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뺑뺑이 해법은…'의사 형사책임 면제' 논란
  • 이준영 기자
  • 입력: 2026.08.19 18:40 / 수정: 2026.08.19 19:49
환자 수용 후 사망 시 형 면제 특례 제기
이미 감면 조항 있어 부적절 반론도...수용 의무 필요성 제기
19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주관으로 국회에서 응급실 뺑뺑이 해소를 위한 응급의료 형사책임 개선과 피해환자 보상체계 구축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이준영 기자
19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주관으로 국회에서 '응급실 뺑뺑이 해소를 위한 응급의료 형사책임 개선과 피해환자 보상체계 구축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이준영 기자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수용 병원을 찾지 못해 길에서 사망하거나 골든타임을 놓쳐 중태에 이르는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이어지면서 이를 막기 위한 응급의료법 개정이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응급환자를 수용해 치료한 의사에 환자가 사망해도 중과실이 없으면 형사책임을 면제하자는 의견을 제기했다. 반면 이미 법에 형사처벌 감면 조항이 있는 상황에서 추가 특례는 부적절하며 병원에 수용 의무를 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19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주관,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응급실 뺑뺑이 해소를 위한 응급의료 형사책임 개선과 피해환자 보상체계 구축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국회에서 조만간 응급의료법 개정안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규 보건복지부 공공정책관은 "국회 상임위가 오늘 본격화됐는데 정부도 응급의료법 개정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응급의료상황실 요청에 따라 응급환자를 수용한 경우 의사에 형사책임 필요적 면제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해당 병원에는 건강보험 수가를 추가 지급하고 응급의료기금으로 행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피해 환자나 유족에게는 응급의료기금에서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응급의료 의사를 보호하면서 피해 환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토론자로 참여한 의사들은 환자 수용에 따른 형사책임 면제에서 더 나아가 모든 응급진료 사법 부담 완화 논의로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용수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광주응급의료지원단장)는 "사법 부담 완화를 공적 배정에 응한 대가가 아니라 응급의료 일반의 선행조건으로 둬야 한다"며 "공식 요청에 따른 형의 필요적 면제는 일반 보호 위에 추가되는 안전지대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미 기존 법에 응급의료에 대한 형의 감면 내용이 있는 상황에서 추가 특례를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단 의견도 나왔다.

박호균 법무법인 히포크라테스 대표변호사는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의료사고분쟁조정법)'에 따르면 응급실 의료사고 경우 대표적 고위험 필수의료행위로 형사처벌특례 혹은 공소제한 특례가 도입됐다"며 "또 다시 응급의료법에 별도의 형사책임 감경 또는 면제 등을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이같은 내용으로 국회를 통과한 의료사고분쟁조정법은 필수의료 행위에서 업무상과실치사상죄에 따른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임의적 형 감면 규정을 두고, 의료인이나 병원이 피해자에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는 특례를 담았다. 필수의료 행위 범위는 '중증, 소아, 응급, 분만, 외상 등' 국민 생명과 신체에 중대 위해가 발생할 수 있는 의료행위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내년 5월부터 시행된다.

그는 이미 응급의료법에서 의사가 응급의료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죽거나 다치는 결과가 일어나도, 응급의료 행위 불가피성이 있고 중대 과실이 없다면 임의적으로 형을 감면할 수있는 규정이 있는 상황에서도 응급실 뺑뺑이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응급실 뺑뺑이는 법적 규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했다. 응급실 뺑뺑이 상황에서 우선수용병원을 의무 지정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토론회장에서 응급실 뺑뺑이로 자녀를 잃은 아버지는 이날 제안된 의사들의 형사책임 면제로 문제가 해결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대구에서 쌍둥이 산모가 조산 징후를 보였지만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 4시간을 길에서 헤매다 경기도 성남까지 이동하면서 아이 한 명이 사망하고 남은 아이는 뇌손상을 입었다.

쌍둥이 아버지는 "오늘 토론회에서 제안된 의사 형사책임 면제로 응급실 뺑뺑이가 해결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며 "당시 대구 지역 병원들은 여러가지 합법적 사유를 들며 모두 수용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lovehop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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