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T에코폰’, 불만 급증…중고 아이폰, 제값 못 받아 Only

▲SK텔레콤 T에코폰 서비스 소개(위)와 등급별 보상 가격
▲SK텔레콤 T에코폰 서비스 소개(위)와 등급별 보상 가격

[ 이현아 기자] SK텔레콤의 중고폰 매매서비스인 ‘T에코폰’이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불만을 얻고 있다. 모호한 등급 구분 기준과 트집 잡기에 중고 아이폰의 거래가의 절반도 보상받지 못한다는 것.

SK텔레콤은 지난해 8월부터 중고폰 매매서비스인 ‘T에코폰’을 시행하고, 올해 상반기부터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T에코폰은 가입자들로부터 직접 중고폰을 사들인 뒤, 이를 재가공해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서비스다.

SK텔레콤 측은 “선불요금제 등으로 늘어난 중고폰 수요를 충족하는 동시에 품질보장과 거래금액에 대해 불만이 높은 인터넷 중고폰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T에코폰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로 T에코폰을 통해 아이폰을 판매한 사용자들 가운데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고폰을 보내면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것은 물론, 보낼 때 없던 결함이 생기는 등 중고폰 거래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중고 아이폰의 가격을 책정하는 SK텔레콤의 문제점 때문이다.

아이폰4S로 기기변경을 하기 위해 T에코폰을 통해 아이폰3GS를 판매하려던 김모(29)씨는 중고 아이폰을 SK텔레콤으로 보내고 3주가 지나도록 아무런 답을 들을 수 없었다. 25일 만에 SK텔레콤으로부터 받은 답변은 더 기가 막혔다. 진동모드가 고장이 나서 매입이 어렵다는 것.

김씨는 “보낼 때만해도 멀쩡했던 아이폰이 SK텔레콤으로 보낸 지 한 달 만에 고장으로 매입이 불가능한 폰이 되어 돌아왔다”며 “대리점 직원도 제품을 깨끗이 썼기 때문에 못해도 20만원을 받을 거라고 했는데, 원하면 4만원에 매입해주겠다는 말을 듣고 나니 더욱 화가 났다. SK텔레콤에 농락당한 기분”이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사용자 또한 비슷한 경험을 했다. 이모(23)씨는 T에코폰으로 저렴하게 신제품으로 기기변환을 할 수 있다면 말에 아이폰3GS를 보냈다. 그러나 SK텔레콤 측은 아이폰의 상단부 틈이 벌어져 내부 부품이 보인다는 등, 스크래치가 많다는 등의 트집을 잡아 매입불가 판정을 내렸다.

이씨는 “이럴 줄 알았다면 그냥 아이폰3GS를 계속 쓸걸 그랬다”며 “얼마를 돌려받을 수 있는지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고 무조건 접수 후 보내라는 것도 불안했는데, 결국 3주 동안 기다려 들은 대답이 매입불가 판정이다. 더군다나 매입불가 판정의 원인 또한 이해하기 어렵다. 내부 부품이 보일 정도라면 애초에 T에코폰 서비스를 보내지도 않았을 것. 도대체 정확한 판별 기준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SK텔레콤은 가입자들로부터 사들인 중고폰을 전문 휴대전화 감정사에게 의뢰해, 침수나 내부부식 여부, 음성통화 품질, 액정·배터리 상태 등 20여 가지를 테스트한 뒤 총 6단계로 품질을 판정한 뒤 가격을 책정한다. 완전 파손된 경우 아이폰3GS만 4만원을 보상 혜택이 주어진다.

그러나 등급 구분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실제로 A등급은커녕, C등급을 받기도 ‘하늘에 별 따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전문 감정사가 가치를 평가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잣대가 모호하니 정확할 판정이 나올 리 만무하다. 특히 감정 결과 또한 사용자가 순응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한 휴대폰 판매점 직원은 “피처폰이나 중고폰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 스마트폰의 경우, T에코폰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아이폰이나 갤럭시S의 경우, T에코폰에 팔 경우 실제 거래가격의 절반도 못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상태가 좋다면 차라리 계속 쓰거나 온라인 중고장터에 파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또 다른 휴대폰 판매점에서는 아무리 상태가 좋아도 갖가지 이유를 들어 C등급 이상은 받기 어렵다며 자신에게 팔면 4~5만원 더 얹어주겠다고 부추기기도 했다. 그만큼 중고 아이폰이 비싼 가격에 판매됨에도 불구, SK텔레콤에서 중고 아이폰 가격을 낮게 책정한다는 것.

통신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수익을 내는 기업 입장이다 보니, 판매가 잘되는 제품을 저가에 다량 매입하려 할 것”이라며 “아이폰이나 갤럭시S 시리즈 스마트폰은 중고제품 또한 고가의 거래되고 있다. 이에 중고 아이폰이나 갤럭시 시리즈를 가지고 있는 사용자들의 경우, 실제 거래가보다 못 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제품마다 상태가 다르다보니 등급을 정하는 기준 또한 매번 다르다. 특이 사항에 대해서는 확인해 봐야겠지만, 중고폰 등급은 전문 감정사가 공신력 있게 판정한다. 이는 SK텔레콤에서 새롭게 적용되는 부분으로, 신뢰도 있게 감정되며 부당하게 정할 리는 없다”고 말했다.

hyuna@tf.co.kr


    2012.01.31 10:06 입력 : 2012.01.31 10: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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