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민원 전달…기준·절차 요구 없었다"

[더팩트 | 김해인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과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부당한 요청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후보자 측은 치료제 허가 청탁이 아닌 공익적 고충민원의 단순 전달이었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의 연락으로 임상시험 승인이 앞당겨졌다는 주장도 정당한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난 2021년 10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추진하던 제넨셀의 임상시험계획 승인과 관련해 당시 김강립 식약처장에게 신속한 업무 처리를 요청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서부지법 판결문 등에 따르면 제넨셀 설립자인 경희대 교수 강모 씨는 당시 임상시험 승인이 늦어지고 있다는 취지로 정치권 인맥이 있던 사업가 양모 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양 씨는 친분이 있던 당시 민주당 초선 의원 김 후보자에게 치료제 관련 자료를 전달하며 식약처 담당 부서에서 업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해달라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오케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김 후보자는 같은 달 12일 김 전 처장에게 제넨셀과 관련한 식약처 내부 담당 부서를 언급하며 "담당 실무자들이 좀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는 취지로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처장은 "염려해주신 건은 잘 챙기도록 실무진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식약처는 같은 달 26일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3상 시험계획을 승인했다.
이 과정에서 양 씨가 임상시험 승인과 관련해 김 후보자에게 후원금 500만 원을 전달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양 씨는 김 후보자에게 "오빠"라고 부르며 "이재명 라인인데 보답을 못 해 다시 부탁하기 그렇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씨가 김 후보자의 후원금 계좌를 묻자 김 후보자는 "고마워"라고 답하며 계좌를 알려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다만 김 후보자의 후원금 한도가 이미 채워져 실제 송금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 씨는 재판 과정에서 김 후보자가 "마음만 받겠다"며 후원을 거절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서울서부지검은 김 후보자를 알선뇌물약속 혐의로 수사한 뒤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실제 후원이 이뤄지지는 않았고, 김 후보자와 강 씨가 직접 연락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다만 강 씨와 양 씨는 뇌물공여약속 혐의로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김 후보자는 처분의 사실관계와 법률적 전제가 잘못됐다며 지난해 5월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이날 두 차례에 걸쳐 해명 자료를 냈다.
준비단은 김 후보자의 식약처 연락에 대해 "치료제 허가 청탁이 아닌 공익적 고충민원 단순 전달"이라며 "코로나 팬데믹 당시 국내 중소기업의 임상시험 절차가 부당하게 지연되지 않도록 살펴봐 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치료제 허가나 우선 심사, 기준 완화 또는 절차 생략을 요구하지 않았다"며 "식약처 직원 7명은 처장의 별도 지시나 특별보고가 없었다고 진술했다. 국민의 고충민원 처리를 위한 민원 전달은 국회의원 청탁금지법에서도 명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검찰도 당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고려해 임상시험계획 승인 절차를 신속히 처리해 달라는 요청만으로는 청탁 자체가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또 식약처 심사 과정에서도 이례적인 규정이나 매뉴얼 위반도 확인되지 않다고 적혀 있고, 김 후보자가 정치후원금이나 금품·접대를 받은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기소유예 처분을 두고는 법원의 유죄판결이나 확정된 범죄사실이 아니라 검사의 불기소 처분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사건은 윤석열 정부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원석 검찰총장 체제에서 약 3년간 진행됐으며 검사 11명이 수사에 투입됐으므로 '탄핵 정국에 편승한 봐주기 처분'이라는 주장은 객관적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준비단은 김 후보자의 연락으로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이 앞당겨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하며 반박했다.
준비단에 따르면 제넨셀은 김 후보자가 김 전 처장에게 연락한 2021년 10월 12일 이전인 같은 해 6월부터 식약처 사전상담제도에 따라 사전협의를 진행했다. 같은 해 6월 23일에는 식약처 민원실에서 임상 2·3상 관련 사전미팅도 진행됐다.
이후 식약처 담당자의 사전검토를 거쳐 9월 23일 정식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신청했고, 식약처는 같은 달 30일 보완을 요청했다. 제넨셀은 10월 18일 최종 보완자료를 제출했고, 식약처는 10월 26일 임상시험계획을 승인했다.
준비단은 "당시 코로나 치료제는 신속심사 프로그램에 따라 '보완자료 접수 후 15일 이내 처리 기준이 적용'됐으며, 실제 승인 역시 해당 기간 내 정상 진행됐다"며 "따라서 김 후보자 연락으로 임상시험 승인이 앞당겨진 것이 아니라, 수개월간 진행된 식약처 공식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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