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정병근, 최현정 기자] 태민 백현 첸 시우민 더보이즈 등 같은 뿌리의 음악 레이블에 소속된 가수들이 원활한 활동을 못 할 위기다. 이들과 협력했던 여러 업체들은 돈을 못 받고 있고, 그중 누군가는 생활고와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그 중심에 단 한 사람이 있다. 차가원 대표다.
5일 <더팩트> 취재 결과 원헌드레드, 빅플래닛메이드엔터, INB100을 이끌고 있는 차가원 대표가 음반 제작, 콘텐츠 제작, 헤어메이크업, 마케팅 등 아티스트 활동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분야의 수많은 업체에 돈을 주지 않았다. 심지어 소속 가수들이 출연한 음악 프로그램 세트비조차 지급하지 않은 상황이다.
"난 잘못한 게 없는데 빚쟁이가 됐고, 날 믿어준 분들한테 거짓말쟁이가 돼버렸다. 멘탈이 나가서 몇 달 지나고 보니 건강보험료 미납으로 통장이 압류됐더라. 아이도 있는데 하나 하나 막아야 하니까 차도 팔고 심지어 대출까지 받았다". 차가원 대표의 회사와 일을 했던 A 씨의 하소연이다. 그를 고통에 몰아넣은 건 '차가원 대표의 미지급금'이다.
왜 디지털 싱글만 나오나 했더니..수많은 업체에 비용 미지급
차 대표는 가수들의 피지컬 앨범 제작에 필수적인 인쇄 업체를 비롯해 프로덕션, 마케팅, 헤어메이크업 등 여러 업체에 총 수십억 대의 돈을 주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소속 가수들은 피지컬 앨범조차 낼 수 없고, 실물 음반이 아니라 디지털로 음원을 공개한다고 해도 프로모션과 활동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처지다.
실제로 차 대표의 원헌드레드, 빅플래닛메이드엔터, INB100은 지난해 7월 더보이즈의 미니 10집과 비비지의 정규 1집과 9월 첸의 미니 5집을 끝으로 5개월간 피지컬 앨범을 낸 가수가 없다. 그때부터 태민, 더보이즈, 배드빌런, 백현, 시우민, 이승기는 디지털 싱글만 계속 내고 있다.
앨범은 팬들에게 가장 큰 선물이고, 기획사 입장에선 정상급 아이돌의 앨범은 가장 안정적인 매출 및 수익원이다. 그런데 더보이즈는 지난해 12월 싱글로는 꽤 많은 3곡을 담으면서도 디지털 싱글을 택했다. 뮤직비디오도 제작하지 않았다. 그에 앞서 11월 스페셜 유닛이 출격할 때도 디지털 싱글에 뮤직비디오가 없었다.
물론 단순히 선택의 문제였을 수도 있고, 가수들이 음악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느라 앨범 발매가 없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원헌드레드와 빅플래닛메이드, INB100 소속 가수의 피지컬 음반이 나오지 않은 시기에 차 대표는 다수의 협력 업체에 '미수금 청구'를 재촉받고 있었다.
<더팩트>는 십여 개의 크고 작은 업체에 미지급금이 있다는 사실과 금액을 확인했다. 적극적으로 피해 사실을 알린 업체도 있고 소극적으로 사실 확인 정도만 해준 업체들도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노출되는 것을 조심스러워했다. 계속 업계에서 일을 해야 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이미지에 좋지 않을 거 같다는 것이 공통된 입장이다.
미지급금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됐고 9월경부터 본격화됐으며 총 금액 규모는 수십억 원에 이른다. 이들 중 몇몇 업체는 이미 차가원 측에 내용증명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고, 소송을 준비 중인 곳도 있다. 업체 명과 피해 금액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는 이유는 이 업체들에 대한 2차 피해를 우려해서다.
오랫동안 많은 기획사와 일을 했던 한 업체의 관계자는 "업계에 미수금은 종종 있다. 그래도 다음 프로젝트를 할 경우 앞에 했던 걸 정산해주는 게 상식선이다. 그런데 이 회사들은 미지급금이 계속 누적됐다.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상황이다 보니 같이 일을 하려는 업체가 있겠나"라며 "앨범 인지대도 내기 어려운 상황으로 안다"고 말했다.

세트비 미지급..가수들 음방에서 계속 볼 수 있나
차가원 대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피소('[단독] 차가원, 100억대 사기 혐의 피소…선급금 받고 '먹튀'?')됐고, 소속 가수들에도 정산해야 할 돈([단독] 백현·태민·더보이즈 10억씩…차가원, 가수 쥐어짜고 '50억 미정산')을 제대로 못 주고 있다. 또 여러 업체에 누적된 미지급금이 수십억 원이다.
차 대표의 미지급금 대상은 광범위하다. 심지어 방송사도 있다. 가수들이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할 때 제작하는 세트비 비용이다.
몇몇 음악 방송은 기획사 요청과 무대에 따라 별도의 세트를 마련한다. 이 비용은 기획사에서 부담한다. 차 대표는 MBC '음악중심'과 Mnet '엠카운트다운'에 가수들을 출연시키면서 세트를 제작했는데 돈을 주지 않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지급금이 누적됐다. 그게 해결되지 않으면 소속 가수들의 출연에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
가수들의 음악 프로그램 출연에 대해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중소 회사들의 경우 세트비를 일시적으로 못 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게 특별히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런데 여러 가수들이 있는 큰 규모의 회사에서 세트비를 계속 내지 못 하는 건 이례적이다. 왜냐면 다른 가수들의 활동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음악 방송 무대 관련해서 기획사와 PD가 소통을 한다. 세트 제작을 했는데 그 비용이 계속 안 들어오면 방송국 해당 부서에서 PD에게 전달을 하고 그 PD가 기획사에 말을 해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제작진이 미지급을 하고 있는 회사 소속의 가수를 무대에 올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차가원이 대표로 있는 원헌드레드, 빅플래닛메이드엔터, INB100에는 수많은 아티스트가 있다. 보이그룹 더보이즈(원헌드레드), 태민, 이무진, 걸그룹 비비지와 배드빌런, 가수 겸 배우 이승기(이상 빅플래닛메이드엔터), 백현 첸 시우민(이상 INB100) 등이 있다. 이들 모두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못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 레이블들은 KBS, SBS와 껄끄럽다. SM엔터테인먼트 출신인 시우민의 KBS2 '뮤직뱅크' 출연이 불발됐을 당시 차 대표 측은 외압을 주장하며 해당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 중이던 소속 연예인들이 보이콧을 선언했다가 철회했고, SBS는 '인기가요' 컴백 라인업 VCR에 백현의 이름이 누락됐던 것을 계기로 갈등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KBS와는 화해 무드로 돌아섰지만, 다시 악화 기로다. 이유는 역시 미지급금이다. 배드빌런이 KBS 유튜브 채널 '아이돌 인간극장'에 출연할 당시 발생한 비용을 차 대표가 아직까지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배드빌런이 출연한 시기도 역시 차 대표의 미지급이 본격화된 지난해 9월이다.
음악 방송은 가수가 팬들과 가까이에서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창구다. 그러나 차 대표 회사 소속 가수와 팬들은 안 그래도 그 기회가 적었다. '인기가요'에선 출연 라인업에서 차 대표 사단 가수들을 찾아보기 어려운 지 꽤 됐다. 그런 상황에서 '음악중심'과 '엠카운트다운' 무대마저 닫힌다면, 가수와 팬 모두에게 큰 피해다.

차가원 비상식적 회사 운영에 누군가는 생활고
차 대표는 소속 가수들의 IP를 활용해 수백억 원의 돈을 받았고, 소속 연예인들은 콘서트와 방송, 행사 등 '열일'을 하며 회사에 꾸준히 돈을 벌어다 준다. 그런데 줘야 할 돈은 안 주고 있다. 그 많은 돈을 다 어디에 쓰는 것인지, 제대로 쓰고 있기는 한 것인지 속속들이 파악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다만 안 주는 게 아니라 못 주는 상황으로 보인다. 차 대표의 기묘한 회사 운영으로 인해 이 회사들은 자본잠식('[단독]'의상비 108억·선수금 720억'…차가원의 '기형적 회사 운영') 상태다. 차 대표 개인으로도 세금을 체납해 국세청에 차 대표 소유의 빌라가 압류([단독] 차가원, 세금 고액 체납해 빌라 압류…이승기·백현 '깡통전세' 현실로)됐다.
그 사이 누군가는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차 대표에게 돈을 받아야 할 곳들 중에는 큰 업체들도 있지만 작은 업체들이 더 많다. 그중 한 업체 관계자 A 씨가 용기를 내 <더팩트>를 만나 "일을 한 것에 대해 단 한번도 돈을 받지 못했다. 나도 같이 한 이들에게 돈을 줘야 하는데 볼 면목이 없다"며 경제적인 어려움과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2차 피해가 우려돼 A 씨에 대한 정보와 금액은 밝히지 않지만 그가 차 대표 회사와 일을 했다는 것은 그와 관계가 없는 다른 루트를 통해서도 확인했다.
A 씨는 "길게 프로젝트를 했는데 단 한 번도 지급이 안 됐다. 세금계산서 끊고 보통 2~3주 안에 돈이 들어와야 하는데 안 들어오더라. 물어봤더니 그때서야 한 번에 지급할지 분할로 지급할지 정해야 한다더라. 최대한 빨리 정리해 달라고 했다. 준다 준다 하다가 몇 달이 미뤄졌다. 그러더니 이젠 회사로 공문을 보내라고 하더라"고 돌아봤다.
이어 "같이 일하는 분들 몸값을 낮춰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그럼에도 나를 믿고 합류했다. 그 분들한테 돈을 못 주는 상황이다. 잘못한 게 없는데 빚쟁이, 거짓말쟁이가 돼버렸다. 멘탈이 나가서 몇 달 지나고 보니 건강보험료 미납으로 통장이 압류됐더라. 아이도 있는데 하나 하나 막아야 하니까 대출도 받고 차도 팔았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관계자 B 씨는 "엮인 사람도 많고 마땅히 받아야 할 돈을 못 받은 사람이 참 많다. 그런데 아마 그들 모두 소송을 하기는 어려울 거다. 이 업계에서 일을 그만두지 않는 이상엔 주변에 바라보는 눈들도 많고 다른 일을 해서 생활비와 필요한 돈을 해결해 나가야 하는데 소송을 하면 거기에 매몰돼야하지 않냐"며 한숨을 쉬었다.
차가원 측은 이러한 미지급 사태에 대해 "관련 사안 전반에 대해 현재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며, 확인된 사안에 대해서는 회사 차원에서 정리 및 해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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