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증권 "기존 SK하이닉스 주주에 불리"
거버넌스포럼 "5단 중복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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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기업용 SSD 자회사 솔리다임이 나스닥 상장설에 휩싸이면서 기존 주주가치 훼손과 중복상장 논란이 커지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윤정원 기자] SK하이닉스가 미국 낸드·기업용 SSD 사업을 맡는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상장설로 주주가치 훼손 논란에 휘말렸다. 현금성 자산만 88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핵심 사업을 별도 상장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에 증권가와 주주단체까지 가세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전날 보고서에서 솔리다임 상장 가능성을 두고 "기존 SK하이닉스 주주에게 불리한 이슈"라고 평가했다. 솔리다임이 상장하면 지금까지 SK하이닉스 연결 실적과 기업가치에 포함됐던 낸드·eSSD 사업이 별도 법인으로 평가받으면서 기존 주주 몫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솔리다임이 별도로 상장할 경우 기존에 SK하이닉스의 연결 실적으로 반영되던 사업 가치가 별도 상장법인으로 분리돼 평가받게 된다"고 분석했다. 현금흐름 귀속과 자본배분 권한까지 달라져 "기존 주주가 누리던 경제적 지분 가치가 희석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상장의 명분으로 거론되는 투자재원 확보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8조원, 순현금은 69조4000억원에 달한다. 미국 나스닥 ADR 발행을 통해 추가 자금 조달에도 나선 상태다.
이 센터장은 "SK하이닉스 전체의 재무상태만 놓고 보면 자금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자금 확보가 목적이라면 솔리다임 주식을 기존 SK하이닉스 주주에게 현물배당하는 인적분할 방식도 가능하지만, 현재 지배구조에서는 이 같은 선택 가능성이 낮다는 게 토스증권의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기존 미국 솔리다임 법인을 'AI Company'로 전환하고 낸드·SSD 사업을 신설 솔리다임으로 넘겼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AI Company→솔리다임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SK㈜·SK이노베이션·SK텔레콤 등 다른 계열사도 AI Company에 출자했다.
토스증권은 이 구조에서 솔리다임이 벌어들인 현금이 SK하이닉스 주주에게 직접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봤다. 솔리다임이 배당하더라도 자금이 AI Company 단계에서 미국 내 다른 사업에 재투자될 수 있어서다. SK하이닉스 주주 입장에서는 기존에 보유하던 사업이 분리되는 반면 해당 사업에서 발생하는 현금에 대한 통제력은 약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도 비판에 가세했다. 포럼은 13일 논평에서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 가능성을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5단 중복상장 시도"라고 규정하며 상장 논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포럼은 SK㈜→SK스퀘어→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기존 상장 구조 아래에 다시 AI Company와 솔리다임이 놓이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국내 공정거래법의 3단 제한 규제를 피하려 해외 법인을 통해 지배구조 피라미드를 확장하는 것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수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SK텔레콤과 SK㈜, SK이노베이션 등이 AI Company에 투자한 점도 이해상충 논란을 키우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을 인수한 뒤 자금을 투입해 키운 솔리다임의 가치가 상장 과정에서 다른 SK 계열사와 공유될 경우 SK하이닉스 일반주주의 경제적 몫이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솔리다임은 최근 AI 데이터센터용 대용량 eSSD 시장이 커지면서 SK하이닉스 낸드 사업의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 시장에서는 나스닥 상장을 전제로 수조원 규모의 프리IPO를 추진할 가능성과 수십조원대 기업가치가 거론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아직 상장 추진을 확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지난 5일 "솔리다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거나 늦어도 다음 달 4일까지 관련 내용을 다시 공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