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체 지원 방침 깨고 신청자만 지원키로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청년 가운데 국민연금 임의가입자가 1%대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년들 가입 기간을 늘려 연금액을 높이는 임의가입 제도 혜택을 소수만 누리는 상황이다. 특히 서울 강남 등 경제력이나 정보력 있는 주민들이 많은 지역의 임의가입율이 전국 평균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지역 격차가 컸다.
임의가입은 사업장가입자나 지역가입자가 될 수 없는 사람도 국민연금에 가입해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청년들은 임의가입하면 가입 기간이 늘어 연금액을 더 많이 받는 혜택을 본다. 중간에 납부를 안해도 추후 납부하면 가입 기간을 늘릴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 가운데 소수만 임의가입 제도 혜택을 누리는 상황이 부적절하다며 내년부터 청년 첫 국민연금료를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당초 취지인 전체 청년 자동 지원이 아닌 신청자만 지원하는 방침으로 축소됐다.
30일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만18세 임의가입자 비율은 전국 평균 1.92%에 그쳤다. 지역별 편차도 컸다. 강남3구 3.95%, 세종 3.57%, 서울 2.86%였다. 반면 제주 1.07%, 경북 1.19%, 충북 1.39% 등으로 지방은 낮았다. 이들 지역과 가입율이 높은 지역 간에 3배 가량 차이가 났다.
만18세~ 만27세 미만의 국민연금 임의가입 비율도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은 1.25%였다. 강남 3구 2.62%, 세종 2.82%, 서울 1.73%로 평균을 넘었다. 반면 제주 0.73%, 경북 0.84%, 경남 0.92%, 인천 0.94% 등 지역은 평균을 밑돌았다.
강남3구, 세종, 서울 등에서 청년 국민연금 임의가입 비율이 타 지역보다 높게 나타난 이유로 경제력과 정보력이 꼽혔다.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고 임의가입 혜택을 인식하고 있는 지역에서 임의가입 비율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임의가입은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아도 되는 청년 가운데 일부가 일찍 가입 이력을 만들어 연금 수령 나이가 됐을때 연금액을 늘리는 방법으로 활용된다. 경제력이 있거나 임의가입 혜택을 알고 있는 부모들은 자녀들이 18세가 되면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주는 경우가 있다. 국민 일부만 임의가입 제도 혜택을 누리는 상황이다.
이에 이 대통령은 청년 첫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 정책을 추진하면서 소수만 혜택을 보는 현 상황이 부적절하다는 뜻을 밝혔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청년 최초 국민연금료 지원과 관련해 "복지 정책은 공평하게 기회를 줘야하는데 동작 빠르고 정보가 많은 소수만 혜택을 보고 나머진 혜택을 못보면 옳지 않다"며 "누구나 소급해 납부할수 있게 해야 하는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여당인 민주당 남인순, 서영석, 이수진 의원이 각각 발의한 국민연금법 개정안도 청년 노후소득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18세 청년 모두에 국가가 보험료를 자동 지원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지난 2월 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자동 지원이 아닌 신청한 청년만 지원하자고 의견을 냈고 복지위가 이를 수용했다. 당시 2월 27일 복지위 소위 회의에서 김남희 민주당 의원은 신청 청년만 지원하자는 복지부 의견에 "이것은 잘못됐다. 제도 취지가 일부 사람만 이용하고 있기에 보편적으로 하자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도 몇 번이나 복지 혜택 몰라서 신청 못 하는 사람 없게하자며 신청주의를 극복해야 된다고 이야기해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신청한 청년만 첫 보험료 한달치를 내년부터 지원하는 내용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복지부는 청년 대상 홍보를 강화해 첫 보험료 지원 대상을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청년들 임의가입율이 1%대로 저조하고 지역 격차가 큰 상황에서 당초 취지대로 자동지원을 해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주은선 교수는 "청년 첫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은 청년 모두에 해야 한다는 것이 원래 취지였다. 전체 청년에 지원하면 이들 연금 수령액을 높이고 장애연금 보장까지 할 수 있어 청년 노후 보장성을 강화하는 이점이 크다"며 "신청한 청년만 지원하는 것으로 바뀐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첫 보험료 지원으로 국민연금 가입자가 된 후에는 노령연금뿐 아니라 장애연금, 유족연금 혜택도 받는다. 장애연금은 가입 중 발생한 질병이나 부상으로 완치 후에도 장애가 남았을 경우 장애정도에 따라 자신과 가족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장애가 있는한 지급한다. 유족연금은 국민연금에 가입하고 있거나 노령연금, 장애연금을 받는 사람이 사망하면 그 사람에 의해 생계를 유지하던 유족에게 가입기간에 따라 기본연금액의 일정률을 지급하는 제도다. 이 외에도 국민연금 가입자는 두루누리 보험료 지원, 저소득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 실업크레딧 등 다양한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민단체와 노조로 구성된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은성진 사무국장은 "신청주의 한계가 있을 것이다. 결국 자동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국민연금공단 내에 청년 첫 보험료 지원 관련 인력도 늘려 제도 시행에 문제가 없게끔 해야한다"고 말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18세가 된 청년 모두에 국민연금 보험료를 3개월 지원하는 경우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649억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정부 방침대로 1개월 지원 기준으로는 1년에 약 216억원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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