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핑퐁'에 박성재 사건 표류…공소기각 놓고 정면충돌
  • 설상미 기자
  • 입력: 2026.08.04 00:00 / 수정: 2026.08.04 00:00
특검법 18조 해석 맞붙어
엇갈린 판단…파열음 계속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현장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현장풀)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을 둘러싸고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과 권창영 특별검사팀(종합특검)의 e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공소기각이 확정된 사건을 종합특검이 다시 수사·기소할 수 있는지를 놓고 양측이 정반대 해석을 내놓으면서 박 전 장관의 사건 규명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내란특검은 지난달 31일 박 전 장관 사건이 이첩 대상이 아니라는 종합특검의 입장을 재반박하는 공문을 종합특검에 보냈다. 내란특검은 공문에서 "확정된 것은 공소기각 판결일 뿐 박 전 장관의 혐의 사건 자체가 아니다"라며 "종합특검의 논리대로라면 박 전 장관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는 어떤 경우에도 기소할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내란특검은 박 전 장관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종합특검법상 수사 대상에 해당한다며 사건을 종합특검으로 이첩했다. 그러나 종합특검은 내란특검법 제18조를 근거로 "공소제기 후 판결이 확정된 사건은 10일 이내에 검찰총장에게 인계해야 하며 이첩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이첩을 거부했다.

쟁점은 내란특검법 18조의 해석이다. 이 조항은 특검이 불기소 결정을 하거나 공소를 제기한 사건의 판결이 확정된 경우 비용 지출과 활동 내역을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업무 관련 서류를 검찰총장에게 인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내란특검은 이 조항은 개별 사건이 아니라 특별검사의 임무가 종료되는 시점에 적용되는 규정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18조가 특별검사의 퇴직을 규정한 제15조 다음에 배치된 점 등을 근거로, 특별검사가 기소한 사건 전부의 판결이 확정돼 임무가 종료될 때 기록 인계와 회계보고 의무를 규정한 조항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내란특검은 "판결이 확정됐을 경우는 당연히 특별검사가 기소한 사건 전부가 확정됐을 경우를 의미한다"며 "그와 같이 해석하지 아니할 경우 특별검사는 개개의 사건이 확정될 때마다 당연퇴직과 임명을 반복해야 한다는 우스꽝스러운 결론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조은석 특검이 지난해 12월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동기와 최초 준비 시점 등을 포함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조은석 특검이 지난해 12월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동기와 최초 준비 시점 등을 포함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두 특검의 신경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내부고발자'로 평가받았던 인사들에 대한 입건이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은 비상계엄 수사 과정에서 적극 협조해 내란특검으로부터 사실상 내부고발자 역할을 인정받았지만, 종합특검은 두 사람을 각각 내란중요임무종사와 반란 관련 혐의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을 둘러싼 판단도 엇갈렸다. 종합특검은 지난 6월 조 전 단장을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하달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로 입건했다. 반면 내란특검은 "'국회의원 끌어내라'는 지시에 소극적으로 대항하다 휘하 부대에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 지시함으로써 불법 상태를 스스로 제거했다"고 판단해 불기소 처분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방해 의혹을 받는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수사를 두고도 충돌했다. 종합특검이 "내란특검에서 수사를 한 게 하나도 없다"고 지적하자, 내란특검은 "체포영장 집행 당시 촬영된 현장 바디캠 등 채증 영상과 언론사·유튜버 영상, 다수 경찰관의 진술을 검토·분석한 뒤 법리에 따라 처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박 전 장관 사건도 당분간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박 전 장관은 2024년 5월 김건희 여사에게 "내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나", "김혜경·김정숙 여사 수사는 왜 진행되지 않느냐"는 취지의 메시지를 받은 뒤 부하 공무원에게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의 수사 경위와 진행 상황을 확인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6월 22일 내란특검법이 정한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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