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감] 국민연금 리밸런싱 유예 논란…청년 연금료 '신청자만' 지원 한계

  • 이준영 기자
  • 입력: 2026.10.14 17:48 / 수정: 2026.10.14 17:51
정치적 증시 부양 의혹 제기...연금공단, 여당 반박
첫 연금료 신청자만 지원...정보력 약한 청년 소외 가능성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국민연금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국회=서예원 기자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국민연금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국회=서예원 기자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 리밸런싱(자산 비중 재조정) 유예 결정을 두고 국민의힘은 정치적 목적을 가진 국내 증시 부양용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여당은 이같은 주장은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청년 첫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 정책이 당초 전체 청년을 자동지원하는 방침에서 신청한 청년만 지원하는 것으로 축소된 문제도 거론됐다. 정보력이 약한 취약계층 청년들이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국민연금공단 대상으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연금이 국내증시 부양의 정치적 목적으로 동원됐다"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올해 1월 국내 주식 비중을 14.4%에서 14.9%로 올리고 리밸런싱을 6월까지 유예하면서 회의록을 비공개했다. 5월에는 국내 주식 비중을 20.8%까지 높이고 ±3%였던 리밸런싱 허용 범위까지 넓힌 뒤 역시 비공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두 회의로 치솟는 주가를 과열로 부추기고 부양하기 위해서라는 많은 언론 지적이 있었다"고 말을 붙였다.

이 의원은 "국민연금이 74조원 매도 폭탄을 던졌다는 지난 8월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유튜브에 출연해 ‘시장에 주는 영향이 거의 없도록 하는 것이 리밸런싱의 규칙’이라고 했다"며 "그런데 6월 이전에는 리밸런싱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유예하고, 회의록도 공개하지 않은 채 유예 사실을 알리는 보도자료까지 냈다. 6월을 기점으로 상반된 주장을 펼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9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국내 연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이 낮다고 언급했고, 12월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국내 주식 보유 비율을 묻자 이사장은 투자 지침 기준을 변경하겠다고 답했다"며 "2026년 1월 울산 타운홀미팅에서도 대통령은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으로 250조 원을 벌었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그는 "규정상 1월 말 허용 범위인 17.9%를 넘는 초과분은 기계적으로 매도해야 했지만, 리밸런싱 기준을 조정하면서 주가를 떠받쳤다"며 "리밸런싱 유예라는 헛발질로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비싸게 팔고 나갈 기회를 얻었고, 그 피해는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을 믿은 개인 투자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6월 지방선거 이후 규정에 따라 매도를 시작하자 주식시장이 폭락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성주 이사장은 "기금운용위원회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이지만 양대 노총 추천을 포함한 노사 추천 위원과 수급자·가입자 등 각계 대표가 참여해 민주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며 "정부의 주문 사항이 그대로 통과된 것은 경험해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또 "정부 측 인사가 몇 명 왔느냐와 관계없이 1월과 5월 결정 모두 만장일치였고 표결하지 않았다"며 "윤석열 정부 때 추천된 전문가를 포함해 리밸런싱 유예와 국내 주식 비중 확대에 이견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이 "이사장의 말을 정확하게 믿을 수 있도록 회의록을 국회에 보고하라"고 요구하자 김 이사장은 "복지부가 요약해 발표했기 때문에 충분히 전달됐다고 본다. 회의록 비공개는 법에 정해진 데 따른 것"이라고 답했다.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도 "리밸런싱 유예는 올해 1월 기금운용위가 의결했고, 5월에는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14.9%에서 20.8%로 올리며 유예를 이어갔다"며 "그 회의에서 누가, 무슨 근거로, 어떤 발언을 했는지 회의록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런데 기금운용위는 이 안건 회의록을 2030년에야 공개하기로 의결했다"고 따져 물었다.

그는 "국민연금은 증시 부양의 도구가 아니라 국민 노후자금이다. 그 돈이 어떻게 운용됐는지 기록을 확인하는 것은 국회 책무"라며 "민주당에 요청한다. 상임위 차원의 회의록 제출 요구에 함께해달라. 국민의 노후자금이 어떻게 결정됐는지 국회가 확인하자는 것뿐이다. 민주당이 반대할 이유가 전혀없다"고 했다.

또 백 의원은 "국민연금 운용의 핵심 결정을 내린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 증인 채택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이 거부해 국감이 반쪽으로 전락했다"며 "국민연금이 왜 원칙을 깨고 리밸런싱을 미뤘는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누가 어떤 과정으로 결정했는지 당시 정부 정책 총괄했던 당사자에게 묻는 길이 막혀 기록으로 확인해야 한다"

이에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전 실장 증인 출석 요구는 국정감사 취지에 맞지 않고, 복지위의 증인으로 불러서 따질 사안이 아니"라며 기금운용위 회의록 제출 요구에 대해서도 "진행 중인 투자 전략이 공개될 수 있는 위험까지 무릅쓰고 공개하라는 것이 진정 국민을 위한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주가 상승기에 국민연금이 매도하면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리밸런싱 유예는 국내 주식 비중이 허용 범위를 넘어서더라도 매도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이지 추가로 국내 주식을 사는 것이 아니다"며 "그렇기에 국내 증시 부양에 국민연금이 동원된 것이 아니다. 단순한 억측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2026 1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가 지난 4월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가운데 구직자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더팩트DB
‘2026 1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가 지난 4월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가운데 구직자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더팩트DB

◆ 청년 첫 국민연금료 신청주의 문제...정보력 약한 취약 청년 소외 우려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첫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 정책이 당초 방침이었던 자동 지원이 아닌 신청주의로 바뀐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경제력과 정보력이 부족한 취약계층 청년들은 해당 제도를 몰라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문제 제기다.

이 대통령은 국민 가운데 소수만 국민연금 임의가입 제도 혜택을 누리는 상황이 부적절하다며 내년부터 청년 첫 국민연금료를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당초 취지인 전체 청년 자동 지원이 아닌 신청자만 지원하는 방침으로 축소됐다. 임의가입하면 가입 기간이 늘어 연금액을 더 많이 받는 혜택을 본다. 중간에 납부를 안해도 추후 납부하면 가입 기간을 늘릴 수 있다.

이날 이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은 ‘이제 신청하지 않아도 국가가 먼저 챙긴다’고 했지만, 청년 국민연금은 첫 보험료도 실업크레딧도 아직 ‘청년이 먼저’ 신청해야 받는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정보가 빠르고 부모 능력이 되는 집만 자녀 보험료를 내주는 구조를 "부정의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 대선 공약은 ‘국가가 청년의 생애 첫 보험료를 지원’하는 것이었고 여당 의원들은 18세가 되면 직권으로 가입시키는 법안을 냈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2월 법안소위에서 ‘신청한 청년만’ 지원하는 수정의견을 냈고 당시 차관은 "청와대하고도 얘기가 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이 설계 변경 이유를 묻자 복지부는 "청년층의 부정적 여론을 고려했다"고 답하면서 그 근거로 KBS 뉴스 기사의 댓글과 공감 수를 제시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10월 12일 기준 청년 첫 국민연금 보험료 사전신청 3082건 가운데 부모 등 대리 신청이 2314건(75.1%)이었다. 이 의원은 "부모가 제도를 모르는 청년은 누가 챙기느냐"며 "이재명 대통령이 정보격차를 부정의하다고 했다면 부모가 알든 모르든 지원받게 만드는 것이 정부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 국회에서 자동가입이 되도록 했으면 좋았을 텐데 통과하지 않아 아쉽게 생각한다"며 "대신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고 답했다.

여당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제기됐다. 다만 신청주의를 인정하는 발언이었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년 첫 보험료 지원은 직접 신청을 해야만 받을수 있다"며 "정보가 취약한 계층이 받아야 하는데 이런 분들이 누락될 수 있다. 청년들이 빠짐없이 첫 보험료를 지원 받을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와 준비를 해달라"고 말했다.

김성주 이사장은 "내년 본격 시행하면 고등학교, 군부대도 직접 방문해 설명할 생각이다. 가장 좋은 거는 자동가입되는 건데 입법이 안됐다. 이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국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강남 등 경제력과 정보력 있는 주민들이 많은 지역의 임의가입율이 전국 평균 2배에 달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만18세 임의가입자 비율은 전국 평균 1.92%에 그쳤다. 지역별 편차도 컸다. 강남3구 3.95%, 세종 3.57%, 서울 2.86%였다. 반면 제주 1.07%, 경북 1.19%, 충북 1.39% 등으로 지방은 낮았다. 이들 지역과 가입율이 높은 지역 간에 3배 가량 차이가 났다.

만18세~ 만27세 미만의 국민연금 임의가입 비율도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은 1.25%였다. 강남 3구 2.62%, 세종 2.82%, 서울 1.73%로 평균을 넘었다. 반면 제주 0.73%, 경북 0.84%, 경남 0.92%, 인천 0.94% 등 지역은 평균을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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