 귀가도 빠르지만 수원, 일산 등지의 연습생들은 자정이 넘어서야 집에 도착한다. 집에 가는 길에도 쉼 없이 음악을 듣는다. 버스 안에선 그날 배운 춤의 순서를 되새겨 보기도 한다. '오늘도 잘 버텼다' 싶으면서도 '이렇게 또 하루가 갔다'는 기분에 피로감이 몰려온다.


◆ 새벽 1시 '취침'

집에 도착해서는 주간 평가 미션을 연습한 뒤 그날의 트레이닝 내용을 일기에 적는다. 과목별로 부족한 부분과 나아진 부분, 느낀 점까지 적고 나면 벌써 새벽이다. 다섯 시간의 취침 후에는 다시 하루 일과가 반복된다.

limakw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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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기자들이 풀어 놓는 취재후기 = http://pre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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