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창살 사우나‘ 교도소, 에어컨 없던 일로…폭염에 교도관도 '죽을 맛'
  • 선은양 기자
  • 입력: 2026.08.17 00:00 / 수정: 2026.08.17 00:00
수용률 125.8%…55개 기관 중 44곳 정원 110% 넘어
폭염에 교도관 업무 늘어…인력·냉방 여건 개선 목소리
전국 교정시설 수용거실 내부 온도가 최고 37도까지 오르는 폭염 속에서 취약 수용동 복도 등에 냉방설비를 보강하려던 법무부 사업이 여론 반발로 중단됐다. 교정당국은 얼음물과 선풍기 로 대응하고 있지만, 과밀수용 환경에서 일하는 교도관들의 근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 박헌우 기자
전국 교정시설 수용거실 내부 온도가 최고 37도까지 오르는 폭염 속에서 취약 수용동 복도 등에 냉방설비를 보강하려던 법무부 사업이 여론 반발로 중단됐다. 교정당국은 얼음물과 선풍기 로 대응하고 있지만, 과밀수용 환경에서 일하는 교도관들의 근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전국 교정시설 수용거실 내부 온도가 최고 37도까지 오르는 폭염 속에서 취약 수용동 복도 등에 냉방설비를 보강하려던 법무부 사업이 여론 반발로 중단됐다. 교정당국은 얼음물과 선풍기 로 대응하고 있지만, 과밀수용 환경에서 일하는 교도관들의 근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

17일 교정본부에 따르면 올여름 전국 교정시설 수용거실 내부 온도는 32~37도 수준이다. 지난 7일 수도권 최고기온이 39~40도를 기록하자 한 교정시설 수용거실은 실내 온도는 37도까지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교정시설은 취약 수용자 건강 관리와 얼음물 지급, 야외 운동 중지 등을 중심으로 여름철 폭염 대책을 운영하고 있다.

온열질환 위험이 큰 고령자와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 심신쇠약자 등을 여름철 자체 진료 계획에 따라 관리하고 온열질환 의심 환자가 발생하면 부속의원 의무관 진료 뒤 증상에 맞춰 처치한다.

일반 수용자에게는 날씨 상황에 따라 하루 1~2병의 얼음물을 지급한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면 야외 운동을 일시 중단하고, 에어컨이 설치된 대강당에 수용자들을 모아 교화방송 등을 시청하게 한다. 수용거실 내 선풍기는 과열에 따른 화재를 막기 위해 50분 가동 뒤 10분간 멈추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이 가운데 법무부가 올해 약 12억원을 들여 추진하려던 교정시설 냉방설비 보강 사업은 중단됐다.

노인·장애인·환자 수용동과 일부 과밀 여성수용동 복도에 에어컨을 설치해 냉기를 거실 안으로 흘려보내는 간접 냉방 방식이었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법무부는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수용자인권증진모임 등 시민사회·인권단체들은 구금시설에 적정 실내온도 기준과 주기적 점검 체계가 없다며 냉방설비 확충을 촉구하고 있다.

현행 형집행법은 수용거실에 적정한 공간과 채광·통풍·난방시설을 갖추도록 규정한다. 다만 냉방시설 설치 의무와 여름철 적정·최고온도, 온·습도 측정·기록 기준은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

이들은 수용자들이 스스로 냉방 공간으로 이동하거나 더위를 피할 수 없는 만큼, 폭염 속 구금 환경이 생명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냉방 문제는 수용자 처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박헌우 기자
냉방 문제는 수용자 처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박헌우 기자

냉방 문제는 수용자 처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용동 복도를 오가며 계호와 건강 확인, 돌발 상황 대응을 맡는 교도관들도 폭염에 그대로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교정본부 관계자는 "수용동 복도를 한 번만 걸어도 땀이 온몸을 적실 정도"라며 "호출이나 상황이 겹치는 날에는 더위 속에서 계속 이동해야 해 직원들의 피로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과밀수용은 이런 부담을 더 키우고 있다. 법무부 '2026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교정시설 수용정원은 5만614명이었지만 하루 평균 수용인원은 6만3680명으로 수용률이 125.8%에 달했다.

전국 55개 교정기관 중 44곳이 정원의 110%를 넘겨 수용자를 관리했다. 120% 이상인 기관은 37곳, 130% 이상인 기관도 18곳이었다.

법무부 관계자는 "냉방시설 등 교정시설 보강은 수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문제가 아니라, 폭염 속에서 수용자 관리와 계호 업무를 수행하는 교도관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여건"이라며 "직원들이 휴식 시간을 충분히 보장받기 어려운 만큼, 냉방 여건 개선과 현장 인력 확충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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