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분야 세계 '톱티어'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앱티브와 자율주행 SW 개발을 위한 별도의 초대형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더팩트 DB, 현대차그룹 제공 |
정의선표 '미래 투자'…완벽한 이동의 자유 '꿈'아닌 '현실'로 만든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자율주행기술은 '커넥티비티'(Connectivity), '공유'(Sharing), '전동화'(Electrification)와 더불어 'C.A.S.E.'로 대표되는 자동차 산업의 급속한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최고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 전환에 나선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과 자율주행 분야 세계 '톱티어'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앱티브가 발표한 초대형 합작법인(JV) 프로젝트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자율주행 기술의 중요도와 무관하지 않다.
23일(현지 시간) 현대차그룹과 앱티브는 미국 뉴욕 골드만삭스 본사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과 케빈 클락 앱티브 최고경영자(CEO) 등 양사 주요 경영진 및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자율주행 SW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는 '게임 체인저'를 최대 경영 실천 과제로 제시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앱티브와 JV 설립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궁극의 목표는 전 세계 자동차업체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용 소프트웨어(SW) 개발이다.
현대차그룹은 단순한 협업 수준을 넘어 SW 분야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와 JV를 통해 공동 개발하는 최적의 '정공법'을 통해 조기에 자율주행 기술을 선점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단순히 SW를 공급받을 경우 근본적인 자율주행 솔루션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정 수석부회장의 결단이 빚어낸 결과물이라는 게 현대차그룹 측의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은 SW 개발이 현실화해 완전자율주행 단계에 다다른 자율주행 기술이 도시 전체 공유 차량에 적용될 경우 고객에게 완벽한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는 'AV(Autonomous Vehicle) TaaS'가 실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자율주행기술은 산업적 측면에서도 통신과 인공지능(AI), 센서 등 첨단 기술과 융합이 필수적인 만큼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도 현대차의 '파격 실험'은 의미가 크다.
현대차그룹은 합작법인을 통한 자율주행 SW 개발이 현실화해 완전자율주행 단계에 다다른 자율주행 기술이 도시 전체 공유 차량에 적용될 경우 고객에게 완벽한 이동의 자유를 제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 제공 |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은 △인지 △판단 △제어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세 가지 과정이 원활하게 수행되기 위해서는 각종 하드웨어와 연계해 통합 제어할 수 있는 '엔드투엔드(End-to-End)' SW 솔루션이 필수적이다.
전문가들도 자율주행 기술의 복잡성과 높은 난이도를 고려할 때 다양한 정보와 부품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탄탄한 SW 기술력이 자율주행 경쟁력을 판가름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구글 등 IT 기업들이 자율주행 개발에 뛰어들 수 있었던 배경 역시 이들이 지난 소프트웨어 분야 경쟁력과 무관하지 않다.
앱티브는 자율주행용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선두권 업체이면서도 지금까지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부터 지분 투자 등 적극적인 협업 구도를 갖추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이 최상의 파트너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주요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일반적으로 자율주행 전문 IT기업을 완전 인수하거나 소수 지분 확보를 통해 이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그러나 완전 인수의 경우 타 업체에 대한 기술 폐쇄성으로 인해 호환성이 부족할 수 있으며, 소수 지분 확보의 경우 자동차 업체가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사실상 한계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가 설립하는 JV는 글로벌 자율주행 생태계와 적극적으로 연대 가능한 협업 시스템을 마련, 개방형 협력 구조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자율주행 개발 경쟁은 누가 우군을 더 많이 확보해 다양한 환경에서 더 많은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느냐가 핵심 관건이다"라며 "신설법인과의 우선적 협력을 통해 현대·기아차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더욱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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