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파친코 중독 논란' 심형래는 누구? …신지식인 롤러코스터 인생
입력: 2016.08.02 09:00 / 수정: 2016.08.02 09:04

롤러코스터 신지식인. 개그맨 심형래는 성공적인 데뷔부터 신지식인 1호의 영예까지 안았으나 이후 개인 파산을 겪는 등 굴곡진 삶을 살고 있다. /더팩트DB
롤러코스터 신지식인. 개그맨 심형래는 성공적인 데뷔부터 신지식인 1호의 영예까지 안았으나 이후 개인 파산을 겪는 등 굴곡진 삶을 살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 | 김경민 기자] 개그맨 출신 영화감독 심형래(58)가 '디워2' 중국 투자를 성사시키며 재기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본 유흥가 아카사카의 한 파친코장에서 수개월째 게임에 열중하는 모습으로 '중독 논란'을 일으켜 롤러코스터 인생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심형래는 '천재적인 개그맨'으로 데뷔와 동시에 전성기를 구가했고 영화감독 데뷔 후엔 수백억 대의 블록버스터 연출자로 이름을 올리며 고속 질주했다. 하지만 호사다마인지, 신지식인의 영예까지 안긴 영화 제작은 결국 흥행 실패로 이어지며 개인파산을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중국 투자 유치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으나 또다시 파친코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여 논란을 빚고 있다.

개그맨에서 블록버스터 영화 제작자로 변신, 신지식인 1호의 영광에 이은 개인 파산, 그리고 중국 투자 유치에 이은 '파친코 중독 논란'의 파란만장 인생을 살고 있는 심형래의 흥망성쇠 인생 곡선을 짚어본다.

출연작 연속 히트. 심형래는 개그맨으로 데뷔해 어린이 영화배우로도 활약하며 인기를 독차지했다. /영화 쫄병군단 영구와 공룡 쮸쮸 우뢰매7 스틸
출연작 연속 히트. 심형래는 개그맨으로 데뷔해 어린이 영화배우로도 활약하며 인기를 독차지했다. /영화 '쫄병군단' '영구와 공룡 쮸쮸' '우뢰매7' 스틸

◆ 개그맨들의 롤모델, 개그계 전설

심형래는 1982년 KBS 제1회 개그콘테스트 동상을 수상하며 연예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유머 1번지'에서 '영구야 영구야' 코너로 대표 캐릭터를 만들고 1980년~1990년대를 주름 잡은 명실공히 최고의 개그맨으로 인정을 받았다. 바보 연기의 새 모델이자 슬랩스틱 코미디의 대가로 명성을 떨쳤다.

그가 한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80년대에는 연간 120억 원의 수입을 거둘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1988년 KBS 코미디 대상, 1990년 KBS 코미디 연기상, 1991년 제18회 한국방송대상 남자코미디언상, 1998년 제5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희극연기상 등 화려한 수상내역을 남겼다.

특히 심형래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넘어 코믹 영화로도 진출하며 대박 행진을 이어갔다. 영화 '각설이 품바 타령'(1984년)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후 '우뢰매'(1986년) 시리즈, '영구와 땡칠이'(1989년) 시리즈 등 어린이를 겨냥한 영화로 대표적인 대중스타로서 조명을 받았다.

신지식인 1호의 영광. 심형래는 1999년 창의성을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신지식인 1호 선정의 영예를 안았다. /더팩트DB
신지식인 1호의 영광. 심형래는 1999년 창의성을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신지식인 1호 선정의 영예를 안았다. /더팩트DB

◆ 영구 아닌 신지식인 영화감독

심형래는 영화 작업을 하면서 단순히 연기가 아닌 연출자로서 꿈을 키웠다. 1993년 영구아트무비를 설립해 영화 '영구와 공룡 쮸쮸'로 입봉했다. 1999년 '용가리'를 만들어 당시만 해도 국내에선 생소했던 공룡 영화를 내놨다. 비록 영화는 작품성 논란을 빚으며 흥행에 실패했지만 같은 해 김대중 정부로부터 제1호 신지식인으로 선정돼 창의성의 필요성을 사회적으로 일깨우기도 했다.

그는 '용가리'를 향한 차디찬 반응에도 굴하지 않고 수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07년 '디 워'를 개봉했다. 300억 원 규모의 블록버스터라는 점과 더불어 한국 디지털 특수효과 기술 발전에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840만 관객을 모으며 성공을 거뒀으며, 제28회 청룡영화제 최다관객상을 받았다. 미국 스크린에도 개봉하며 한국 영화의 무대를 넓히는 다리 역을 했다.

2010년 '라스트 갓파더'로 괴수가 아닌 영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휴먼 코미디 영화를 제작했다. 이 작품 역시 20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자한 것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흥행엔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파친코 중독? 프로그램 개발 중? 심형래가 일본 파친코장에서 하루 종일 상주하다시피 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본인은 파친코 프로그램 개발 과정의 일환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독자 제공
'파친코 중독?' '프로그램 개발 중?' 심형래가 일본 파친코장에서 하루 종일 상주하다시피 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본인은 파친코 프로그램 개발 과정의 일환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독자 제공

◆ 논란과 상처, 그리고 재기 노력

심형래가 화려한 무대 위에 섰던 시간만큼 어둠에 가려진 시간도 길었다. '디 워'가 개봉한 2007년에는 고려대학교를 졸업하지 않았다는 학력위조 논란에 휩싸였다. 실제로는 1977년 고려대 식량개발대학원에 개설된 농업기술연수 과정과 1992년 고려대 자연자원대학원 고위자연자원 정책과정을 수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화감독 심형래의 도전은 꾸준히 박수를 받았지만 제작비로 인한 출혈은 곧 채무로 돌아왔다. 2009년 2월, '디 워' 제작비로 빌린 돈을 다 갚지 못해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재정난이 심각해지면서 2011년 8월 영구아트무비 폐업설이 불거졌고, 근로자 및 퇴직자들은 임금 및 퇴직금 체불과 관련해 진정서를 제출했다.

영구아트무비 직원들이 심형래의 도박 의혹을 제기하면서 업무상 횡령 혐의까지 번졌지만 2013년 11월 증거불충분으로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투자사들이 줄이어 투자금 반환소송을 냈고, 결국 심형래는 100억 원의 배상금을 떠안고 개인파산을 신청했다.

그는 빚을 갚지 못해 추락한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방송 활동으로 재기를 노렸다. 지난해 2월 tvN 'SNL 코리아6' 호스트로 명불허전 코미디언의 위엄을 보여줬다. 특히 '디 워' 시즌2 제작을 결정하고 지난 3월 중국 기업으로부터 900억 원 투자 유치 성공 소식을 알렸으며, 일찍이 국외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전해져 영화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심형래가 '파친코 중독 논란'을 잠재우고 보란듯이 '디워2' 제작에 성공하며 재기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shine@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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