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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나미의 남극 탐험 |
[더팩트|김연정 기자] 게임 관련 하드웨어와 그래픽 효과, 스토리 못지않게 게임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는 바로 게임 음악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게임 음악 전문업체가 등장했고, 최근에는 유명 뮤지션들이 게임 음악에 참여하는 걸 종종 볼 수 있다. 이처럼 성장한 게임 음악에 예전 8비트 비디오 게임 속 단조로운 음악이 다소 단조롭다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8비트 게임 음악이 멋스럽다는 사실, 그들은 알고 있을까.
◆ 8비트 게임 음악은 음악성이 없다?
요즘 출시되는 게임들은 보통 1년 이상 공을 들이는 경우가 많다. 게임 음악도 여기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게임은 배경음악을 10~20여 개까지 사용하는 게임도 있고 효과음 역시 수백여개를 넘어섰다. 게임 유저들의 시각부터 청각까지 만족시키기 위해 게임 음악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 게임 음악에 신해철과 윤상이 참여했다는 것 역시 게임 음악의 발전을 보여 주는 단적인 예다.
블록버스터급 게임에 맞추기 위해 점점 덩치가 커지는 게임 음악에 대해 유저들은 "게임 음악만으로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든다" "스피커를 켜고, 끄고의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며 호평한다.
과거의 게임 음악은 어떨까. 추억의 8비트 게임기인 삼성전자 겜보이, 대우 재믹스, 패밀리 게임기에 게임팩을 꽂으면 하나같이 '삑삑삑' 거리는 소리 뿐이다. 게임 음악에 합창단과 오케스트라까지 동원되는 것에 비교해 너무나도 단조로운 미디
미디게임음악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보이는 유저들 역시 음악성에 대해서는 현재 게임 음악의 손을 들어 주고 있다. 8비트 게임 속 음악은 단조롭고 반복되기 때문에 중독성이 있긴 하지만 음악성이 있다고 보긴 힘들다는 게 게임 유저들의 생각이다.
그러나 미디게임음악에 귀 기울여보면 놀라운 음악성을 찾아낼 수 있다. '삑삑삑' 소리 안에 우리에게 익숙한 명작 클래식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 고전과 고전의 만남
1985년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와 드루아가의 탑과 함께 빅3로 불린 게임이 있다. 바로 볼 허드슨의 액션 게임 '챌린저'다. 악한에게 사로잡힌 공주를 구하러 가는 고고학자 챌린저의 이야기가 이 게임의 스토리다. 4개의 신(Scene) 마다 공격 방법과 주인공의 움직임이 다른 이 게임 속에 숨겨져 있는 클래식은 슈베르트의 '군대행진곡'이다. 게임 속 군대행진곡은 웅장한 느낌의 원곡과 달리 공주를 빨리 구하고자 하는 주인공의 다급한 마음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가볍고 빠른 미디음이 게임의 긴장감을 더한다.
대표적인 8비트 게임인 코나미의 남극탐험도 클래식을 담았다. 앙증맞은 펭귄이 하얀 얼음판을 가르며 떠나는 여정을 담은 이 게임은 지금까지 많은 게임 유저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인기 고전 게임이다. 게임 음악 역시 주인공인 펭귄과 쏙 닮아 있어 휴대전화 벨소리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 익숙한 멜로디의 정체는 프랑스의 작곡가 에밀 발퇴펠의 '스케이터 왈츠'다. 사실 이 원곡은 발랄한 게임 음악과 달리 그 시작이 스트링으로 느리고 부드럽게 시작된다. 이처럼 사뭇 다른 분위기에 거리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듣다 보면 펭귄이 절로 연상될 만큼 그 멜로디가 귀에 쏙쏙 들어온다.
남극탐험에는 스케이터 왈츠 외에 또 하나의 클래식이 숨겨져 있다. 펭귄이 모든 여행을 마무리하고 베이스캠프에 들어갈 때 나오는 이 곡은 미국의 남북전쟁 시절에 작곡된 헨리 클레이 워크의 '종을 울려라, 파수꾼이여'다. 도입부의 익숙한 멜로디가 남극탐험에 그대로 쓰였다.
늑대들에게 잡혀간 새끼 돼지를 구하는 엄마 돼지의 이야기라는 다소 유치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마메의 뿌얀. 풍선을 타고 내려오는 늑대들의 풍선을 화살로 맞혀 떨어뜨리는 슈팅 게임인 뿌얀 역시 촌스러운 그래픽과는 달리 명품 클래식을 품고 있다. 그 주인공은 드보르작의 '위모레스크다. 드보르작이 작곡한 8개의 위모레스크 중 가장 널리 알려진 7번째 곡을 뿌얀의 게임 음악으로 택했다. 우아하면서도 때론 유머러스한 느낌을 주는 원곡에 비해 게임에서는 위모레스크에 엇박자를 더해 익살스러운 분위기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