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6·3 지방선거 본 투표일인 3일 서울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수 시간 지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대국민 사과에 나섰지만 국민의힘은 "참정권 침해이자 헌정 유린 사태"라며 개표 중단과 선거 연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선관위에 따르면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투표소는 △송파구 문정1동 제4투표소 △문정2동 제2투표소 △잠실2동 제6투표소 △잠실4동 제5투표소 △잠실7동 제2투표소 △가락2동 제3투표소·제7투표소 △위례동 제5투표소 △강남구 청담동 제4투표소 △개포2동 제2투표소 △광진구 구의3동 제6투표소 △동작구 노량진1동 제7투표소 등 총 14곳이다.
이에 선관위는 급히 인근 지역에서 투표용지를 이송하며 대응에 나섰다.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는 투표용지 부족으로 대기 인원이 발생하면서 대기표를 받은 유권자에 한해 투표 종료 시각을 기존 오후 6시에서 오후 10시까지 연장했다.

허철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9시 경기 과천시 중앙선관위 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허 사무총장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를 찾아주신 국민께 불편을 드리고 공정한 선거 관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사과드린다"고 머리 숙였다.
이어 그는 "이번 사안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고 개표가 종료되는 즉시 일부 투표소의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원인과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미흡한 준비와 대처로 실망을 드리게 되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선관위는 지역별 유권자 규모와 과거 투표율을 토대로 투표용지를 산정했으나, 예상보다 많은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하면서 일부 투표소에서 용지가 소진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참정권을 침해한 '헌정 유린'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서울 선거 개표를 즉시 중단하길 바란다"며 "공직선거법 제196조에 의거해 선거를 연기할 것을 정식으로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투표용지를 다른 곳에서 급하게 이송해 오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투표지 관리가 이뤄졌는지 여부에 대한 의구심도 매우 크다"며 "오후 6시 이후에도 투표가 진행되면서 출구조사 결과가 실제 투표에 영향을 미쳤을 개연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공직선거법 제196조에 따르면 천재지변이나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선거를 실시할 수 없거나 실시하지 못한 경우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는 대통령이, 지방의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는 관할 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해당 지방자치단체장과 협의해 선거를 연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선거를 연기한 경우에는 처음부터 선거 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하며, 선거일만 다시 정한 경우에는 이미 진행된 선거 절차에 이어 선거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중앙당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즉각적인 개표 중단을 요구했다. 장 대표는 "서울시 선거는 오염된 선거다. 오염된 선거는 무효"라며 "지금이라도 진상 파악이 이뤄질 때까지 즉시 개표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상 규명 결과에 따라 서울시 선거를 다시 실시해야 한다"며 "막연히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번 사건을 덮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민주당은 중앙선관위의 부실 대응을 비판하면서도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개표 중단·재투표 주장에는 선을 그었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 관리 부실에 대해 강력하게 유감을 표한다. 이 문제는 사과 정도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고 부실 선거 관리 문제에 대해 반드시 책임 물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개표 중단과 재투표 요구는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조 사무총장은 "개표 중단을 결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투표 지 부족 사태와) 관계없이 많은 서울 시민들이 투표를 진행했고 투표가 마감되고 봉인 절차를 거쳐 개표소에 이송돼 개표됐다"면서 "이 문제를 가지고 서울 시민 주권자의 뜻을 불복하는 행태로 가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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