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수 논란, 시작은 어디인가. 걸그룹 러블리즈 서지수와 동성 성희롱 루머 유포자이자 논란에 휘말린 '지수러브' 사이 사건을 풀었다. /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 |
'레즈비언 논란'으로 온라인 게시판을 뜨겁게 달군 걸그룹 러블리즈의 멤버 서지수 사건, 일명 '서지수 루머'의 실체는 무엇인가. 러블리즈가 새 앨범 'lovelyz8'의 선공개곡 '작별 하나'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8인조 완전체 컴백을 알린 가운데 '서지수 루머'와 관계된 당사자들은 아직도 과거의 '악몽'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사건은 '수사의뢰~구약식 기소~정식재판 청구~양측 합의~사건 종결' 과정을 거치며 없던 일이 됐지만 당사자들은 허위 사실 유포자로 낙인찍혀 상처에 신음하고 있다.
<더팩트>는 러블리즈의 컴백 이면에서 고통받고 있는 관계자를 만나 단독 인터뷰를 갖고 '서지수 루머'의 실체를 재조명했다. 과거 서지수와 교제했다고 밝힌 여성 D 씨를 만나 사건의 발단부터 명예훼손 소송의 진행 과정, 그리고 합의까지의 내용을 취재했다(D 씨는 서지수와 과거 교제한 적이 있다고 밝힌 여성으로 '지수러브'와 다른 인물임). 또 '성희롱 발언' '멤버놀이' 등 당사자들이 주고받은 관련 녹취록 파일도 단독 입수하는 등 당시 사건과 관련된 내용을 다각도로 조명했다.<편집자 주>
러블리즈 서지수, '지수러브'와 무슨 일을 겪었나
걸그룹 러블리즈 멤버 서지수(21)의 동성 성희롱 논란이 약 1년 만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서지수 루머'를 유포한 누리꾼이 소속사 측의 고소로 처벌을 받았다고 보도되면서 논란은 잠잠해지는 듯했다. 하지만 여전히 실제 서지수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는 일부 '허위 루머 유포자'들과 함께 '가해자'로 전락한 상황에 억울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본격적인 데뷔 전부터 '성희롱 논란'을 짊어진 서지수, 논란의 중심에서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했던 '지수러브'는 누구일까.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더팩트>가 '서지수 논란'의 발단부터 서지수-'지수러브' 두 사람의 관계를 짚었다.
서지수 데뷔 유보. 러블리즈 멤버 서지수는 동성 추행 혐의가 불거지면서 데뷔 활동에서 빠졌다. /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 |
◆ '서지수 논란'의 시작, 러블리즈 데뷔부터 활동 제외
서지수가 소속된 러블리즈는 지난해 11월 10일 선공개곡 '어제처럼 굿나잇'을 공개하고 본격적으로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러블리즈가 대중 앞으로 첫걸음을 내디딘 이날 새벽 온라인 공간에는 서지수와 관련한 동성 성희롱 루머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논란의 불씨가 피어올랐다.
여러 누리꾼은 서지수와 알고 지내면서 (혹은 깊은 관계로 교제하면서) 알몸 사진을 유포한다는 협박을 받았다거나 성희롱을 당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와 더불어 서지수와 관련한 메신저 대화나 사진 등이 근거로 공개돼 문제의 심각성을 더했다.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는 곧바로 "러블리즈의 멤버 서지수 관련해 허위 루머가 인터넷에서 돌고 있어 작성자와 유포자를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정식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며 "데뷔 직전의 멤버를 상대로 한 허위 루머에 울림엔터테인먼트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며 소송 취하나 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대응했다.
해명에도 불구하고 서지수는 결국 논란을 안고 같은 달 17일 시작한 러블리즈 정규 1집 활동에서 제외됐다. 올해 2월 컴백 활동에도 합류하지 않았다. 대신 경찰 측의 "서지수에 대해 악의적인 소문과 허위 내용을 온라인상에 올린 혐의로 물의를 빚은 A 씨(지수러브)와 미성년자 B 씨를 각각 벌금형 구약식 기소 및 소년보호사건 송치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고소가 취하됐고 사건 자체는 없던 일이 됐다, 이후 서지수는 지난 4일 공개된 러블리즈의 새 앨범 티저에 등장하면서 합류를 예고했다.
서지수와 '지수러브' 대화. '지수러브'가 서지수와 동성 연인 관계로 지내면서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메신저 대화 일부. / 임영무 기자 |
◆ '서지수 논란'의 끝, 피소된 '지수러브'와 울림엔터의 합의
'서지수 논란'의 중심에는 '지수러브'(jisooluv)라는 닉네임을 가진 누리꾼이 있다. 온라인 상에서 시작된 '서지수 논란'의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지수러브'(A 씨)가 과거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긴 글과 그가 검찰에 제출한 반성문, 그리고 이번 사태를 지켜본 D 씨(9월7일 더팩트와 단독인터뷰, 비공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의 주장을 취합했다.
'지수러브'가 과거 SNS에서 한 주장과 D 씨가 제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지수러브'는 '멤버 놀이'(스스로를 아이돌 그룹의 멤버로 설정한 상태로 다른 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일종의 역할극)를 목적으로 한 비공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서지수와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감정이 깊어져 동성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하지만 서지수의 데뷔와 맞물려 지난 2013년 12월 헤어졌다.
서지수의 데뷔가 가시화되면서 비공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지수로부터 성희롱을 비롯한 여러 피해를 당했다는 누리꾼들의 의견이 모이기 시작했다. 서지수는 커뮤니티 내에서 기획사 연습생 신분이라는 것을 공공연하게 밝혀왔던 것은 물론 여러 커뮤니티 이용자와 관계를 맺었기에 이용자 사이에서 익히 이름이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퍽○지수'라는 닉네임의 누리꾼이 커뮤니티 내에서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을 모았다. 그는 피해자들이 제공한 자료와 서지수에 대한 의견을 모아 이를 공개적인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유포했다. 하지만 게시물은 삭제됐고, 이후 '지수러브'가 '퍽○지수'의 요청을 받아 같은 내용의 게시물을 2차 유포했다.
그런데 '지수러브'와 함께 성희롱 피해를 주장했던 '닉보호'와 '자기야'라는 닉네임의 누리꾼들이 '퍽○지수'와 동일인물로 밝혀지면서 혼란이 야기됐다. 게다가 서지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던 '퍽○지수' '닉보호' '자기야'의 주장들이 거짓으로 탄로 나면서 이 글의 '허위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울림엔터테인먼트에 의해 명예훼손 혐의로 소송을 당한 '지수러브'는 경찰 및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이 글의 최초 유포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명백한 허위 루머를 1차로 유포한 '퍽○지수'는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지수러브'는 울림엔터테인먼트와 법정에서 진실공방을 벌이다가 서지수와 관련된 내용을 언론이나 인터넷 SNS 등에 게재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고소 취하를 받으며 합의했다. 하지만 서지수가 다시 활동을 재개하면서 이들은 또 다시 '허위 내용을 유포한 죄인' 취급을 받아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한편 11일 울림 관계자는 <더팩트>에 '지수러브'와 만나 울림의 고소 취하 및 '지수러브'의 언론 접촉 금지 등을 골자로 한 합의문을 작성한 사실을 부인했다.
[더팩트 | 김경민 기자 shine@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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