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포식자 ‘울트라북’, 먹잇감은 ‘맥북에어?’ Only

▲ 애플 맥북에어, 삼성전자 울트라북 SENS NT530U4B-S5H, 아수스 울트라북 젠북  X31E-RY009V(시계방향으로).
▲ 애플 '맥북에어', 삼성전자 울트라북 'SENS NT530U4B-S5H', 아수스 울트라북 '젠북
X31E-RY009V'(시계방향으로).

[ 이현아 기자] 올해 초부터 정식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울트라북’이 국내 노트북 시장에 소리 없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울트라북이 정식 출시 2개월 만에 전체 노트북 판매량의 10%를 넘어서는 등 화려한 신고식에, 울트라북이 맥북에어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트북의 혁신을 보여줬던 애플의 맥북에어가 출시 된 이후, 3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온 ‘울트라북’이 맥북에어를 위협하고 있다. 국내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하이마트에 따르면, 올 초부터 정식 판매를 시작한 울트라북의 판매량은 지난 1월 전체 노트북 판매량의 4~5%였던데 반해, 지난달 15%로 증가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가격대로 보면, 저렴한 노트북의 두 배에 달하는 고가의 제품임에도 불구, 울트라북의 현재 판매량은 이례적인 기록”이라며 “5~6종밖에 되지 않는 노트북 모델이 한 달 새 15%까지 판매된 기록은 처음이다. 가격이 조금만 더 인하된다면, 판매량이 급속도로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울트라북 살까, 맥북에어 살까?

실제로 입학 시즌을 맞아 휴대성과 성능을 모두 만족시킨 노트북을 구매하려는 많은 소비자들이 맥북에어와 울트라북을 놓고 갈등하고 있다. 출시가격에 비해 130만원대까지 가격이 내려간 맥북에어와, 국내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윈도우 운영체제에 높은 성능을 자랑하는 울트라북을 두고 고민하고 있는 것.

2008년 첫 발매된 맥북에어는 2010년 라인업 일신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최초로 0,68인치의 두께에 1.06kg의 가벼운 노트북을 선보인 애플은 하드디스크 대신 SSD 스토리지를 탑재해, 부팅시간을 줄이고 배터리 구동 시간을 늘렸다. 이후 인텔은 맥북에어가 출시된 지 3년 뒤인 지난해 맥북에어의 두께와 무게는 물론, 성능까지 따라잡은 ‘울트라북’을 공개했다.

인텔이 울트라북이라는 제품명을 공개한 뒤, 노트북 제조사들은 너도나도 울트라북 전쟁에 뛰어들었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와 같은 국내 기업은 물론, 도시바, 아수스, 에이서 등 글로벌 기업들이 울트라북을 선보이고 있다. 출시 초기 15개가량이었던 울트라북 종류는 현재 25개 모델로 늘어난 상태다.

맥북에어의 뒤를 이어 출시된 울트라북은 더욱 향상된 성능과 맥북에어에 버금가는 휴대성, 국내 사용자들에게 친숙한 윈도 운영체제 기반이라는 강점을 내세워 씬(thin)노트북의 원조인 맥북에어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인텔 관계자는 “현재 울트라북의 판매량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있는 정확한 데이터가 없다. 그러나 울트라북이 전체 노트북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국내 대규모 전자제품 판매점에 따르면, 내달에는 전체 노트북 판매량의 20%를 울트라북이 차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 애플, ‘맥북에어’ 관련 특허 등록…울트라북 견제?

울트라북의 급속 성장세에 애플은 초박형 노트북 시장의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해 또 다시 ‘디자인 특허’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애플은 지난 15일 맥북에어와 관련된 ‘전자기기를 위한 장식 디자인’이라는 이름의 특허를 취득했다. 이에 업계는 애플이 맥북에어의 디자인 특허를 통해 다른 제조업체의 울트라북 판매에 대해 제제를 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애플은 대만의 한 PC 생산업체에 울트라북 생산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울트라북이 애플의 맥북에어의 외형과 비슷하다고 판단됐기 때문. 애플이 생산 중단을 요청한 제품은 아수스의 울트라북인 ‘젠북’ 시리즈다. 아수스의 울트라북 생산업체는 3월까지만 생산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맥북에어 관련 특허 신청은 단지, 특유의 얇고 한 몸으로 된 맥북에어의 고유 디자인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ODD를 빼고 SDD를 탑재한 초박형 노트북은 하나의 트렌드다. 그 트렌드를 이끌어온 맥북에어는 울트라북이 출시되기 3년 전인 2008년에 첫 선을 보였을 뿐 아니라 현재 매년 성장률이 3배 이상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애플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 전문가들은 울트라북의 출시로 인해 맥북에어의 노트북시장 점유율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8 출시와 보급화로 인한 가격 인하 등의 플러스 요인이 작용할 경우, 전체 울트라북 제품의 인기는 같은 기간 내 맥북에어의 인기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관계자는 “올해에는 맥북에어와 울트라북으로 나뉘는 초박형 노트북의 불꽃 튀는 경쟁이 기대된다”며 “현재 울트라북에 대한 문의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더욱 향상된 성능과 다양한 디자인의 울트라북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이에 울트라북의 선전는 올해 PC업계의 최대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hyuna@tf.co.kr


    2012.02.23 11:17 입력 : 2012.02.23 11: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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