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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게임' OCI 문서 2차 공개, "염화수소 누출 가능성 크다"
입력: 2015.11.10 10:29 / 수정: 2015.11.10 11:03
OCI 군산공장 2차 누출사고에 대한 내부 전문가의 경위 보고서. 그는 배관 내 Scale(찌꺼기·화학물질)가 물과 반응해 염화수소(Hydrochloride) 가스를 형성해 Steam(수증기)와 함께 날아갔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독자 제공
OCI 군산공장 2차 누출사고에 대한 내부 전문가의 경위 보고서. 그는 배관 내 Scale(찌꺼기·화학물질)가 물과 반응해 염화수소(Hydrochloride) 가스를 형성해 Steam(수증기)와 함께 날아갔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독자 제공

OCI 내부 전문가 "단순 수증기 아니다" 논리적 분석

[더팩트 | 권오철 기자] OCI(사장 이우현) 군산공장 2차 누출사고에 대해 회사측은 화학가스 누출이 아닌 단순 수증기 누출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추가적으로 <더팩트>가 입수한 OCI 내부문서에는 인체에 유해한 화학가스 누출 가능성을 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내부문서는 2차 누출사고 이후 사고 피해주민이 OCI 측에 누출된 물질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자 OCI 관계자가 직접 피해주민에게 제공한 것으로, 당시 OCI 측이 피해자에게 염화수소 가스가 누출됐다고 시인한 정황이 드러난다.

최초 스팀호스 파열 사건이 발생했다. 보고자는 이를 진압하던 중 소화전의 물을 대량으로 살수했으며 이때의 물에 의해 현장에 있던 배관의 비닐이 찢어졌고 자연스레 물이 배관 속에 침투돼 그곳에 있던 화학물질이 물과 반응한 것으로 판단했다.
최초 스팀호스 파열 사건이 발생했다. 보고자는 이를 진압하던 중 소화전의 물을 대량으로 살수했으며 이때의 물에 의해 현장에 있던 배관의 비닐이 찢어졌고 자연스레 물이 배관 속에 침투돼 그곳에 있던 화학물질이 물과 반응한 것으로 판단했다.

▲사고 당시 상황, ▲근무자들이 취한 조치, ▲화학가스 유출의 가능성, ▲누출된 화학가스의 성분 등을 정리한 이 문서는 염화수소가스의 누출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결론짓고 있다.

이 내부문서에 따르면 지난 7월 15일 16시 40분경 OCI 군산공장 내부에서는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스팀호스 파열사고가 발생해 대량의 수증기가 뿜어져 나왔으며, 근무자들이 방독면과 내산복을 착용하고 소화전의 물을 뿌리며 진압했다. 이때 현장에는 화학물질 찌꺼기(Scale)를 청소(Purge) 중이던 단관들이 있었고 이 단관의 비닐이 터졌다. 근무자들은 단관과 비닐들을 정리했다.

문서 작성자(보고자)는 단관 안에 분명히 청소가 필요했던 화학물질이 있었으므로 비닐을 찢고 단관 안으로 침투한 물이 단관 안의 화학물질 찌꺼기와 필연적으로 반응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단관 안의 찌꺼기들이 수분과 반응해 염화수소(Hydrochloride)를 형성해 수증기와 같이 날아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게 보고자의 판단이다.

5월 6일 누출사고의 배관 안 찌꺼기 분석표. 알고 보니 5월 6일에도 OCI 군산공장에는 가스누출이 있었고 OCI 측은 배관의 찌꺼기 성분 분석에 들어갔다. 이때 배관의 위치는 7월 15일 누출사고 현장의 배관 위치와 거의 유사해 보고자는 두 사건의 배관에는 같은 화학물질(찌꺼기)가 있는 것으로 봤다.
5월 6일 누출사고의 배관 안 찌꺼기 분석표. 알고 보니 5월 6일에도 OCI 군산공장에는 가스누출이 있었고 OCI 측은 배관의 찌꺼기 성분 분석에 들어갔다. 이때 배관의 위치는 7월 15일 누출사고 현장의 배관 위치와 거의 유사해 보고자는 두 사건의 배관에는 같은 화학물질(찌꺼기)가 있는 것으로 봤다.

또 이 보고자는 지난 5월 6일에도 거의 유사한 위치에서 배관의 찌꺼기를 분석했던 자료를 첨부했다. OCI 관계자에 따르면 5월 6일에도 군산공장에서 일련의 가스누출이 있었고 배관 찌꺼기 성분 분석을 실시했다. 이때 분석된 화학물질은 규소(Si), 금속 염화물(Metal Chlorides), 사염화규소(STC), 카본 등이다.

보고자는 첨부한 자료에 나타난 찌꺼기는 7월 15일 물이 침투한 배관과 거의 유사한 위치기 때문에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결론에서 배관 내의 금속 염화물·사염화규소에 물이 침투했기 때문에 당연히 염화수소 가스를 형성했을 것으로 보고 수증기에 유입돼 날아갔을 가능성이 무게를 뒀다.

이 문서를 피해자에게 전달한 OCI 관계자는 첨부파일을 프린트한 종이에 빨간색 볼펜으로 배관 내 물질과 물이 반응해 염화수소 가스와 실리카 등의 물질을 발생시켰다는 화학식(STC+H2O→HCl+SiO2)까지 직접 써주었다.

OCI 관계자는 염화수소(Hydrochloride)가 생성돼 수증기(Steam)와 섞여 날아갔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결론지었다. 또 수증기 누출로만 생각하는 것은 이 같은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한 결과라고 방점을 찍었다.
OCI 관계자는 염화수소(Hydrochloride)가 생성돼 수증기(Steam)와 섞여 날아갔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결론지었다. 또 수증기 누출로만 생각하는 것은 이 같은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한 결과라고 방점을 찍었다.

이어 "거기에는 염산이 섞였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OCI 관계자들은 피해주민에게 수차례에 걸쳐 찾아와서 "무엇을 원하십니까" "어떻게 해주면 되겠습니까" 등의 회유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그럼에도 OCI는 여전히 "2차 누출은 화학사고가 아니다"라며 "단순 수증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주민을 회유했던 한 OCI 관계자는 취재진과 통화에서 "(그런 말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취재진은 OCI 문서를 작성했던 관계자에게 당시 상황 설명을 듣기 위해 메일로 접촉을 시도했지만 응답하지 않았다.

화학사고 사각지대에 갖힌 주민들. 7월 15일,2차 누출사고 당시 OCI 군산공장 앞 전경. 희고 짙은 기체가 둥근 냉각탑을 뒤덮고 있다.
화학사고 사각지대에 갖힌 주민들. 7월 15일,2차 누출사고 당시 OCI 군산공장 앞 전경. 희고 짙은 기체가 둥근 냉각탑을 뒤덮고 있다.

OCI 측이 2차 누출사고에 대해 단순 수증기 누출이라는 입장을 취하는 근거는 "측정된 화학가스가 없었다"는 환경부의 조사 결과다. 하지만 환경부 등 조사 당국의 측정은 그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사 당국과 OCI 군산공장은 차로 50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당국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화학가스가 공중으로 휘발된 뒤다. 화학가스가 누출되더라도 당국의 조사 결과는 언제나 '불검출'로 나오게 되는 구조다. 그 결과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며 OCI 군산공장 주변의 주민들은 화학사고의 사각지대에서 불안에 떨고 있다.

kondo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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