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평균 거래대금 11.7조→1조…개인도 1.8조 순매도
출시 50일 만에 규제 강화…도입 적정성 논란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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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은 1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밝혔다. /배정한 기자 |
[더팩트|윤정원 기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청와대는 구체적인 사퇴 사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이후 시장 혼란을 둘러싼 책임론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 실장은 지난달 31일 사의를 밝혔고 이재명 대통령은 하루 뒤 이를 받아들였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실장급 교체다. 청와대가 별도의 사퇴 배경을 설명하지 않아 레버리지 ETF 논란과 사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시장 안팎에서는 레버리지 ETF와 부동산 등 경제정책을 둘러싼 비판이 누적된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 11.7조→1조…석 달 만에 식어버린 레버리지 ETF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의 8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1조59억원으로 집계됐다. 출시일인 5월 27일부터 기본예탁금 강화 직전인 7월 30일까지 일평균 거래대금 11조6787억원과 비교하면 91.4% 줄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국내외 ETF 규제 차이를 줄이고 투자자의 상품 선택권을 넓힌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미국과 홍콩에서는 국내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할 수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분산투자 요건 등으로 출시가 어려웠다. 금융당국이 관련 규제를 손질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들이 시장에 나왔다.
출발은 뜨거웠다. 16개 상품은 상장 첫날에만 10조4180억원이 거래됐다. 거래대금은 6월 24일 하루 19조4429억원까지 치솟았고 월별 일평균 거래대금도 5월 9조2903억원, 6월 11조4251억원, 7월 12조2735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개인투자자의 매수세도 거셌다. 개인은 5월 27일부터 7월 30일까지 관련 상품을 15조2876억원 순매수했다. 관련 상품의 시가총액도 상장일 4조4000억원에서 7월 15일 11조9000억원으로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세 배 가까이 불었다.
하지만 7월 말부터 분위기가 급격히 바뀌었다. 개인은 7월 31일부터 8월 28일까지 관련 상품을 1조7730억원 순매도했다. 하루 거래대금 역시 7월 31일 3조1518억원에서 8월 28일 537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출시 직후 빠르게 팽창했던 시장이 석 달 만에 눈에 띄게 식었다.
◆ 과열 논란에 직접 진화…퇴진 뒤에도 책임론
단기간에 시장 규모가 불어나자 정책 도입과 사후 대응을 둘러싼 논란도 커졌다. 특히 개인 자금이 특정 상품에 집중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럼에도 김 실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폐지에는 선을 그어왔다. 그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폐지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미 10조원 넘는 시장이 형성된 상황에서 상장폐지가 또 다른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상장폐지와 별개로 추가 보완 필요성은 인정했다. 김 실장은 "하락장에서 레버리지 상품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며 "괴리율과 장 마감 직전 변동성 등 시장 충격을 줄일 방안을 금융당국과 자산운용사, 증권사가 추가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책 도입과 대응 과정을 둘러싼 논란은 잦아들지 않았다. 김 실장은 지난달 31일 사의를 밝힌 뒤 1일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책임론은 퇴진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일 페이스북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김용범의 작품'이라고 규정하며 증권사만 이익을 봤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용범은 꼬리, 몸통은 이재명 대통령일 것"이라며 "사퇴만으로 책임 문제가 끝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 필요성도 거론했다.
◆ 위험 경고 있었는데…처음 만든 '안전장치' 충분했나
책임론의 핵심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처음 허용할 당시 금융당국이 위험성을 어느 정도 예상했고, 그에 맞는 보호장치를 마련했느냐에 있다. 금융위 내부에서도 출시 전부터 손실 확대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제2차 금융위원회에서는 투자자 손실 가능성과 위험 분산 필요성이 언급됐고 손실 가능성을 투자자가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시나리오를 제시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제7차 회의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이어졌다. 일반투자자가 참여하는 상황에서 시장 변동성이 심해지면 최대 손실폭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관련 안건은 두 회의에서 모두 만장일치로 원안대로 접수·의결됐다.
금융당국도 이에 맞춰 출시 당시 기본예탁금 1000만원과 별도의 사전교육 등을 적용했다. 기존 레버리지 상품에 적용되던 신용융자·미수거래 제한도 유지했다. 출시 전에는 단일종목 집중투자와 손익 증폭 구조, 시장이 횡보해도 투자금이 줄어들 수 있는 '음의 복리효과' 등도 별도로 경고했다. 상품의 구조적 위험을 당국도 출시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안전장치는 출시 50일 만에 다시 손질됐다. 정부는 7월 16일 시장 안정화 때까지 신규 단일종목 상품의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광고·이벤트성 마케팅을 제한했다.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높이는 방안도 내놨다. 이후 시행 일정을 앞당겨 7월 31일부터 기본예탁금 상향과 대용증권 미인정을 적용했다.
투자 요건은 한 차례 더 강화됐다. 8월 19일부터 국내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신규 투자하려는 개인 일반투자자는 기본예탁금과 사전교육에 더해 모의거래까지 이수해야 한다. ETF·ETN의 괴리율 관리 기준도 강화됐다.
다만 금융위는 제도 도입이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지적에는 반박하고 있다. 관련 법령을 1월 30일부터 3월 11일까지 40일간 입법·규정변경예고한 뒤 부처 협의와 각종 영향평가, 법제처 심사를 거쳤으며 금융위 회의에서 나온 위험 관련 주문도 사전교육과 위험 안내 등에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제도 도입 당시부터 투자자 보호장치를 마련했고, 출시 전후로 위험성도 반복해 알렸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