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CJ그룹이 내년 1월부터 ‘헬로모바일’로 MVNO 시장에 합세한다. |
[ 이현아 기자] 최근 제4이동통신사업자 선정이 불발되는 등 MVNO(가상이동망사업자)이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으면서 ‘슈퍼 갑’인 국내 이동통신사(이하 이통사)를 위협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온세텔레콤은 2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년 3월부터 MVNO 서비스로 재도약 하겠다고 밝혔다. CJ헬로비전 또한 내년 1월부터 MVNO 서비스에 합류한다. 이로써 기존 한국케이블 텔레콤, 프리텔레콤, 에버그린모바일 등과 같은 MVNO 사업자에 온세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가세해 내년 MVNO 시장의 춘추전국시대를 열 전망이다.
특히 새롭게 등장한 MVNO인 CJ헬로비전과 온세텔레콤은 저가요금제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통한 프리미엄 통신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이에 MVNO 서비스가 사실상 가격담합을 이루고 있는 국내 이통사들의 비싼 통신요금을 절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최신 스마트폰과 같은 단말기 수급이 어려운 MVNO가 국내 이통사의 경쟁이 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 MVNO, ‘절반’ 기본료…통신요금 최소 20% 절감
지난 16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제4이동통신사업 신청 대상 사업자들을 허가대상법인으로 선정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제4이동통신이 좌초되면서 MVNO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MVNO는 국내 이통사인 SK텔레콤이나 KT의 망을 빌려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국내 이통사와 통화품질은 동일하다. 또한 초당 국내음성통화요금이나 건당 문자요금, 데이터 요금 또한 대동소이하다.
반면, 기본료를 비교했을 때에는 절반 이상 차이가 난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기본료는 최저 1만1000원대다. 그러나 기존 MVON의 경우 이통사의 절반인 평균 5000원 정도이며, 에버그린모바일의 제로상품을 이용할 경우 기본료가 0원이다. 이에 MVNO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최소 20% 이상의 통신요금이 절감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 요금제만 출시하겠다고 밝힌 CJ헬로비전는 기존 이통사의 스마트폰 요금제에 비해 20%에서 최대 50% 가량 저렴한 요금제를 내놨다. CJ헬로비전의 ‘헬로스마트 28’(월 2만8000원)은 이통3사가 제공하고 있는 3만4000원 요금제에 해당한다. 여기에 해당 단말기에 맞는 요금제를 약정기간동안 사용하면 별도의 단말기 대금은 받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방통위는 연내 통신비 요금인하를 위해 제4이동통신의 대안으로 MVNO활성화를 적극 추진할 것으로 방침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통신사 경쟁 활성화로 인한 통신요금 인하는 꼭 필요하기 때문에 제4이동통신 선정이 안됐지만 대안으로 MVNO가 최선이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 아무리 싸도 단말기 없으면 ‘무용지물’
MVNO가 거대 이통사를 위협할 만큼 이동통신 시장에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빠르게 스마트폰으로 경쟁구도가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단말기 확보가 가장 시급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최근 프리텔레콤이 이마트를 통해 선보인 ‘반값 휴대폰’의 판매성과에서 알 수 있듯, 아무리 저렴한 요금제라도 그에 맞는 단말기가 없으면 소비자들의 관심을 얻기 힘들다”며 “서비스 품질이나 가입자 유입이 보증되지 않은 MVNO의 경우, 최신 스마트폰 단말기 수급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CJ헬로비전은 기존 MVNO가 가지고 있던 단말기 문제를 해결하고, 요금제 출시와 함께 KT테크의 ‘테이크 타키’, 팬택의 ‘베가 레이서’, 삼성전자와 구글의 레퍼런스폰인 ‘갤럭시 넥서스’ 등 총 3종의 스마트폰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또한 삼성전자와 충분히 협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잡음을 내고 있다.
온세텔레콤은 요금제에 맞는 단말기를 수급하기 위해 중국 스마트폰을 국내에 들여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비교적 적은 수량으로도 제조가 가능한 중국 휴대폰 제조사들을 통해 단말기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온세텔레콤 관계자는 “휴대폰 제조사들의 경우 어느 정도 규모의 단말기 확보가 보장돼야 사업자들의 요구에 따라 단말기를 제조할 수 있는데, MVNO 사업자들의 경우 초기 이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며 “MVNO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조속히 블랙리스트 제도, 선불활성화 정책 등을 도입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의 인식 전환 또한 MVNO 사업자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MVNO라는 생소한 서비스를 향한 소비자들의 불안을 해결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가지기 위해서는 꾸준한 홍보가 절실하다. 그러나 대규모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제외한 다른 MVNO사업자의 경우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적극적인 초반 공세가 어려운 실정이다.
업계관계자는 “국내 이동통신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며 “이통사들도 인수합병을 통해 다른 사업으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 도입 등으로 가입자당 매출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없는 MVNO 서비스가 얼마나 성장세를 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