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천당아래 분당” 품은 손학규가 얻은 전리품 3가지
  • 박형남 기자
  • 입력: 2011.04.28 11:58 / 수정: 2011.04.28 13:56


▲ 분당을 선거에서 승리한 손학규 대표가 손을 흔들리고 있다.
/ 사진=노시훈, 배정한 기자

▲ 분당을 선거에서 승리한 손학규 대표가 손을 흔들리고 있다.

/ 사진=노시훈, 배정한 기자

[박형남 기자]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분당을 출마 선언에 정치 인생을 건 ‘도박’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철옹성처럼 보이던 한나라당의 심장부를 강타했다. 한나라당 텃밭으로 불리던 분당을 선거에서 손 대표는 초반 약세를 극복하고 극적인 승리를 일궈 냈다. 또한 야권 내 대권 경쟁자였던 유시민 전 대표가 김해을에서 패배함에 따라 손 대표의 승리가 더더욱 값질 수밖에 없다. 손 대표는 이로써 야권 대권 후보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 ‘박근혜 대항마’로 우뚝 서게 됐다.

◆ 대권 경쟁력 증명…“여당 꼬리표 종결”

손 대표의 당선이 지니는 의미는 다양하다. ‘이명박 정부 심판론’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대권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텃밭 사수를 노리는 한나라당의 강한 추격을 뿌리치고 당당히 민주당 깃발을 꽂았다. 선거 전 한나라당은 손 대표의 탈당 전력을 앞세워 ‘배신론’을 강조했다. 또 보수 언론의 지원사격을 받으며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승리를 기약했다.

그러나 손 대표는 “중산층의 변화를 이끌어 내야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파했다. ‘중도 이미지’를 앞세워 대권 후보로서 평가받겠다는 계산이었다. 이 전략은 유권자들을 투표장에 끌어들이는 계기가 됐고 '넥타이 부대'들이 퇴근 시간 후 대거 투표에 참여했다. 보수층 유권자에게 MB정부 심판론과 함께 ‘경쟁력 있는 대권 후보’라는 점을 각인했다. 한나라당 출신 꼬리표도 확실하게 종식했다.

또 야권 경쟁자인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의 패배도 손 대표의 승리가 빛나는 요인 중 하나다. 유 대표는 경기도지사 선거에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에서조차 패배하면서 사실상 대권 후보로서 경쟁력을 잃었다는 평이다. 손 대표에게 힘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른바 ‘박근혜 대항마’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 ‘원톱체제’ 구축…“너도나도 손학규에 줄서기?”

당내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박지원 원내대표가 각종 현안을 진두지휘해 “손학규는 안 보이고 박지원만 보인다”는 얘기가 있었다. 박 원내대표의 정치적 영향력도 있지만 손 대표가 원외였기 때문에 이러한 말들이 오갔다. 손 대표가 원내에 진입한 이상 ‘손학규-박지원’ 투톱 체제로 운영되는 당 의사 결정 시스템이 당 대표 원톱으로 급속히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당장 5월13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와 전략적 제휴를 맺거나 손 대표 측 지원을 받는 사람이 당선될 수도 있다”면서도 “박 원내대표가 갖던 막강한 파워를 차기 원내대표가 갖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당직자는 “정동영, 정세균계 인사들이 대거 손 대표쪽으로 이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주류 연합체인 쇄신연대가 해체를 검토 중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손 대표가 당에 대한 불신이 강하고, 개인 위주의 의사 결정에 익숙한 대표라 월손을 하더라도 딱히 공을 세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관적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선거 핵심 업무는 과거 대권 캠프 관계자들이 담당했고, 당직자나 보좌진은 전략을 세우는 데 배제됐다는 말이 나돌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 당 위상 향상…“야당하면 손학규”

마지막으로 민주당 위상이 급격히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압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정국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오히려 지방선거 승리 후 처음 치러진 재보선에서 참패하고 말았다. 당시 당 대표였던 정세균 최고위원은 2% 미만의 지지율 나타낼 정도로 지지층이 미약했고, 당을 대표할 만한 위상을 보여 주지 못한 탓이었다.

하지만 전세는 완벽하게 역전됐다. 한나라당 심장부에서 승리한 이상 민주당의 위상은 이전과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언론부터가 달라질 것"이라고 농을 치기도 했다.

다만 손 대표가 재보선을 통해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대권 후보로 성장했더라도 이는 ‘MB정부에 대한 심판론’에 대한 민심의 표출이 주를 이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만약 손 대표가 재보선 결과에 안주할 경우 대권 후보로서 생명도 짧아질 수 있다. 민심은 천심이기 때문이다.

hih12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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