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 폐지는 진실 덮는 것"…강력범죄 피해자들 호소
  • 장우성 기자
  • 입력: 2026.07.16 00:07 / 수정: 2026.07.16 00:07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형소법 개정안, 가해자 위한 법"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피해자 없는 검찰개혁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 기자회견에서 범죄 피해자들이 등을 돌린 채 피해사실을 증언하고 있다. 2026.07.15./뉴시스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피해자 없는 검찰개혁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 기자회견에서 범죄 피해자들이 등을 돌린 채 피해사실을 증언하고 있다. 2026.07.15./뉴시스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피해자를 배제한 검찰개혁은 개혁이 아닙니다. 국가가 가장 보호해야 할 국민은 피해자입니다."

강력범죄 피해자들은 15일 오후 서울변호사회관에서 열린 ‘피해자 없는 검찰개혁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뼈대로한 더불어민주당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두고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2023년 5월 발생한 '인천 강화 가정폭력 유기치상 사건' 피해자의 딸 A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사 당시 경찰에게 증거 보존을 요청했으나 '퇴근했는데 다시 출근하라는 말이냐'는 말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A 씨는 "저희 사건에서 경찰의 초동수사는 분명히 실패했다. 만약 검찰의 보완수사권까지 전면 폐지된다면, 피해자는 또 마냥 기다리면서 불안과 분노로 밤을 지새워야 하느냐"며 "증거확보에 하루하루가 시급한 사건에서 몇 달이 걸리는 보완수사 요구만 하라는 것은 그냥 진실을 덮으라는 말과 같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보완수사는 피해자에게는 마지막 보루라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의 권한 남용은 당연히 통제돼야 하지만 일반 형사사건 피해자에게 필요한 신속한 점검과 보완수사 통로까지 없애서는 안 된다"며 "특수부 수사에서 권한 남용을 막는 문제와 많은 형사사건에서 피해자가 진실에 접근할 수 있는 마지막 통로를 없애는 문제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가명) 씨도 여당의 검찰개혁이 피해자들을 배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렇게 피해자들을 모이게 만든 국가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피해자가 힘들다는 핑계를 둘러대며 검찰개혁에서는 피해자의 어떠한 의견도 수렴하지 않은 채 진행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피해자들에게 검찰이 없어지면 어떻게 진행될지,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어떻게 될지 그 피해는 어떻게 보장해줄지 얘기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볼 수 없었다"며 "조직 개편으로 서로 핑퐁 수사만 늘어가고 오히려 지금 이 검찰개혁들로 피해자들이 재판을 기다리는 기간은 더욱 늘어났다. 지금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그저 가해자를 위한 법들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자신의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을 두고는 "경찰은 제게 사과한 적이 없어 국가배상을 해야했지만 검찰은 제게 몇 번이고 의견을 물었고 기회를 주었다. 경찰은 그저 넘어갔지만, 검찰은 피해자에게 죄송해야한다며 가해자를 꾸짖었다. 검사님들은 자신들이 하지 못한 잘못에도 고개를 숙였다"고 말했다.

김 씨는 "미래에 검찰이 없다면 피해자는 말 그대로 참고인이 될 것"이라며 "돈 많고 힘있는 정치인들은 피해자가 되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을 수도 있지만 저같이 돈없고 힘없는 피해자, 일반 국민들은 인생이 흔들린다"고 했다.

세종시 집단 성폭행 사건 피해자 B 씨는 자신의 사건이 경찰의 불송치와 검찰의 재수사 요구를 거쳐 공소시효가 임박해서야 기소된 과정을 되짚었다. 그는 "저의 경우 검찰의 보완수사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마지막으로 진실을 밝힐 수 있었던 구원과도 같았다"며 "오히려 제가 겪었던 절망의 시간을 개선하기는커녕 아예 검찰의 보완수사가 안 되는 방향으로 경찰의 권한만 강화한다고 하니 제발 수사현장에서 고통을 겪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륻 듣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달라"고 국회에 호소했다.

피해자들을 대리한 오지원 변호사는 "현재 발의된 김용민 개정안 등 형사소송법 개정안들 대부분은 검찰 권한 남용을 막는 것에만 초점을 둔 나머지, 수사권 조정 이후 심각해진 수사지연과 부실에 대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안 그래도 보완수사권 폐지가 되면 가장 피해를 입게 될 중대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보완책을 전혀 제시하지 못 한다"고 비판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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