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출범에 ‘삼성맨’ 살얼음판…왜? Only

▲삼성전자 LCD 사업부 분사 및 삼성디스플레이 출범과관련, 삼성전자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삼성전자 LCD 사업부 분사 및 삼성디스플레이 출범과
관련, 삼성전자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 이현아 기자] 국내 최대 기업 삼성전자에 다니고 있는 직원, 이른 바 ‘삼성맨’들이 삼성전자의 대규모 조직개편으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삼성전자 LCD 사업부 분사 및 삼성디스플레이 출범과 관련, 내부 구조조정설이 돌고 있기 때문.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LCD 사업부를 분할해, ‘삼성디스플레이(가칭)’을 신규법인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또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역시 4월1일 출범 예정인 삼성디스플레이에 편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렇게 되면 연매출 30조원에 육박하는 삼성그룹 2위 계열사가 등장하게 된다.

삼성디스플레이에 대한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현재 삼성전자 내부의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출범을 두고 삼성전자 직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는 것. 특히 LCD사업 분사와 함께 삼성전자 전반적인 인사이동 및 조직개편의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삼성전자 직원들은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다.

사업부 자체를 통째로 들어낼 것으로 보이는 삼성전자 LCD 사업부 직원들은 이번 LCD사업 분사에 대해 아쉬움 섞인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삼성디스플레이 출범으로 인해 삼성전자 LCD 사업부 직원들은 계열사 직원으로 밀려났기 때문. 하루아침에 계열사 직원으로 떨어진 삼성전자 직원들은 속으로 불만을 삭히고 있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전자의 한 직원은 “힘들게 삼성전자로 입사해 열심히 일해 왔다. 물론 LCD 사업 확대를 위한 것으로 부정적인 이유로 분사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규모 조직개편이 이뤄지면 그에 따라 당연히 인사이동도 이뤄진다. 워낙 대규모 조직개편이다 보니, 명예퇴직 등의 구조조정이 함께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불안을 떨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또한 삼성디스플레이 출범 및 합병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다. 지난 2005년 삼성전자에서 분리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전년 대비 3배 수준인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세계 모바일용 OLED 시장의 96%를 독점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 LCD 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은 22조7000억원이며, 영업손실 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적자는 유럽의 경기침체 및 패널 가격 하락 등의 악재가 작용했다고 하지만, LCD 시장의 상황 개선에도 적자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삼성디스플레이로 합병될 경우, 이제까지 이뤄놓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성과는 LCD 사업부의 적자를 메우느라 빛을 발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영업성과에 따른 성과급 지급에 대한 문제 또한 무시할 수 없다. 합병될 경우,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직원들이 노력해 달성한 성과에 대한 성과급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LCD 사업 분사 및 삼성디스플레이 출범 관련 발표에 앞서, LCD 사업부 직원들의 동요를 최대한 가라앉히기 위해 사업부 설명회를 개최했다. LCD 사업부장은 사업부 설명회에서 직접 사업 방향과 직원 처우 등을 알려 직원들을 안심시키려 노력했으며, 성과급에 대해서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업부장은 이익이 드러나고 있는 아몰레드(AMOLED) 사업부문은 최소 3년간 LCD 사업 실적과 상관없이 별도로 성과급을 산정한다고 밝혔다. 아몰레드 사업부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는 당분간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디스플레이 사업부문의 평균치를 토대로 성과급을 지급하겠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노력에도, 이번 대규모 조직개편으로 인한 내부의 어수선한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삼성전자 직원은 “LCD 사업부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전체가 이번 대규모 조직개편으로 술렁이고 있다. 특히 이번 조직개편이 LCD 사업부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며 “대규모 조직개편으로 인해 구조조정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인사이동 및 인사배치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관계자는 “대규모 조직개편이 이뤄지는 시기는 드러나지 않게 인력감축 및 구조조정을 하기 좋은 시기다. 더군다나 국내 1위 기업인 삼성전자에는 노조가 없다. 부당하게 퇴직권고 등을 받아도 호소할 곳이 없다는 뜻”이라며 “이번 조직개편으로 인한 직원들의 불안이 실제 상황이 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hyuna@tf.co.kr


    2012.02.29 09:41 입력 : 2012.02.29 09: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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