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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OCI 공장 '염화수소가스' 2차 누출 가능성, 회사보고서도 적시
입력: 2015.11.03 10:59 / 수정: 2015.11.07 00:10

OCI 군산공장에서는 지난 6월 22일에 이어 7월 15일에 가스 누출사고가 발생했다. OCI 측은 2차 누출사고는 단순 스팀(수증기)사고였다면서 화학가스 누출을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OCI 내부적으로는 염산 등의 물질이 수증기에 섞여 누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원 안은 이우현 OCI 사장. /더팩트 DB
OCI 군산공장에서는 지난 6월 22일에 이어 7월 15일에 가스 누출사고가 발생했다. OCI 측은 2차 누출사고는 단순 스팀(수증기)사고였다면서 화학가스 누출을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OCI 내부적으로는 염산 등의 물질이 수증기에 섞여 누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원 안은 이우현 OCI 사장. /더팩트 DB

환경부, OCI군산공장 2차 가스누출 원인규명해야

[더팩트 | 권오철 기자] 그린에너지 화학기업을 지향하는 OCI(사장 이우현)의 지난 7월 군산공장 2차 가스류 누출사고가 단순한 '수증기' 누출이 아니라 인체에 유해한 '염화수소 가스'가 누출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회사 내부보고서에 적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OCI 군산공장측은 당시 2차 가스누출사고로 지역 주민들이 불안해 하자 이를 '단순 수증기 누출'로 해명하면서 위무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정작 내부적으로는 '염화수소 가스가 생성되어 수증기와 혼합되어 날아갔는데 OCI근무자들이 이를 인지못해 죄송하다'는 요지의 경위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민 대상의 해명과 회사 내부적인 원인파악 및 결론이 사뭇 다른 내용이어서 환경당국의 철저한 추가 조사가 요구된다.

2일 <더팩트>가 단독 입수한 OCI 내부문서에 따르면 OCI 군산공장 2차 가스누출은 "배관 이물질(Scale)중 메탈 크로라이드(금속 염화물)성분이 물과 반응하여 염화수소(염산·Hydrochioride)가스를 형성시키므로 일부 반응한 가스가 수증기(Steam)에 유입되어 비산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사고경위가 적시됐다. 화학물질이 물과 반응해 염화수소 가스를 만들었고 이게 수증기와 혼합돼 유출됐다는 내용이다.

보고서는 이어 "다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첨가했다. 이를 감안할 때 물과 반응하여 형성된 염화수소 가스가 2차가스누출사고시 외부로 퍼져나갔음을 사실상 회사측은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내부문서는 "지난 7월 15일 스팀호스(증기도관)파열사고 경위를 조사 보고드립니다"라며 OCI 간부에게 2차 누출사고 당시 상황에 대한 보고문 형태를 보이고 있다.

OCI 관계자가 지난 7월 15일 2차 누출사고에 대해 분석한 내용을 OCI 간부에게 보고한 문서. 이 관계자는 2차 누출 당시 화학물질이 물과 반응해 염화수소 가스를 형성시킨 것에 무게를 뒀다. /독자 제공
OCI 관계자가 지난 7월 15일 2차 누출사고에 대해 분석한 내용을 OCI 간부에게 보고한 문서. 이 관계자는 2차 누출 당시 화학물질이 물과 반응해 염화수소 가스를 형성시킨 것에 무게를 뒀다. /독자 제공

문서에 따르면 스팀호스 파열사고는 지난 7월15일 오후 4시 40분에서 50분까지 약 10분간 발생했으며 이때 화학 이물질이 물과 반응해 염화수소를 형성해 누출됐다. 이는 지난 6월 22일 1차 누출사고 당시와 흡사하다. 1차 누출은 사염화규소(SiCl4)가 누출돼 물과 반응하면서 실리카(SiO2)와 염화수소(HCl)의 형태로 대규모 연기를 이뤘으며 농작물 피해 및 인근 주민들에게 치명적인 건강상의 피해를 입혔다.

염산이 기화된 염화수소는 사람에게 큰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유독성 강한 물질이다. 수용액 상태에서는 수소 이온과 염소 이온이 분리돼 녹아있지만, 증발하면서 수소와 염소가 합쳐져 유독한 가스로 변하게 된다.

2차 누출사고는 10여 분 만에 사고상황이 종료됐지만 발생한 가스에 노출된 10여 명의 주민들은 집단적으로 피부발진, 호흡곤란, 눈흐림, 두통 등의 증상을 보이며 병원의 검진 및 치료를 받아야 했다. 약 4개월이 지난 지금도 치료를 진행 중인 피해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문서내용은 OCI 관계자와 사고발생 다음 날 피해주민과 나눈 대화내용과 일치한다. 취재진이 입수한 대화 녹취록에 따르면 2차 사고가 발생한 다음날인 지난 7월 16일 OCI 관계자가 가스에 노출돼 피부와 호흡기 등에 심각한 증상이 나타난 피해주민을 찾아 당시 누출된 가스에 대해 설명했다.

OCI 내부 문서는 2차 누출사고에서 염산(Hydrochioride)이 생성돼 공기 중으로 날아간 것으로 결론을 내렸으며 수증기(Steam)로만 오해됐을 가능성도 짚고 있다. 이런 보고에도 불구하고 OCI는 2차 누출은 스팀사고로 공식 발표해 사고의 은폐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관측된다.
OCI 내부 문서는 2차 누출사고에서 염산(Hydrochioride)이 생성돼 공기 중으로 날아간 것으로 결론을 내렸으며 수증기(Steam)로만 오해됐을 가능성도 짚고 있다. 이런 보고에도 불구하고 OCI는 2차 누출은 스팀사고로 공식 발표해 사고의 은폐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관계자는 "염화규소가 수분과 반응해서 하얀 연기처럼 규소와 염화수소(염산)로 나온다"면서 "염화수소는 바로 점막계통을 손상시켜서 회복될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물질이다"고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이어 1차 사고 당시 직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고 말하는 피해주민에게 "그때 물질하고 비슷한 물질이다. 그런 물질이 섞여 있다"고 덧붙였다. OCI 측은 2차 가스누출사고의 실체에 대해 상황에 따라 달리 말하고 있다는 게 주민들 지적이다.

OCI측은 취재진에게 "2차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시설보수 과정에서 수증기 노출은 있었지만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공식 해명한 바 있다.

환경부 역시 2차 누출사고 당시 화학가스 누출량 측정에서 다른 가스가 측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스팀사고'로 처리했다.

OCI측은 해당 내부문서에 대한 확인취재에 답변을 미루다가 이후 "만일의 가능성에 대해 조사한 것이다. 실제로 (염화수소가스가)누출됐다는 것은 아니다"며 여전히 2차 가스누출사고의 실체는 '수증기'라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 6월 22일 OCI 군산공장에서 누출된 사염화규소가 주변 일대를 뒤덮고 있는 모습. 주민에 따르면 당시 인근의 도로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지난 6월 22일 OCI 군산공장에서 누출된 사염화규소가 주변 일대를 뒤덮고 있는 모습. 주민에 따르면 당시 인근의 도로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한편, 오는 4일 오전 10시 환경부는 지난 6월 22일 발생한 1차 OCI 군산공장 화학사고 사후조사 결과에 대해 군산시청에서 주민설명회를 열고 공식발표할 예정이다. 지역 주민들은 2차 가스누출사고 원인규명도 재차 실시할 것을 요구 중이다.

kondo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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