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여기어때, 과징금 불복 행정소송도

[더팩트 | 정예은 기자] 입점 숙박업체들을 상대로 광고 상품을 판매하면서 미사용 할인 쿠폰을 일방적으로 소멸시키는 등 '갑질'을 한 혐의로 기소된 심명섭 전 여기어때 대표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임혜원 부장판사는 17일 오후 심 전 대표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사건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검찰은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플랫폼 시장 내 우월한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입점 숙박업체에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경제적 이득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입점업체들이 광고비에 포함된 비용을 지불해 쿠폰을 구매했음에도 유효기간 만료라는 이유로 미사용 쿠폰을 일방적으로 소멸시켰다"며 "입점업체가 비용을 부담한 쿠폰을 환급하지 않은 것은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불이익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 전 대표 측은 할인쿠폰은 입점 업체들에 무상으로 제공한 혜택일 뿐 쿠폰 소멸에 따른 불이익은 없었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심 전 대표 측 변호인은 "리워드 할인쿠폰을 광고상품과 결합해 판매하지 않았고, 쿠폰은 여기어때가 자체 비용으로 무상 제공한 혜택"이라며 "유효기간이 지나 쿠폰이 사라졌더라도 이를 보충하거나 환급할 의무가 없고, 불이익 제공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검찰 공소장에는 불이익을 받은 거래 상대방과 손해액, 피해 시점 등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아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방해한다"며 "업체별로 쿠폰을 모두 사용한 곳과 일부만 사용한 곳 등이 다른 만큼 실제 불이익을 받은 숙박업체를 개별적으로 특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불이익 제공에 고의가 없었으며 일부 혐의는 공소시효가 완성돼 면소 판결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에 재판부는 검찰 측에 할인쿠폰 구매 비용 부담 주체와 거래 및 대금 정산 구조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오는 12월14일부터는 입점업체 점주와 처음 사건을 조사했던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이어가기로 했다.
여기어때와 야놀자는 지난 2017년부터 약 7년간 자사 앱을 이용하는 숙박업체에 광고 상품에 할인쿠폰을 결합 판매한 뒤 유효기간 내 소진되지 않은 할인쿠폰은 일방적으로 소멸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심 전 대표는 할인쿠폰이 포함된 광고상품 정책을 승인한 뒤 미사용 쿠폰을 소멸시켜 입점업체에 불이익을 준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그는 당시 보유하고 있던 여기어때 지분 약 50%를 영국계 사모펀드 CVC캐피털에 매각해 1500억 원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놀자는 1개월의 광고 계약기간이 지나면 미사용 쿠폰을 소멸시키고, 여기어때는 쿠폰 유효기간을 짧게는 하루로 설정해 당일 사용되지 않은 쿠폰을 소멸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이 파악한 미사용 쿠폰 규모는 야놀자 약 12억 원, 여기어때 약 359억 원으로 총 371억 원 상당이다.
앞서 공정위는 두 업체가 입점업체들이 비용을 낸 할인쿠폰을 별도의 보상 없이 소멸시킨 것은 거래상 지위 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고 야놀자에 5억4000만 원, 여기어때에 1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두 업체는 이에 불복해 지난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ye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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