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탐사-서지수 논란③] "만난 적 없다고?" 녹취록의 진실…3번의 만남 300분의 대화
입력: 2015.09.11 16:26 / 수정: 2015.09.11 16:44

서지수 사건 관련 음성 파일의 녹취록 일부. <더팩트>가 입수한 음성 파일은 모두 합해 약 300분 분량이다. /이효균 기자
'서지수 사건' 관련 음성 파일의 녹취록 일부. <더팩트>가 입수한 음성 파일은 모두 합해 약 300분 분량이다. /이효균 기자

'레즈비언 논란'으로 온라인 게시판을 뜨겁게 달군 걸그룹 러블리즈의 멤버 서지수 사건, 일명 '서지수 루머'의 실체는 무엇인가. 러블리즈가 새 앨범 'lovelyz8'의 선공개곡 '작별 하나'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8인조 완전체 컴백을 알린 가운데 '서지수 루머'와 관계된 당사자들은 아직도 과거의 '악몽'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사건은 '수사의뢰~구약식 기소~정식재판 청구~양측 합의~사건 종결' 과정을 거치며 없던 일이 됐지만 당사자들은 허위 사실 유포자로 낙인찍혀 상처에 신음하고 있다.

<더팩트>는 러블리즈의 컴백 이면에서 고통받고 있는 관계자를 만나 단독 인터뷰를 갖고 '서지수 루머'의 실체를 재조명했다. 과거 서지수와 교제했다고 밝힌 여성 D 씨를 만나 사건의 발단부터 명예훼손 소송의 진행 과정, 그리고 합의까지의 내용을 취재했다(D 씨는 서지수와 과거 교제한 적이 있다고 밝힌 여성으로 '지수러브'와 다른 인물임). 또 '성희롱 발언' '멤버놀이' 등 당사자들이 주고받은 관련 녹취록 파일도 단독 입수하는 등 당시 사건과 관련된 내용을 다각도로 조명했다.<편집자 주>

울림-'지수러브', 어떤 대화 오갔나

'서지수 과거 폭로글'이 처음 온라인 공간에 게재된 건 지난해 하반기다. 이 글을 최초로 작성한 이의 행방은 오리무중이고 2차 유포자인 '지수러브'(A 씨)는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뒤 정식 재판을 청구, 이후 러블리즈 소속사인 울림엔터테인먼트(이하 울림)에서 고소를 취하함으로써 없던 일이 됐다.

울림 측이 '지수러브'를 처음 고소한 지난해 11월 10일 이후 어언 10개월 여가 지났다. 그 사이 울림 측과 '지수러브' 사이에는 여러 차례 접촉이 있었고, 이들이 만났을 당시 녹음된 음성 파일을 <더팩트>가 단독 입수했다.

녹음파일은 '지수러브'를 비롯해 과거 서지수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피해 내용 진술과 지난 2월과 4월 5월, 모두 세 차례에 걸쳐 만난 울림 측과 '지수러브' 사이의 대화 내용이 담겨 있다.

사건 발생 초반부터 선처 없이 강경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던 울림이 왜 '지수러브'와 합의했는지, 서지수의 명예를 훼손했음이 명백히 밝혀졌음에도 '지수러브'가 억울하다고 주장한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녹취록을 토대로 이를 확인했다.

울림과 지수러브 사이의 대화 내용 일부. 첫 만남에서 지수러브는 자신과 서지수가 과거 친구 이상의 깊은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그래픽=손해리 기자
울림과 '지수러브' 사이의 대화 내용 일부. 첫 만남에서 '지수러브'는 자신과 서지수가 과거 친구 이상의 깊은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그래픽=손해리 기자

◆ 2015년 2월 12일, '지수러브'-울림 첫 만남

고소인 측인 울림 관계자와 피고소인 '지수러브'가 처음 만난 건 지난 2월 12일이다. 이 자리에는 '지수러브'(A 씨)와 울림 관계자, 지난 2010년 서지수와 만난 D 씨, 그리고 서지수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다른 여성 두 명이 자리했다.

이날 이들은 약 140분 간 대화를 나눴다. 이날 울림 관계자는 '지수러브'와 만났던 '멤버 놀이'를 위한 커뮤니티의 특성과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물었고 '지수러브'는 서지수와 자신의 관계는 깊었다고 주장했다.

울 림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D 씨가 서지수에게 받은 커플 인증서와 관련해 "내가 학창시절 때도 선후배 간에 이런 게 있었다. X동생, X누나 해서 이런 커플 인증서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까 이게 정말로 서로 여자의 감정으로 사귄 건지. 조심스럽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수러브'는 "내가 '좋아해' 음성을 풀었을 때도 서지수가 맞지만 친구한테 하는 거라고 기사가 떴었잖나. 어떻게 보면 어떤 걸 갖다 놔도 안 믿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수러브가 서지수에게 받았다고 주장한 음성 파일. <더팩트>가 확인한 이 파일에서 한 여성은 오늘 하루는 별 거 없었고 너 많이 보고 싶었고 좋아해라고 고백하고 있다. /독자 제공
'지수러브'가 서지수에게 받았다고 주장한 음성 파일. <더팩트>가 확인한 이 파일에서 한 여성은 "오늘 하루는 별 거 없었고 너 많이 보고 싶었고 좋아해"라고 고백하고 있다. /독자 제공

◆ 2015년 4월 14일, '지수러브'-울림 측 변호사 만남

단순한 사건 정황과 과거사 얘기를 넘어 법적인 부분까지 이야기가 진척됐다. 울림 측에서 선임한 변호사 C 씨와 '지수러브', 서지수의 다른 과거 지인, 울림 관계자가 자리했고 이들은 약 80분 간 이야기를 나눴다. 중간에 '지수러브'가 호흡곤란 증상을 호소하며 잠시 자리를 비우는 일도 발생했다.

울림 측 변호사 C 씨는 검찰 조사 끝에 벌금 300만 원 형을 받게 된 '지수러브'에게 "나름대로 정신적으로 수사 받느라고 스트레스를 받고 법원 재판을 받아야 되는 입장이니까 그런 게 있겠지만 상대(서지수)는 상상 이상으로 크다"며 "지금 이게 만약 합의가 안 된다면 그런 부분에 대한 피해 보상 청구 같은 것도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가 합의를 한다면 회사에서 보도자료를 낼 것"이라며 "보도자료를 낸 이후에 사과도 필요 없고 거기에 대해 일체 함구를 하시라"고 요청했다.

'지수러브'는 "최소한 모두 다 허위였다고 하진 않으셨으면 한다. 수많은 화살이 그때부터는 나한테 다 돌아오는 거잖느냐"고 말했고, 변호사 C 씨는 "그래도 어쨌든 '지수러브' 씨는 공인이 아니잖느냐"고 답했다. '지수러브'가 "드러난 것도 없으니까 욕 먹으라는 거냐"고 재차 묻자 "드러난 게 없으니까 욕 먹으라는 게 아니라 그쪽이 잘못해서 일어난 사태에 대해서 책임을 지라는 것"이라고 반응했다.

지수러브와 울림 측은 합의와 이후 작성될 보도자료에 대해 서로 조금 다른 입장을 보였다. 울림 측은 지수러브에게 보도자료 배포 이후 이 일에 대해 함구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래픽=손해리 기자
'지수러브'와 울림 측은 합의와 이후 작성될 보도자료에 대해 서로 조금 다른 입장을 보였다. 울림 측은 '지수러브'에게 보도자료 배포 이후 이 일에 대해 함구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래픽=손해리 기자

이후 두 사람은 약간 목소리를 높였다. '서지수 사건'의 종결과 관련해 울림이 발표할 공식 보도자료에 대한 의견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00 씨('지수러브')가 올린 글 자체에서 00 씨는 최초 유포자가 아닌 것으로 보이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최초 유포자로 다 뒤집어 쓰는 게 아니잖아요."(변호사 C 씨)

"그러니까 보도자료에 최초 유포자를 찾지 못 했다는 말도."('지수러브')

"아니요. 그런 멘트는."(C 씨)

"그러니까 그런 말을 일체 안 하시고 처벌받은 당사자만 있으면."('지수러브')

"처벌받은 당사자가 00 씨 혼자니까 그렇죠."(C 씨)

"그러니까 최초 유포자를 못 찾아서 그런 거잖아요."('지수러브')

"아니요 못 찾아서 그런 건 아니죠."(C 씨)

"그 사람(최초 유포자)은 운이 좋아서 빠져나간 거잖아요, 맞죠?"('지수러브')

"운이 좋아서일 수도 있고 모르겠어요 그건."(C 씨)

"그러니까 지금 얘기는 처벌받은 사람이 있으니 모든 것을 그냥 딱 이렇게 하고 없애는 걸로 밖에 안 보여요."('지수러브')

"그럼 그 외에 어떤 해결 방법이 있나요?"(C 씨)

"보도자료에 딱 그 멘트 하나."('지수러브')

"일단 확정된 건 아닌데. 보도자료를 올리면서 드라이하게 낼 것 같고. 00 씨는 거기에 대해 일체 속된 말로 입을 다무는 거죠."(C 씨)

이후 '지수러브'가 호흡곤란으로 자리를 잠시 비웠다. 울림 관계자는 변호사 C 씨에게 보도자료에 대한 양보는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친구는 최초 유포자가 아니란 걸 얘기를 해달라는 거잖아요. 자기는 그냥 유포자라는 걸. 이 부분에 있어서는 물러설 수 없어요. 안 그러면 지금 저희는 위태위태한 상황이고. 우리가 (최초 유포자를) 못 잡고 싶어서 못 잡는 게 아닌데도 일부러 안 잡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지수러브'가) 그 부분에 대해서 구구절절하게 써서 빠져 나가겠다라고 하면 맞는 얘기일 수 있죠. 어떻게 보면 맞는 얘기죠. 억울한 부분이 있을 수 있겠죠. 서지수는 법적으로는 잘못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잖아요."

울림 관계자와 선임함 변호사 사이의 대화. 당시 지수러브는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하며 잠시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그래픽=손해리 기자
울림 관계자와 선임함 변호사 사이의 대화. 당시 '지수러브'는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하며 잠시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그래픽=손해리 기자

◆ 2015년 5월 6일, '지수러브'-울림 측 합의 당일

울림 측과 '지수러브'가 마지막으로 만난 날이다. 이날 '지수러브'와 그의 보호자가 동행했고, D 씨도 함께했다. 앞서 '지수러브'와 만난 울림 관계자와 변호사 C 씨도 자리했다. 양측이 합의하기 까지 1시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지수러브' 일행이 자리하자 C 씨는 미리 작성한 합의서 조항에 대해 설명했다. 여기에는 '지수러브'가 추후 '언론이나 인터넷 SNS에서 서지수나 울림과 관련한 언급을 일체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약속을 지키겠다고 서명할 경우 '지수러브'가 정식 재판을 청구하면 울림 측이 고소를 취하하겠다는 조건이었다. 또 만약 '지수러브'가 언론과 접촉하거나 온라인 공간에 서지수 폭로글을 올릴 경우 그가 울림 측에 1억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조항도 있었다. C 씨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안전판으로 마련해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측은 오랜 대화 끝에 합의서에 서명을 했다. 이후 울림 관계자는 "서로 간에 과거에 매달려 있지 말자. 앞으로의 것들이 더 중요한 사람들이잖느냐"며 "어떤 의미에서는 사과를 드려야 될 부분이 있다면 사과를 드려야 될 부분들이 있을 거고. 허나 이 일(합의)에 대해서는 우리도 지금 크게 마음을 먹고 진행을 한다는 건 알아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후 양측은 러블리즈와 서지수, '지수러브'의 미래에 대해 간략한 얘기를 나눈 뒤 헤어졌다.

한편 11일 울림 관계자는 <더팩트>에 '지수러브'와 만나 울림의 고소 취하 및 '지수러브'의 언론 접촉 금지 등을 골자로 한 합의문을 작성한 사실을 부인했다.

[더팩트ㅣ정진영 기자 afreeca@tf.co.kr]
[연예팀ㅣ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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