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후보 등록을 일주일 앞두고 범여권 간 단일화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중앙당 차원의 일괄 연대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지역별 자율 협상 여지를 열어두자, 평택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울산시장 선거를 중심으로 물밑 셈법이 복잡하게 얽히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중앙당 주도의 일괄적인 선거 연대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각 지역 선거 연대는 지역 판단에 맡기겠다. 중앙당에서는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중앙당이 직접 판을 짜기보다 지역별 자율 협상에 맡기겠다는 의미다.
강 수석대변인은 지난 6일 열린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도 지역별 선거 연대 문제를 시도당위원장 주관 아래 판단하도록 하는 방침이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경남 진주시장 선거에서는 7일 민주당과 진보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단일화하는 데 전격 합의했다.
다만 당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중앙당의 컨트롤타워 기능 없이 산발적으로 단일화가 진행될 경우 전략적 혼선은 물론 지지층 피로감과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단일화는 어쨌든 당이 후보를 포기하는 문제인데 이를 지역에만 맡긴다는 것 자체가 애시당초 말이 안 된다"며 "중앙당 차원에서 단일화를 해놓고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책임론이 불거지는 상황을 의식한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단일화 논의가 단순한 '반(反)국민의힘 연대'를 넘어 각 당의 생존 전략과 향후 지역 주도권 경쟁까지 맞물린 문제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지역별로 단일화 가능성과 방식 역시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평택을…민주·혁신당 충돌 속 '캐스팅보트' 떠오른 진보당?
평택을 재보궐선거는 이번 범여권 단일화 논의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최근 여론조사 흐름도 혼전 양상이다. 지난 4~5일 JTBC가 메타보이스에 의뢰해 평택을 지역 만 18세 이상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 26%, 김용남 민주당 후보 23%,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 18%, 김재연 진보당 후보가 6%로 집계됐다. 조 후보와 김 후보, 유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진보 진영 표 분산을 막기 위한 범여권 연대 필요성이 제기된다.
다만 단일화 셈법은 복잡하다. 진보당은 당초 조국 대표의 평택을 출마를 두고 공개적으로 출마 철회를 촉구하는 등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양측의 감정의 골이 깊어진 만큼 혁신당과 진보당 간 단일화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게 보는 분위기다.
민주당도 혁신당과의 단일화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김용남 후보는 지난 8일 평택시청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혁신당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범죄자들에 대한 알레르기성 반감이 있다"며 "안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상 조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부정한 셈이다. 조 후보는 지난 2024년 12월 자녀 입시비리 및 청와대 감찰무마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돼 수감된 뒤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반면 조 대표는 단일화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았다. 그는 MBC '뉴스투데이'에 출연해 "지금 단일화 얘기를 하는 건 매우 이르다"며 "향후 남은 30일 동안 서서히 평가 과정이 이루어질 것이고, 그 속에서 여론조사나 투표를 통해서 자연스러운 단일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결국 정치권에서는 민주당과 진보당 간 단일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김재연 후보가 일찌감치 평택 지역 조직을 다져온 만큼 진보 진영 내 협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범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진보당은 평택 지역에서 출마한 진보 진영 후보 중 가장 오랫동안 조직 기반을 촘촘하게 다져왔다"며 "조국 대표와는 몰라도 민주당과 진보당 간의 단일화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진보 표 분산'에 단일화 압박 커지는 울산
울산시장 선거 역시 단일화 논의의 핵심 지역이다. 김상욱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는 앞서 진보당과 혁신당 후보를 향해 범민주진영 후보 단일화를 공개 제안했다. 그는 단일화를 '시민적인 요구'로 규정하며 후보 간 직접 논의를 통해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진보당 김종훈 후보는 단일화 조건으로 정책 토론회를 요구하고 있다. 김 후보는 "최소한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토론회가 단일화의 첫 단계"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상욱 민주당 후보와 김종훈 진보당 후보, 황명필 조국혁신당 후보는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세 차례 정책 토론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김상욱 후보는 세번째 토론회가 열린 지난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세 번째 토론회가 전환점이 되어 범민주 진영 단일화를 향한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중앙당과 시당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후보자 간이라도 진정성 있는 단일화 논의를 시작하고 결과를 내자"고 적었다.
여론조사 흐름도 단일화 압박을 키우는 분위기다. KBS울산과 울산매일신문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4~5일 울산지역 유권자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김두겸 국민의힘 후보는 37.1%, 김상욱 민주당 후보는 32.9%로 집계됐다. 이어 진보당 김종훈 후보 14.2%, 무소속 박맹우 후보 8.5% 순이었다. 사실상 진보 진영 표가 결집돼야만 국민의힘 후보를 꺾을 수 있는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혁신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진보당은 당초 평택과 울산에 집중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며 "선거 승리를 위해 두 지역을 연계한 포괄적 단일화 논의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 후보 역시 출마 초기부터 울산 지역 내 인지도 확대와 향후 정치적 입지 확보에 무게를 두고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선거비용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전 단일화나 자진 사퇴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내다봤다.
기사에 인용된 평택을 재보궐선거 여론조사는 무선 100% 전화면접(CATI)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 응답률은 11.6%다. 울산시장 여론조사는 무선 ARS 80%, 유선 RDD ARS 20%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6.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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