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중수청 수사 겹치면 '수사권관할조정협의회'서 중재
  • 김영봉 기자
  • 입력: 2026.09.10 12:00 / 수정: 2026.09.10 12:00
경합 시 수사기관장이 협의회에 조정 신청
보완수사 이행관리·사건관계인 권리구제 강화
10일 경찰청에 따르면 개정 형소법 제197조의4는 수사기관장이 수사경합에 따른 관할 조정을 협의회에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협의회의 구성과 운영 방식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며 해당 조항은 내년 2월5일부터 시행된다./김영봉 기자
10일 경찰청에 따르면 개정 형소법 제197조의4는 수사기관장이 수사경합에 따른 관할 조정을 협의회에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협의회의 구성과 운영 방식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며 해당 조항은 내년 2월5일부터 시행된다./김영봉 기자

[더팩트ㅣ김영봉 기자] 새 형사사법체계 출범 이후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수사기관 간 동일사건을 두고 경합이 발생하면 수사권관할조정협의회(협의회)를 통해 조정한다.

10일 경찰청에 따르면 개정 형사소송법 제197조의4는 수사기관장이 수사경합에 따른 관할 조정을 협의회에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협의회의 구성과 운영 방식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며, 해당 조항은 내년 2월5일부터 시행된다.

오는 10월2일 중수청 출범 이후 경찰과 공수처, 중수청의 수사대상이 겹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수청은 사기·횡령·배임 등 경제범죄를 비롯해 부패·방위사업·마약·내란·외환·사이버·법왜곡 범죄 등을 수사한다. 이에 협의회 중재를 통해 수사기관 간 조정을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중수청법 제43조에 따라 경찰은 이들 범죄를 인지하면 3일 내 중수청에 통보해야 한다. 중수청장이 사건 이첩을 요구하면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넘겨야 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수청 통보 대상 사건은 약 58만건이다. 이 중 사기 범죄가 약 51만건을 차지했다. 경찰은 중고거래 사기 등 경미한 사건까지 모두 통보하는 것은 중대범죄 수사라는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보고 중수청 준비단과 통보 범위를 조정했다. 이에 따라 사기 사건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5억원 이상 경우에만 통보하기로 했다. 실제 통보 대상은 연간 8만건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경찰이 현행범을 체포하거나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등 수사를 상당 부분 진행해 계속 맡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중수청과 먼저 관할을 협의한다. 이견을 해소하지 못하면 협의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협의회가 출범하기 전까지 동일 사건의 관할은 기관 간 충분한 협의를 통해 조정해 수사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0일 경찰청에 따르면 개정 형소법 제197조의4는 수사기관장이 수사경합에 따른 관할 조정을 협의회에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협의회의 구성과 운영 방식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며 해당 조항은 내년 2월5일부터 시행된다./김영봉 기자
10일 경찰청에 따르면 개정 형소법 제197조의4는 수사기관장이 수사경합에 따른 관할 조정을 협의회에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협의회의 구성과 운영 방식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며 해당 조항은 내년 2월5일부터 시행된다./김영봉 기자

개정 형소법 시행으로 경찰과 검사의 협력 절차도 달라지고 보완수사 이행관리와 사건관계인의 권리구제는 강화된다. 경찰청은 이를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경찰수사규칙과 범죄수사규칙 개정안을 마련했다. 개정안은 지난 7일 국가경찰위원회 의결을 거쳤다.

경찰은 법률 판단이나 증거 수집의 적절성 등에 관해 검사에게 의견을 요청할 수 있다. 검사가 의견을 내면 경찰은 수용 여부를 수사기록에 남긴다.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는 원칙적으로 1개월 내 처리해야 한다. 기간 연장이 필요하면 사유와 기간, 관련 자료를 제출한다. 결과를 통보하기 전에는 종합수사 결과와 사건기록을 검사에게 보내 요구사항의 이행 여부를 확인받는다.

사건관계인의 권리구제도 강화된다. 고소인·고발인·피해자 또는 법정대리인은 수사가 6개월 이상 지연되거나 권리침해 또는 위법·부당한 수사행위가 있다고 판단하면 경찰관서장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관서장은 14일 내 수사관 교체나 수사계획, 권리보호 대책 등을 알려야 한다.

경찰은 불송치 통지 때 결정서와 이의신청서를 함께 제공한다.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어 범죄 피해자에 준하는 고발인도 이의를 신청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수사기록의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다.

수사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녹음·녹화 제도도 도입된다. 피의자나 변호인이 요청하면 신문 전 과정을 녹음하고, 압수·수색·검증은 원칙적으로 모든 과정을 녹화해 수사기록과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등록해야 한다. 다만 장비와 예산 마련 등을 위해 시행은 1년 유예된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필요한 준비와 후속 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ky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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