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여론조사' 윤 측 "김건희 대법 판결 보고 선고해야"
  • 설상미 기자
  • 입력: 2026.08.21 14:39 / 수정: 2026.08.21 14:39
"같은 사실관계 두고 정반대 판단"…특검 "기다릴 이유 없어"
윤 "명태균 여론조사 받은 기억 없어"…내달 11일 변론 종결
윤석열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인 2022년 3월 서울시청광장에서 마지막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더팩트DB
윤석열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인 2022년 3월 서울시청광장에서 마지막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김건희 여사 사건의 대법원 판결 후 결론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21일 오전 11시 윤 전 대통령과 명 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윤 전 대통령 측 채명성 변호사는 "피고인에게 전달된 내역조차 없고 심지어 다른 후보를 위해 실시된 여론조사까지 무차별적으로 기소한 억지 기소"라고 주장했다.

이어 같은 증거를 두고 판단이 엇갈린 만큼 김 여사 대법원 판결 후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 사건 1·2심은 명 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사전 협의 없이 자발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한 것으로 보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사건 1심은 김 여사와 명 씨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등을 근거로 여론조사 무상 제공에 관한 순차적·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채 변호사는 "같은 문자메시지를 두고 김건희 여사 사건 1·2심과 이 사건 원심에서 정반대의 해석이 나왔는데 상식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양쪽 판결문을 상세하게 비교해 보면 어느 쪽 논리가 더 설득력이 있는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을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건희 특검(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 사건 쟁점은 대법원에서 법리적 판단이 필요한 문제가 아니라 사실인정의 문제"라며 "전원합의체 판결을 기다릴 이유 없이 사실심인 재판부가 판단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원론적으로 따지면 사실인정의 문제라 대법원 판단을 기다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면서도 "양측 의견을 들었으니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명 씨와 여론조사를 주고받았는지 직접 물었다.

윤 전 대통령은 명 씨와 여론조사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없다고 답했다. 명 씨가 보낸 여론조사 결과를 받았는지를 두고도 "여론조사가 워낙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명 씨 것인지 누구 것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비용이 아까워서 여론조사를 공짜로 해달라고 할 필요가 없었다"며 무상수수 혐의를 부인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으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결과가 나오는 13일 명씨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20260713
정치 브로커 명태균으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결과가 나오는 13일 명씨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20260713

윤 전 대통령과 명 씨는 처음 만난 시점을 두고는 엇갈린 진술을 내놨다.

명 씨는 2021년 7월2일께 코바나컨텐츠에서 김 여사와 함께 있던 중 윤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났다고 진술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에게 "거지 왕이 되려면 먼저 거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은 당시 명 씨를 별도로 인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명 씨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재판 끝무렵에는 명 씨의 보석신문도 진행됐다.

명 씨 측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며 불구속 재판을 요청했다. 왼쪽 눈이 잘 보이지 않는 등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도 호소했다.

특검팀은 명 씨가 창원지법에서 처남에게 휴대전화 등을 숨기도록 한 증거은닉교사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반박했다. 건강 문제도 진단서 등 소명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음 주 중 명 씨의 보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다음 공판은 9월 11일 오전 11시 열린다. 재판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날 변론을 종결할 방침이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와 공모해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명 씨에게 총 58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지난 5월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1396만여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명 씨는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증거인멸 우려로 법정구속됐다.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 씨에게 무상으로 받은 대선 여론조사 58회 가운데 14회를 유죄로 인정했다. 이에 따른 재산상 이득은 2792만여원으로 봤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를 제공받는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을 약속하고 이후 장제원 당시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을 통해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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