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부산·평택을…정청래 운명 걸린 '3대 승부처'
  • 서다빈 기자
  • 입력: 2026.06.01 00:00 / 수정: 2026.06.01 00:00
전북 공천 책임론·부산 '오빠' 구설·평택 조국 변수
승리 시 연임 청신호, 패배 시 책임론 불가피
"세 지역 승리해야 본전 찾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는 이번 선거를 정청래 대표의 연임 시험대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 /박헌우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는 이번 선거를 정청래 대표의 '연임 시험대'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는 이번 선거를 정청래 대표의 '연임 시험대'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오는 8월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선거 결과에 따라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특히 전북지사 선거와 부산 북갑, 경기 평택을 재·보궐선거를 주목하고 있다. 세 지역 모두 정 대표가 직·간접적으로 깊게 관여한 선거인 데다, 결과에 따라 공천 책임론부터 인재 영입 평가, 범여권 주도권 문제까지 다양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전북지사 선거 결과가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오후 전북도 정읍 시기동 구 명동의류 사거리에서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김관영 무소속 전북지사 후보. /정읍=김성렬 기자
전북지사 선거 결과가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오후 전북도 정읍 시기동 구 명동의류 사거리에서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김관영 무소속 전북지사 후보. /정읍=김성렬 기자

◆ '공천 갈등' 전북…뺏기면 책임론 직격탄

가장 민감한 지역은 전북이다. 전북지사 선거 결과가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민주당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다른 지역을 이겨도 전북을 내주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대리비 지급 의혹'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된 김관영 무소속 후보는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을 '친청(친 정청래) 대 친명(친이재명)' 구도로 규정하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해 왔다. 김 후보는 '식사비 대납 의혹'이 제기된 이원택 민주당 후보를 당이 제명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연일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아울러 정 대표의 연임 저지를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한편, 자신이 당선될 경우 정 대표가 정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도 거듭 밝혀왔다. 사실상 이번 선거를 정 대표 체제에 대한 시험대로 규정한 셈이다. 김 후보 캠프 핵심 관계자는 <더팩트>에 "전북도민의 선택이 정청래 지도부의 공천 방식에 대한 가장 분명한 평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도 위기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사전투표 첫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가 지금 해야 할 일은 허황된 복당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원들에게 사과하고 후보직에서 사퇴하는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는 전북도민 여러분께서 민주당 후보인 이원택 후보를 선택해 달라"며 이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지역의 한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다른 곳을 이겨도 전북에서 지면 정 대표에게는 가장 뼈아픈 결과가 될 것"이라며 "김 후보가 공천 갈등 프레임을 효과적으로 활용했고, 그 과정에서 동정론까지 형성되면서 여론이 움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 역시 "김 후보가 승리할 경우 정 대표의 연임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며 "특정 후보를 지지한 당원들에 대한 징계와 감찰까지 이어지면서 일부 반발 여론이 커진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부산 북갑 역시 정 대표에게는 부담스러운 지역이다. 민주당은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출신인 하정우 후보를 전략적으로 영입하며 영남권 교두보 확보에 공을 들여왔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오후 부산 북구 덕천역 일대에서 유세차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하정우 민주당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후보. /부산=박상민 기자
부산 북갑 역시 정 대표에게는 부담스러운 지역이다. 민주당은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출신인 하정우 후보를 전략적으로 영입하며 영남권 교두보 확보에 공을 들여왔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오후 부산 북구 덕천역 일대에서 유세차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하정우 민주당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후보. /부산=박상민 기자

◆ 부산 북구갑도 부담…정청래가 직접 공들인 하정우

부산 북갑 역시 정 대표에게는 부담스러운 지역이다. 민주당은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출신인 하정우 후보를 전략적으로 영입하며 영남권 교두보 확보에 공을 들여왔다. 정 대표 역시 후보 영입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과거 하 후보를 두고 "하 전 수석은 삼고초려를 넘어 제가 삼십고초려를 해서라도 반드시 모셔오고 싶었던 인재"라고 평가한 바 있다. 그만큼 하 후보의 승패는 정 대표의 정치적 성적표와도 직결된다는 분석이다.

이곳은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가 3선을 거치며 공들여온 지역구이자 민주당의 핵심 영남권 거점이다. 만약 이 지역을 내줄 경우 영남권 확장 전략에 타격이 불가피한 것은 물론, 인재 영입과 공천 전략 전반에 대한 비판도 제기될 수 있다.

특히 하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한동훈 무소속 후보의 원내 진입 가능성은 민주당으로서도 부담이다. 한 후보가 승리할 경우 차기 야권의 유력 주자로서 존재감을 더욱 키우게 되고,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을 향한 공세도 한층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세 과정에서는 정 대표의 '오빠 발언' 논란도 불거졌다. 정 대표는 초등학교 1학년 학생에게 하 후보를 '오빠'라고 불러보라고 했다가 논란이 일자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이후 국민의힘과 한 후보 측은 해당 발언을 고리로 공세를 이어갔다.

민주당은 막판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는 사전 투표 첫날 하 후보와 함께 부산 북구 덕천2동 행정복지센터 사전투표소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전 후보는 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부산에 국회의원 18명이 있는데 집권 여당의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어서야 되겠느냐"며 "특히 제가 부산시장이 된다면 하 후보와 같은 일꾼이 반드시 필요하다. 집권 여당 국회의원 한 명 정도는 있어야 부산시정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이후 정 대표가 부산 공개 일정을 최소화한 것 역시 해당 논란을 의식한 행보로 해석한다. 실제 지난 10일 열린 하정우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도 정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또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각별히 신임하던 인물로 평가받는다"며 "만약 선거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굳이 청와대 핵심 인사를 차출해 선거에 투입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 평택을 역시 민주당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지역이다. 정치권에서는 조 후보가 승리할 경우 조국혁신당과 민주당 관계 설정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1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함박산중앙공원에서 열린 합동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김용남 민주당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 /평택=남윤호 기자
경기 평택을 역시 민주당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지역이다. 정치권에서는 조 후보가 승리할 경우 조국혁신당과 민주당 관계 설정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1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함박산중앙공원에서 열린 합동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김용남 민주당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 /평택=남윤호 기자

◆ 의석 1석 이상의 의미…평택을에 걸린 범여권 셈법

경기 평택을 역시 민주당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지역이다. 조국 후보는 선거 과정에서 범여권 재편 가능성과 차기 대권 구상 등을 거론하며 존재감을 키워왔다. 정치권에서는 조 후보가 승리할 경우 조국혁신당과 민주당 관계 설정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혁신당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 온 민주당과의 연대·통합 논의가 재점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범여권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민주당 지도부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대표가 김용남 민주당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으며 사실상 총력 지원에 나선 것도 이 같은 배경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사전투표 이틀째인 30일 평택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단 회의를 열고 막판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회의에는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조승래 사무총장과 정책본부장인 한정애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평택을 결과가 단순히 의석 1석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범여권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지만, 조 후보가 승리할 경우 혁신당의 정치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민주당의 부담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범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 대표가 김 후보의 후원 회장까지 맡으면서 승부수를 던진 선거"라며 "패배할 경우 '괜히 김용남을 내세운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전략공천에 대한 책임론까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김관영 후보가 공천 과정에서 자신을 피해자 위치에 놓는 전략을 취하면서 전북지사 선거가 단순한 지역 선거를 넘어 민주당 지도부와 정청래 대표에 대한 평가 구도로 바뀌었다"며 "결국 정 대표의 의지와 무관하게 이번 선거 결과가 전당대회를 앞둔 리더십 평가의 기준이 돼버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 입장에서는 세 지역 모두 승리해야 본전을 찾는 선거"라며 "전북은 공천 문제, 부산은 인재 영입, 평택은 범여권 주도권 경쟁과 맞물려 있는 만큼 어느 한 곳이라도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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