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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이라서 행복해요~ 두산 베어스 투수 유희관(왼쪽)과 프로 골퍼 양수진이 아름다운 사랑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 '혼마 갤러리' 앞에서 웃고 있는 유희관과 양수진. / 남윤호 기자 |
'온달' 유희관 ♥ '평강' 양수진, 서로를 채워주는 '아름다운 사랑'
현대판 '바보 온달과 평강 공주'인가.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마운드를 평정하고 있는 '느림의 미학' 유희관(29·두산 베어스)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얼짱 골퍼' 양수진(24·파리게이츠)이 서로의 만남을 통해 절정의 선수생활을 보내고 있다. 양수진은 바쁜 스케줄로 운전면허를 따지 못한 유희관을 대신해 운전기사가 되기도 했다가 골프 선생님으로 나서기도 하며 '평강 공주'로 변신했다. 양수진의 지원을 받은 '바보 온달' 유희관은 7일 현재 17승을 기록하며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다.
'바보 온달과 평강 공주' 이야기는 대대로 내려오는 전래 동화다. 고구려 온달 장군은 어려서부터 파리하고 어리석어 '바보 온달'이라 불렸다. 하지만 명석한 두뇌와 남다른 책임감을 가진 평강 공주를 만나 공부와 무예를 배우며 여러 전쟁에서 큰 공을 새우며 새로운 사람이 된다.
'사람은 모두 소중한 존재이며 외모보다 내면이 더욱 중요하다'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다. 물론 시대적 배경이나 내용은 사뭇 다르지만, 무면허와 골프 초년생인 '온달' 유희관 옆엔 '베스트 드라이버'이자 국가대표를 거쳐 KLPGA 통산 5승에 빛나는 '평강 공주' 양수진이 있었다. <더팩트>는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주며 사랑을 키워가는 유희관과 양수진의 '사랑 냄새'나는 장면을 포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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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희관 입담 작렬! 지난달 31일 유희관이 재치 있는 입담으로 양수진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 남윤호 기자 |
입추를 지나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던 지난달 31일, 8월 마지막 날. 현대판 '바보 온달과 평강 공주'가 서울 강남 휘문고 사거리에 나타났다. 유희관과 양수진은 골프 전문 브랜드 'H골프' 매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무명 시절을 보내다 최근 주전으로 도약하면서 미처 운전면허를 따지 못한 유희관을 대신해 양수진은 자차 'BMW 420d'를 직접 몰면서 운전기사를 도맡았다. 차에서 내린 둘은 검정 모자-청반바지-흰색 운동화로 '커플룩'을 연출하며 '연인 냄새'를 물씬 풍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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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전면허를 따지 못한 유희관을 대신해 양수진은 자차 'BMW 402d'를 직접 몰면서 운전기사를 도맡았다. /남윤호 기자 |
시종일관 밝은 얼굴로 '골프 쇼핑'을 마친 이들은 새로 구입한 골프백과 채를 들고 곧바로 골프장으로 향했다. 경기도 분당의 남서울 CC 제2연습장에서 양수진 프로의 티칭이 시작됐다. KLPGA를 대표하는 '패셔니스타'인 양수진은 흰색과 핑크가 어우러진 원피스 운동복으로 한 껏 멋을 부렸다. 유희관은 검정 티셔츠와 빨간 바지를 입고 수업 준비를 마쳤다. 특히 '새빨간' 색상의 바지가 눈길을 끌었다. 평소 그림과 패션에 일가견이 있는 양수진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였다.
둘은 일반 스윙 연습장이 아닌 파 3홀에서 약 1시간 동안 '골프 데이트'를 즐겼다. 유희관의 구력은 이제 1년을 넘겼으나 시즌 후에 치는 만큼 라운딩 수는 많지 않다. 유희관에게 아직 골프채는 더욱 낯설 수 있으나 감정을 나누는 사람과 함께한 시간은 어느 때보다 정말 행복해 보였다. 모든 코스를 마무리하고 연습장을 나가는 도중에도 양수진 옆에서 섀도 스윙을 하며 교감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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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 수업입니다! 유희관과 양수진인 지난달 31일 남서울 CC에서 '골프 데이트'를 즐겼다. / 남윤호 기자 |
이후 유희관과 양수진은 수원 광교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낸 뒤 지인의 집으로 이동해 시간을 보내고 모든 데이트를 마쳤다. 이동 수단은 양수진의 차였고, 운전 실력도 골프 실력 못지않게 훌륭했다. 무면허인 유희관은 '베스트 드라이버'인 양수진과 함께 편안한 데이트를 즐길 수 있었다.
그렇다고 무작정 '받기만 한' 유희관이 아니었다. 평소 넉살 좋은 성격과 퓨처스 올스타전 해설을 맡을 만큼 빼어난 입담을 가진 유희관은 '기쁨조'가 됐다. 양수진과 함께 있는 내내 '웃음 다발'을 선물했다. 유희관의 재치 넘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웃음꽃'을 피웠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사랑을 키워간 유희관과 양수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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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팀목 양수진! 양수진과 사랑을 키워가고 있는 유희관이 올해 데뷔 이래 최고 활약을 보이고 있다. / 배정한 기자 |
유희관은 2015년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지난 2009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프로에 데뷔했으나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2011년에 합류한 상무에서 제구력을 가다듬으며 뒤늦게 꽃을 피웠고, 2013년에 두산에 복귀해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첫 두 자리 승수(10승 7패)를 올렸다. 이듬해 12승(9패)을 작성하며 두산 마운드 '주축'으로 떠올랐고, 올해엔 7일 현재 17승(4패)을 거두며 다승 단독 선두에 올라있다. 구단 토종 좌완 최다승(윤석환 13승)을 넘어 1982 박철순(59) 이후 33년 만에 두산 토종 투수 다승왕, 1999년 정민태(45) 이후 16년 만에 토종 20승에 도전하고 있다.
'인생 역전'을 살고 있는 유희관. 올해엔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피와 땀으로 만든 결과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양수진의 존재가 더욱 힘을 주진 않았을까?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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