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차입투자 21% 늘며 급등락 증폭
반도체 쏠림은 여전히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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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쏠린 레버리지 투자가 국내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윤정원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몸집이 두 달 새 절반 이하로 줄었다. 주가 조정 과정에서 레버리지 포지션이 상당 부분 청산된 결과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반도체주 쏠림이 여전한 데다 주가가 다시 오르면 레버리지 투자도 재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0일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8월 말 국내 상장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가총액은 6월 말보다 57.9% 감소했다. 홍콩에 상장된 두 종목의 레버리지 ETF 시총도 같은 기간 69.4% 줄었다. 국내 증권사의 신용융자잔액 역시 8월 말 33조3000억원으로 6월 말보다 10.9% 감소했다.
지금은 레버리지가 빠지는 국면이지만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상황은 정반대였다. 주식시장 상승세를 타고 증권사 신용융자와 증권담보대출 등을 활용한 개인의 레버리지 투자 규모는 올해 상반기에만 21% 증가했다. 레버리지 ETF 역시 반도체 섹터형을 중심으로 늘다가 단일종목 상품 출시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상품으로 자금이 빠르게 몰렸다.
한은은 이 과정에서 레버리지 투자가 단순히 투자자의 손익을 두 배로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주가 움직임까지 키웠다고 분석했다. 레버리지 ETF는 목표 배율을 유지하기 위해 기초자산 가격이 오르면 같은 방향으로 현·선물 포지션을 늘리고, 가격이 내리면 반대로 줄이는 리밸런싱이 필요하다. 이 거래가 장 후반에 집중되면서 일중 주가 변동성을 키웠다는 것이다. 실제 5월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선물의 거래대금과 미결제약정도 크게 늘었다.
상승장에서 쌓인 레버리지는 증시가 꺾이자 반대 방향으로 작동했다. 한은은 6월 하순 이후 주가 조정 과정에서 누적된 레버리지 포지션이 빠르게 청산되면서 매도 압력이 단기간에 집중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대규모 반대매매가 장 초반 한꺼번에 실행되면서 하루 중 주가 등락 폭도 확대된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 상품만의 문제도 아니었다. 2025년 홍콩에 먼저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는 올해 상반기 두 종목의 주가 상승과 맞물려 시가총액이 20배 이상 불어났다. 해당 ETF 운용사와 총수익스왑(TRS) 계약을 맺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이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국내 현물·선물·옵션을 거래하면서 해외에서 만들어진 레버리지가 다시 국내 시장 수급에 영향을 주는 구조가 형성됐다. 한은은 해외 헤지펀드가 구축한 대규모 레버리지 포지션이 7월 주가 급락 과정에서 청산된 것도 국내 주가 변동성을 확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레버리지의 충격이 컸던 배경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시장 쏠림도 있었다. 올해 1~6월 코스피 상승분 가운데 두 종목의 기여율은 약 77%였다. 코스피가 8000선에서 9000선을 넘어설 때는 두 종목의 기여율이 99%까지 치솟았다. 6월 들어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과 거래대금 비중이 코스피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두 종목의 주가가 흔들리면 지수 전체의 등락 폭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셈이다.
실제 올해 국내 증시의 변동성은 과거 금융위기 때보다 높았다. 1~7월 일별 주가 변동성은 4.1%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3.2%, 코로나19 당시 2.6%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전일 대비 5% 이상 급등락한 거래일 비중도 22.5%에 달했다. 주요 30개국 가운데 한국의 일별 주가 변동성이 가장 높았고, 2위 일본(2.1%)과 비교해도 약 두 배 수준이었다.
최근에는 레버리지 포지션이 상당 부분 청산되면서 변동성도 다소 낮아졌다. 다만 한은은 "반도체 섹터 쏠림이 여전한 데다 주가 상승기대에 기반한 레버리지 투자가 확대될 가능성도 잠재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내외 레버리지 거래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 나가면서" 시장의 충격 흡수력과 복원력을 높이기 위한 자본시장 구조 개선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국내 주요 기업 주가와 연계된 금융상품이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관련 모니터링 체계도 정비·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