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가담' 박성재 2심 징역 9년…직권남용 무죄 등 16년 감형

  • 선은양 기자
  • 입력: 2026.10.21 17:17 / 수정: 2026.10.21 17:17
출국금지 담당자 대기·수용여력 검토는 유죄
합수부 포렌식 검사 파견 등 일부 무죄 판단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법무부 간부회의를 소집해 교정시설 수용 공간 확보를 지시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항소심에서 징역 9년으로 감형됐다. 박 전 장관이 지난 4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송호영 기자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법무부 간부회의를 소집해 교정시설 수용 공간 확보를 지시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항소심에서 징역 9년으로 감형됐다. 박 전 장관이 지난 4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송호영 기자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법무부 간부회의를 소집해 교정시설 수용 공간 확보를 지시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항소심에서 징역 9년으로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21일 오후 3시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1심 형량인 징역 25년보다 16년 줄었다.

재판부는 "박 전 장관이 비상계엄과 포고령의 위헌성을 알고도 계엄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며 "오히려 자신의 지휘·감독하에 있는 공무원들에게 포고령 집행을 위해 필요한 사항을 지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위헌적인 비상계엄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다만 "박 전 장관이 계엄에 관해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사전에 모의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시 내용이 출국금지 업무 담당자의 출근·대기, 수도권 교정시설의 수용 여력 검토 등 사전 준비행위에 그쳤고, 실제 인신의 구속 및 출국금지 등의 결과가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소사실 중에서는 박 전 장관이 계엄 선포 직후 법무부 출입국 출국금지 담당자들에게 출근 대기를 지시하고, 교정본부장에게 수도권 교정시설의 수용 여력을 검토하도록 한 행위가 내란 중요임무 종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출국금지 담당자 대기 지시를 두고 "윤 전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신병 확보와 이를 위한 선제적 조치로서 출국금지를 하는 것은 비상계엄 전체 계획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수도권 교정시설 수용 여력 검토 지시를 두고는 "박 전 장관이 교정본부장에게 심야 통화로 검토를 지시했다"며 "포고령 집행을 위한 지시"이라고 지적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4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4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반면 1심이 유죄로 인정한 서울구치소 수용 거실 현황 검토 지시와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관련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서울구치소의 실제 사용 가능한 거실 현황 검토를 지시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관련 문건이 박 전 장관에게 보고됐다는 증거가 없다"고 했다.

합수본 검사 파견 지시에 대해서는 박 전 장관이 법무부 검찰과장에게 파견 요청에 대비해 검토하라고 지시했을 뿐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원론적인 차원의 지시만으로는 내란의 목적 달성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내란중요임무종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심우정 당시 검찰총장에게 포렌식 인력 파견을 지시했다는 점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는 전부 무죄로 뒤집혔다.

재판부는 "출국금지 담당자 대기 지시가 위헌적인 포고령을 집행하려는 목적으로 이뤄져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면서도 "당시 상황이 국가공무원 복무규칙상 비상근무 사유에 해당하고 담당자들의 출근·대기도 비상근무의 일환으로 볼 수 있어,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는 아니다"고 판단했다.

계엄 정당화 문건 작성 보고 지시도 직권남용이라고 봤지만 "해당 문건이 박 전 장관 직무 집행과 연결된 사무이고, 작성 기준과 절차가 법령에 명시돼 있거나 실무자에게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위증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완규 전 법제처장에게 1심의 공소기각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내란특검법상 수사 대상에 내란·외환 행위와 관련된 고소·고발 사건도 포함된다"며 이 전 처장 혐의가 특검 수사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 지난 6월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 지난 6월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박 전 장관에게 1심 선고와 같은 징역 2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 전 장관은 계엄 선포 직후 법무부 간부회의를 소집해 교정시설 수용 공간 확보와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등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계엄사령부의 출국금지 요청에 대비해 법무부 출국금지 담당 직원들에게 비상대기 명령을 내린 혐의도 받는다.

이 전 처장에겐 계엄이 해제된 이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삼청동 안가회동과 관련해 단순 친목 모임이었을 뿐 계엄 논의는 없었다고 위증한 혐의가 적용됐다.

1심은 지난 6월 박 전 장관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이 전 처장에 대해서는 공소기각 판결했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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