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틈타 석유화학제품 가격 담합 혐의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15조원 규모의 석유화학제품 가격을 담합한 의혹을 받는 업체 전·현직 경영진 8명 중 2명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이지영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배 모 씨와 황 모 씨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구속 사유를 밝혔다.
다만 김유신 OCI 대표이사와 장영수 전 PKC 대표이사 등 6명의 구속영장은 기각했다.
김 대표와 다른 황 모 씨에 대해서는 "범죄 혐의에 대한 충분한 소명이 되었다고 보기 어려워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다"며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춰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장 전 대표와 박 모 씨, 윤 모 씨에 대해서는 "피의자가 혐의에 대해 다투고 있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고, 수사 진행 경과에 비춰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 모 씨의 경우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춰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대표와 장 전 대표 등 전·현직 경영진 8명은 전날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이들은 수년간 폴리염화비닐(PVC) 가소제와 가성소다, 염산 등 8개 석유화학제품의 가격 인상을 사전에 협의한 혐의를 받는다. PVC는 건축자재와 파이프, 전선 피복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합성 플라스틱으로 나프타를 주재료로 한다.
검찰은 OCI, PCK, LG화학, 롯데정밀화학, 유니드, 애경케미칼, 한화솔루션 등 7개 기업이 중동전쟁이 발발한 지난 2021년부터 석유화학제품의 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나프타 수급이 불안정해진 상황을 악용해 15조 원에 육박하는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이는 검찰이 수사한 역대 담합 사건 중 최대 규모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0일 김 대표와 장 전 대표 등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지난 14일 국내 석유화학업체 전·현직 임원 8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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