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계엄선포문 작성’ 강의구 2심도 징역 1년6개월
  • 설상미 기자
  • 입력: 2026.08.24 12:03 / 수정: 2026.08.24 12:03
사후 작성하고 '12월3일' 기재…"허위에 해당"
"탄핵심판 등에 행사 목적"…문건 파쇄도 유죄
12·3 비상계엄 당시 사후 계엄선포문을 작성한 혐의를 받는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강의구
12·3 비상계엄 당시 사후 계엄선포문을 작성한 혐의를 받는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강의구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비상계엄 선포를 정당화하기 위해 사후 계엄선포문 표지를 작성한 혐의로 기소된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2-3부(김민아 이승철 조진구 고법판사)는 24일 허위공문서작성과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강 전 실장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강 전 실장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적법한 절차가 이뤄진 것처럼 보이도록 사후에 허위 문서를 작성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2024년 12월6일 표지 양식을 작성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서명을 받은 뒤 같은 달 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서명을 받아 완성했다"며 "문서 하단에 2024년 12월3일이라고 기재해 그날 문서가 작성되고 서명이 이뤄진 것처럼 표시한 것으로 허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강 전 실장에게 허위공문서 작성의 고의와 행사 목적도 있었다고 봤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은 표지에 서명하면서 "날짜가 지났는데 괜찮겠느냐"는 취지로 강 전 실장에게 말했다. 이를 근거로 강 전 실장이 실제 문서 작성·서명일과 문서에 적힌 날짜가 다르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탄핵심판이나 수사, 재판 절차에서 행사할 목적을 미필적으로라도 가지고 있었다고 보인다"고 판단했다.

계엄선포문 표지를 대통령기록물이자 공용서류로 보고 윤 전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파쇄한 행위도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표지를 부속실 책상 서랍에 보관한 것만으로는 공공의 신용을 위태롭게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허위작성공문서 행사 혐의를 무죄로 본 1심 판단도 유지했다.

내란특검은 지난달 29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강 전 실장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박옥희 부장판사)는 지난 5월 28일 강 전 실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1심은 강 전 실장이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무위원들의 부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윤 전 대통령과 한 전 총리, 김 전 장관의 서명을 사후에 받아 허위공문서를 작성했다고 판단했다.

강 전 실장은 비상계엄 해제 이후인 2024년 12월6일 12·3 비상계엄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선포된 것처럼 보이기 위해 허위로 사후 계엄선포문을 작성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됐다.

강 전 실장은 이 문건에 윤 전 대통령과 한 전 총리, 김 전 장관의 서명을 받은 뒤 사무실 책상 서랍에 보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한 전 총리의 폐기 요청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승인을 받고 이 문건을 무단으로 파쇄하는 등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을 위반한 혐의도 적용됐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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