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FIFA회장 출마②] '축구 대통령' FIFA 회장의 위상과 권한
입력: 2015.08.17 17:00 / 수정: 2015.08.17 17:06

FIFA 회장 출마합니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19일 프랑스 파리에서 FIFA 회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 남윤호 기자
FIFA 회장 출마합니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19일 프랑스 파리에서 FIFA 회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 남윤호 기자


정몽준 회장, 亞 최초 FIFA 회장 도전!

정몽준(64)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부패로 얼룩진 국제축구연맹(FIFA) 차기 회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 6월 "FIFA 회장 선거 출마를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여운을 남긴 뒤 지난달 21일 "FIFA에 새 시대를 열고자 한다"며 출마 의사를 비친 데 이어 이날 공식화했다.

정 회장이 17일 오후(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의 샹그릴라 호텔에서 FIFA 개혁 방안 등 공약을 밝히며 도전 의사를 밝힌 FIFA 회장은 어떤 권위와 위상을 갖고 있을까. 제프 블라터(79) FIFA 회장의 18년 '독재정치'가 부패의혹으로 막을 내린 가운데 세계 축구 유명 인사들이 지구촌 최대 스포츠인 축구 '대통령'에 오르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에 돌입한 상태다.

어색한 사이? 정몽준(왼쪽) 회장이 블라터 FIFA 회장과 지난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4강전 한국-브라질전을 관람하고 있다. / 문병희 기자
어색한 사이? 정몽준(왼쪽) 회장이 블라터 FIFA 회장과 지난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4강전 한국-브라질전을 관람하고 있다. / 문병희 기자

흔히들 FIFA 회장직을 '축구 대통령'으로 비유한다. 축구 본고장 유럽과 남미를 비롯해 아시아, 아프리카 등 6개 대륙의 축구연맹을 거느리며 한 나라의 대통령을 넘어 세계의 대통령에 버금가는 명예와 권한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돈과 명예 그리고 권력을 동시에 쥘 수 있는 자리가 바로 FIFA 회장직이다.

축구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스포츠다. FIFA는 모두 209개의 회원국(2012년 기준)을 보유하고 있다. 유엔가입국이 193개국인 것을 생각하면 FIFA가 전 세계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다. 또한, 4년마다 한 번 열리는 월드컵은 세계적인 종합스포츠 행사 가운데 하나인 올림픽과 견주어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 올림픽은 특정 도시에서 개최되지만, 월드컵은 한 나라를 중심으로 대회가 열린다. 올림픽이 보통 2주간에 걸쳐 열리는 반면 월드컵은 약 한 달 동안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킨다.

2011년 FIFA 재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의 총 수익은 6억 3110만 달러(약 7458억 원)이다. 2004 그리스 올림픽, 2012 런던 올림픽이 적자에 시달렸다는 비판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단일 종목으로서 월드컵의 파급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슈틸리케 감독과 함께! 정몽준 회장이 지난해 9월 부임한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과 한국-우루과이전을 관람하고 있다. / 이효균 기자
슈틸리케 감독과 함께! 정몽준 회장이 지난해 9월 부임한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과 한국-우루과이전을 관람하고 있다. / 이효균 기자

FIFA 회장은 남자 성인 월드컵과 더불어 여자 월드컵, 대륙간컵, 청소년 월드컵 등 다양한 대회를 개최하면서 공식 파트너 선정과 TV 중계권에 대한 결정권을 가지고 있고 FIFA 재정까지 관리하는 등 국제 축구계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뿐만 아니다. FIFA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겸직한다. 외국에 나가면 국가원수 못지않은 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에서부터 해당 국가 고위 관리직의 영접을 받고 최고급 호텔, 차량 그리고 경호원까지 제공받는다.

이처럼 부와 명예 그리고 권력까지 한 손에 쥘 수 있는 FIFA 회장의 연봉은 아직 공식적으로 공개되진 않았으나 지난 2002년 400만 달러(약 47억 원)에 달한다는 이야기가 반대세력들로부터 흘러나왔다. 당시 블라터 회장은 자신의 연봉이 72만 달러(약 9억 원)에서 84만 달러(약 10억 원)라고 밝혔으나 신빙성은 떨어져 보인다.

1904년 태동한 FIFA의 회장으로는 그동안 유럽이 독식했으며 지난 1974년부터 1998년까지 14년간 장기 집권한 브라질의 주앙 아벨란제 회장이 유일한 비유럽권 회장이다. FIFA회장으로는 지난 111년 동안 8명에 불과했다.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제3세계에서는 물론 단 한 명도 회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지난 12일 그루지야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 참석해 유럽 축구계 주요 인사들을 만나며 본격적으로 유세 활동을 시작한 정 회장은 미셸 플라티니(60) 유럽축구연맹 (UEFA) 회장, 알리 빈 알 후세인(39) 전 FIFA 부회장 비롯해 출마가 유력한 아르헨티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55), 무사 빌리티(67) 라이베리아 축구협회장 등과 FIFA 회장직을 두고 각축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가장 당선 유력한 후보는 유럽에서 잔뼈가 굵은 플라티니 회장이다. 이미 남미축구연맹과 스코틀랜드 축구협회로부터 지지를 받은 상태다. 정 회장은 "플라티니와 내가 유력 후보라고 본다"며 "잘하면 내가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자신감을 비치고 있다. 유럽에서 알리 후세인 왕자는 플라티니 회장을 집중 견제하며 "FIFA 리더십에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전 세계 축구계가 변화를 원하고 있다"며 "플라티니 회장은 FIFA 수장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기 FIFA 회장은 내년 2월 26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는 FIFA 임시총회에서 결정된다. 회장 후보 등록 마감은 선거 4개월 전인 올해 10월 26일까지다.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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