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디워2' 심형래 '파친코 중독' 논란, 수개월째 출입 확인
입력: 2016.08.02 08:59 / 수정: 2016.08.26 20:55

파친코 중독이다 vs 프로그램 개발과정이다 심형래가 다시 파친코 베팅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올초에 이어 최근 또다시 일본 도쿄 아카사카의 한 파친코 영업장에서 베팅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인포그래픽=손해리 기자
"파친코 중독이다" vs "프로그램 개발과정이다" 심형래가 다시 '파친코 베팅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올초에 이어 최근 또다시 일본 도쿄 아카사카의 한 파친코 영업장에서 베팅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인포그래픽=손해리 기자

[더팩트|강일홍 기자, 도쿄=안병철 일본지사 기자] 중국 투자유치와 함께 '디워2'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재기를 꿈꾸고 있는 개그맨 출신 사업가 심형래(58)가 최근 일본 사행성 오락게임인 파친코에 몰두하고 있는 장면이 또다시 카메라에 포착됐다.

<더팩트>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달 중순부터 심형래가 머물고 있는 도쿄 아카사카 지역에 있는 파친코장 두 곳을 현장 취재했다. 심형래는 지난달 11일 이 지역 '에스파스 파친코' 영업장에서 목격된 이후 주말인 30일까지 부근의 '패세지 파친코'를 번갈아가며 여러날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파친코 관계자 및 심형래가 투숙 중인 호텔 직원의 증언, 그리고 <더팩트> 일본지사를 통해 다각도로 현장 취재한 결과 심형래는 수개월 동안 한 달에 일주일에서 열흘 가량을 같은 장소에 머물며 파친코를 했다. 이 곳은 또 그가 묵고있는 아카사카의 C비즈니스 호텔 맞은 편에 위치하고 있으며 7개월 전 목격됐던 동일 장소다.

올 1월에 이어 또 다시 파친코에서 목격된 심형래. 그는  지난달 11일 이 지역 에스파스 파친코 영업장에서 게임에 몰두하고 있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후 그는 부근에 있는 패세지 파친코를 오가며 베팅을 했다. 오른쪽은 사진은 연초 파친코 베팅 논란 당시 모습. /독자 제공, 더팩트 DB
올 1월에 이어 또 다시 파친코에서 목격된 심형래. 그는 지난달 11일 이 지역 '에스파스 파친코' 영업장에서 게임에 몰두하고 있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후 그는 부근에 있는 '패세지 파친코'를 오가며 베팅을 했다. 오른쪽은 사진은 연초 '파친코 베팅 논란' 당시 모습. /독자 제공, 더팩트 DB

심형래는 올초에도 일본 도쿄도 아카사카의 한 파친코장(ESPACE)에서 게임 중인 모습이 교민의 카메라에 찍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본지 1월23일자=[단독] 심형래 근황 포착, 일본 아카사카 파친코장서 '망중한')

당시 <더팩트>가 '파친코 베팅장면 포착' 기사를 보도한 직후 심형래는 "파산 이후 재기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으며, 일본 파친코에 '디워' 영상물을 장착하는 사업문제로 관계자를 만나러 갔다가 시스템을 확인하기 위해 영업장에 몇 차례 게임을 해본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심형래가 주기적으로 파친코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재일교포 여성 김모(46) 씨가 이달초 심형래의 매니저로 알려진 K씨와 파친코 가게 앞에서 심하게 다투면서였다. 마침 그 곳을 지나던 또 다른 재일교포 한명이 김 씨의 사연을 듣고 <더팩트> 일본 지사에 제보하면서 심형래의 행적이 밝혀졌다.

심형래는 올 1월 파친코 논란에 휩싸인 뒤 비즈니스 차원으로 잠깐 들렀다고 해명했으나 최근 다시 베팅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중독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파친코에 열중하고 있는 심형래. /독자 제공
심형래는 올 1월 '파친코 논란'에 휩싸인 뒤 "비즈니스 차원으로 잠깐 들렀다"고 해명했으나 최근 다시 베팅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중독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파친코에 열중하고 있는 심형래. /독자 제공

이후 <더팩트>와 인터뷰에 응한 김 씨는 일본에서 27년째 거주하는 교포여성으로 한때 클럽을 직접 운영한 적도 있다. 인터뷰에서 그는 "심형래 씨와는 파친코를 하다 우연히 알게 됐다"고 밝혔다.

김 씨는 "심형래 씨는 일행 2~3명과 늘 동행하고 보통 한 달 평균 일주일에서 열흘을 파친코장에 머무는데 한국이나 중국에 일이 있으면 잠깐 나가 볼일을 보고 금방 다시 돌아오곤 한다"면서 "심형래 씨 매니저와 다툼이 있던 7월11일 에스파스 파친코에서 그를 봤고, 이후 24일부터 일주일 이상 다시 영업장에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작년 말 우연히 파친코 영업장에서 심형래를 만나 교분을 쌓아오다 개인적으로 불미스런 일을 겪은 뒤 최근 그와 등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심형래를 처음 만났을 당시엔 호의적이었다고 한다. 같은 한국인이란 점 때문에 호의를 베풀었다고 했다. 당일에도 김씨는 매니저의 태도와 자신을 무시하는 카톡 내용으로 갈등이 생겼고 이에 화가 나 매니저를 밖으로 따로 불렀다가 다툼이 생겼다.

길거리에서 다툼을 계기로 심형래의 행적에 대해 더팩트가 취재를 시작하자 그의 매니저 K씨가 교포여성 김씨와 당시 상황에 대한 해명 내용을 주고받고 있다. 흰색 바탕 글이 매니저 K씨. /김씨 문자메시지 캡쳐
길거리에서 다툼을 계기로 심형래의 행적에 대해 더팩트가 취재를 시작하자 그의 매니저 K씨가 교포여성 김씨와 당시 상황에 대한 해명 내용을 주고받고 있다. 흰색 바탕 글이 매니저 K씨. /김씨 문자메시지 캡쳐


인터뷰에 응한 뒤 재일 교포여성 김씨가 지난달 28일 심형래 일행 중 한명(매니저 K씨)에게 취재에 응하게 된 경위를 문자로 설명하고 있다. 그는 전날인 27일 심형래 일행이 묵고 있는 C호텔 로비에 약속이 있어 나갔다가 심형래 일행과 마주쳤다고 했다.  /김씨 문자메시지 캡쳐
인터뷰에 응한 뒤 재일 교포여성 김씨가 지난달 28일 심형래 일행 중 한명(매니저 K씨)에게 취재에 응하게 된 경위를 문자로 설명하고 있다. 그는 전날인 27일 심형래 일행이 묵고 있는 C호텔 로비에 약속이 있어 나갔다가 심형래 일행과 마주쳤다고 했다. /김씨 문자메시지 캡쳐

취재결과 심형래의 일본 행적은 의외로 단순했다. 일본에 머무는 동안 주로 아카사카 파친코 영업장 바로 인근 C호텔에서 장기 투숙하며 지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여러차례 같은 호텔에 머물며 파친코장에 드나들었고, 가장 최근 일정은 지난 7월 24일부터 8월 3일까지 잡혀있다. 예약된 숙소 역시 C호텔로 돼 있다.

취재 중 만난 C호텔 한국인 직원 중 한 명은 "심형래 씨가 이 호텔에 머물고 있는 것은 맞지만 예약자 이름 등 구체적인 신상정보는 규정상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C호텔은 아카사카 대표적인 비즈니스 숙소로 미국 및 유럽계 손님이 많고 늘 객실이 부족할 만큼 성업을 이루고 있다. C호텔은 한국인 교포 양모 회장이 운영하는 곳이며 가수 태진아가 일본 활동 당시 교분을 쌓아 가까이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텔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에스파스 파친코 관계자는 일단 심형래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 언급하기를 꺼렸다. 하지만 단골 고객 중 한 명은 "심형래 씨가 자신은 한국에서 유명한 연예인인데 '이곳에서 베팅하는 장면이 사진으로 찍혀 곤란을 겪었다'면서 '앞으로 허락되지 않은 사진이 절대 찍히지 않도록 영업장 측에 특별히 당부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심형래가 에스파스 파친코 영업 가로(GARO)라는 기종 앞에서 베팅에 몰두하고 있다. 바로 등 뒤에 구슬 박스가 쌓여있다. /독자 제공
심형래가 에스파스 파친코 영업 '가로'(GARO)라는 기종 앞에서 베팅에 몰두하고 있다. 바로 등 뒤에 구슬 박스가 쌓여있다. /독자 제공

교포 여성 김 씨는 "심형래 씨는 아침부터 하루종일 거기에 머물다 밤늦게 들어가서 바로 잠을 잔다"면서 "연초 심형래 씨 파친코 기사가 처음 나올 때만해도 사업에 망해서 초라해진 그를 언론이 또 한번 죽인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옆에서 지켜보니 실제 알려진 것보다 더 심각하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심형래의 '디워 2' 중국 투자 유치 부분에 대해서도 소상히 알고 있었다. 그는 "비즈니스는 시간 싸움이다. 심형래 씨가 어렵게 중국 투자를 받아 재기의 기회를 잡았다면 일에 매달려도 부족할 텐테 한가롭게 파친코장에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건 앞 뒤가 안맞는 행태가 아니냐"고 말했다.

심형래는 올 3월 중국 화인글로벌 영사그룹과 손잡고 '디워2' 제작 가능성을 타진해 다시 한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 중국 화인글로벌 영사 그룹이 '디워2'의 제작·투자·배급을 맡고, 이를 위해 화인글로벌 영사 그룹과 한국 픽처랜드 코리아가 한중합작법인 '심형래 문화미디어'를 설립한 바 있다.

지난 7월 3일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디워2'(디워: 미스테리즈 오브 더 드래곤 이하 디워2의 1차 투자 체결 의식 및 프로젝트 선포식을 가져 한발 나아갔다. 중국 남금소인터넷금융서비스 유한공사는 이날 '디워2' 제작사측과 1억 위안(약 190억 원) 투자체결의식도 가졌다.

에스파스 파친코 후문. 더팩트 취재 결과 심형래는 근처에 있는 패세지 파친코를 오가며 벌갈아 베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쿄 아카사카=안병철 일본지사 기자
'에스파스 파친코' 후문. '더팩트' 취재 결과 심형래는 근처에 있는 패세지 파친코를 오가며 벌갈아 베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쿄 아카사카=안병철 일본지사 기자

연초에 이어 또다시 파친코에 몰두하고 있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된 심형래는 이에 대해 <더팩트>와 전화인터뷰에서 "마치 내가 파친코에 빠져 지내는 것처럼 비쳐진다는 사실에 경악한다"면서 "이곳 파친코에 자주 오는 것은 이전에도 방송에서 직접 설명한 대로 파친코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나는 얼굴이 알려져 있어서 외국에서도 한국 사람을 만나면 함부로 행동하지 못한다. 서로 인사하고 밥도 먹으면서 친해져 그분 오빠나 엄마도 아는 사이다. 부동산업을 한다길래 직원들 숙소를 렌트하는 문제로 집에도 간 적이 있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내 매니저와 싸운 뒤 나를 음해하고 다니는 것같다"고 말했다.

심형래의 설명에 따르면 본인과 매니저 외에 '디워' 영상 이미지를 활용한 파친코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프로그램 디자이너등 7명이 아카사카 C호텔에 머물고 있다. 심형래와 매니저 K씨는 통화가 이뤄졌지만 C씨와 또다른 K씨 등 나머지 일행은 휴대폰이 꺼져 있거나 받지 않았다.

심형래의 매니저 겸 '심형래 문화미디어' 직원인 K씨는 "심 감독님은 지금 '디워2' 영화제작을 위해 수시로 중국을 오가면서 일을 보고, 일본에 있을 때는 파친코 일로 관계자들을 만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중요한 비즈니스는 직접 챙기기 때문에 그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심형래가 일행과 투숙 중인 C호텔은 에스파스 파친코 바로 인근에 위치해 있다. 현재는 매니점 K씨 이름으로 7월24일부터 8월3일까지 예약돼 있다. / 도쿄 아카사카=안병철 일본지사 기자
심형래가 일행과 투숙 중인 C호텔은 에스파스 파친코 바로 인근에 위치해 있다. 현재는 매니점 K씨 이름으로 7월24일부터 8월3일까지 예약돼 있다. / 도쿄 아카사카=안병철 일본지사 기자

심형래는 할리우드 진출 영화 '디워' 감독으로 영광과 굴욕을 동시에 맛본 데다 영화사 파산 이후 직원 임금체불과 과거 도박 등의 물의를 빚은 이력을 갖고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심형래가 파친코장에서 계속 목격된다는 사실만으로 더 주목을 끌 수 밖에 없다.

한때 방송을 함께 하며 심형래와 가까웠던 개그맨 P는 2일 오전 <더팩트>와 통화에서 "지금은 과거 친했던 선후배들도 거의 심형래의 근황을 모르고 통화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평소 비즈니스를 위해 자주 일본에 간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파친코장에서 자주 목격된다는 사실은 의외"라고 말했다. 그는 심형래의 '디워2' 중국 투자가 성사됐다는 얘기도 언론을 통해 알게 됐다며 말을 아꼈다.

파친코(パチンコ)는 일본의 대표적인 대중 도박게임이다. 일본 전역에 수만개의 영업장이 있고, 연간 매출액도 수십조엔(약 400조 원)에 이른다. 이 때문에 파친코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단행본과 잡지만도 수십 종이며, 인터넷에는 각종 동호회와 연구회가 넘쳐나고, 파친코를 다루는 TV 프로그램도 있다.

이처럼 일본의 파친코에 대해서는 통상 도박개념이 아닌 대중적 오락게임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고, 국내 연예인들 중에서도 일본을 방문하면 으레 한두번씩 재미삼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사행성 도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10여년 전 불법 도박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하다 해외로 도피 후 사법처리를 받은 바 있는 이상현(54, 가명) 씨는 "쉽게 말해 파친코는 구슬만 없다 뿐이지 과거 국내에도 불법으로 성행했던 '바다 이야기'같은 성인 도박게임으로 보면 틀림없다"면서 "일본은 카지노가 없는 대신 파친코가 광범위하게 사행산업으로 허가된 나라다. 일본인 중에는 파친코로 전전하면서 먹고 사는 사람이 많다. 승률도 어느정도 보장돼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 힘들다. 국내에 들어올 수 없는 건 바로 이런 도박성 때문이고, 만약 파친코가 일본처럼 허가된다면 상당수가 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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