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응급·소아·뇌졸중, 동네서 진료 보장해야"
  • 이준영 기자
  • 입력: 2026.07.14 14:30 / 수정: 2026.07.14 14:44
지역·필수의료 공급주체 ‘공공병원' 요구 
"암 등 중증·고난도 수술은 광역시 보장"
구급대원들이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더팩트 DB
구급대원들이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출산·응급·소아·뇌졸중 등 적시에 치료를 받야야 하는 필수진료는 시군구 안에서 진료를 보장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요구가 나왔다. 또 지역·필수의료 공급 주체는 민간병원보다 ‘공공병원'을 원했고, 암 등 중증·고난도 수술은 광역시권에서 진료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14일 의료혁신위원회 산하 시민패널 운영위원회는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이뤄진 의료혁신 시민패널 제1차 공론화 숙의토론회 결과를 발표했다. 시민패널 운영위원회는 의료혁신 논의 과정에서 국민 참여를 확대하고, 시민숙의 과정의 공정성·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의료혁신위원회 내 설치된 기구다. 혁신위에서 논의할 주제에 국민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국민 참여, 숙의 절차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혁신위에 보고한다. 의료혁신 시민패널은 성별, 연령, 권역, 의료접근성 등을 고려해 선정한 300명의 시민참여단으로 구성했다.

숙의토론회에서는 국민이 생각하는 지역의료의 최소한의 공급범위, 국민이 원하는 지역병원의 보장 수준, 지역·필수의료를 보장하기 위한 의료 공급 방식, 지역·필수·공공의료 정책의 성공 기준 등을 주제로 전문가 발제와 분임토의를 진행하고 분임토의 결과를 공유했다. 설문조사는 자가 숙의 전(기초조사)과 숙의토론회 직전(사전조사), 종료 직후(사후조사)에 총 3차례 진행됐다.위원회는 학습·토론·숙의 등 공론화 전 과정과 3차례의 설문조사에 모두 참여한 291명의 시민패널 의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5.74%포인트(p)다.

최소한의 지역의료 공급 범위 주제와 관련해 국민들은 출산·응급·소아·뇌졸중 증 적시 진료가 생명에 직결되는 분야는 시군구 내에서 진료가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민패널 77%가 시군구 안에서 야간·휴일 소아 진료, 60%는 24시간 응급실 진료, 분만이 보장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심근경색·뇌졸중 등 골든타임 내 치료(48.1%), 퇴원 후 재활·요양(40.6%)도 시군구 안에서 보장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인근 시군 포함 진료권 안에서는 시민패널의 52.2%가 최소한 맹장 등 입원·일반 수술까지 보장받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광역(시도) 안에서는 시민패널의 52.9%가 암 등 중증·고난도 수술까지 보장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들은 수도권 대형병원 대신 지역(거점)병원을 믿고 이용하려면 무엇이 갖춰져야 하는지 물은 결과, 수도권에 뒤지지 않는 의료진의 실력과 경험이 66.8%로 가장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거점병원이 확충돼도 지역병원에서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의 질이 낮으면 이용하지 않겠다는 의견도 토의에서 많이 제기됐다. 다만 의료취약지에 거주하는 시민패널의 55%는 응급 상황의 24시간 대응과 신속한 이송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지역의료 문제에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가치로는 의료의 질 64.5%, 의료 접근성 35.1%로 나타났다. 의료취약지에 거주하는 시민패널들은 의료접근성에 대한 선택은 46.9%, 의료의 질에 대한 선택은 53.1%였다.

김학린 의료혁신 시민패널 운영위원회 위원장(가운데)이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이뤄진 의료혁신 시민패널 제1차 공론화 숙의토론회 결과를 정부서울청사에서 14일 발표했다. /보건복지부
김학린 의료혁신 시민패널 운영위원회 위원장(가운데)이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이뤄진 의료혁신 시민패널 제1차 공론화 숙의토론회 결과를 정부서울청사에서 14일 발표했다. /보건복지부

◆ 국민 52% "공공병원 통해 지역·필수의료 공급해야"

공론화 결과 국민 52%가 공공병원을 통한 지역·필수의료 공급을 원했다. 토론회에서는 지역·필수의료를 보장하기 위한 의료공급 방식으로는 공공병원 중심 공급과 민간병원 중심의 방법을 높고 토론이 벌어졌다.

토론 후 '공공병원 집중 투자를 통해 지역·필수의료를 안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데 패널의 51.9%가 동의했다. '역량있는 민간병원에 공공적 역할을 부여해 지역·필수의료를 내실있게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47.4%가 동의했다.

분임 토의에서는 당장 공공병원을 빠른 시일내 확충하기 어려운만큼, 단기적으로는 민간병원을 활용하되 장기적으로는 공공병원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지역·필수의료의 안정적 공급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절충안도 제기됐다.

정부에서 추진 중인 지역·필수의료 정책 중, 정부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하는 정책으로는 ‘응급 상황에서 골든타임 안에 최종 치료까지 이어지는 체계 구축(25.4%)’, ‘지역·필수의료 인력양성(23.9%)’, ‘지방 국립대병원 10곳을 거점병원으로 지정해 서울 대형병원(빅5) 수준으로 육성(23.1%)’ 순으로 높았다.

지역·필수의료 인력을 양성하고 공급하는 정책에 대한 동의 여부에 대해서는 지역의사 선발·의무 복무 89.4%, 5년 이상 근무 계약 의료진 거주 여건 지원 88.9%, 필수·지방일수록 더 보상하는 수가체계 87.4% 순으로 높았다.

김학린 의료혁신 시민패널 운영위원회 위원장은 "공론화에서 나타난 의견은 지역·필수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고, 지역·필수의료는 지역화되고 고난도 수술이 요구되는 의료는 거점병원으로 집중돼야 된다는 방향성이 나타났다"며 "의료혁신위원회에서 정책을 구상할 때 이러한 방향성을 토대로 정책을 구상하고 정부에 권고안을 낼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의료혁신에 대해 국민적 관심사가 높다고 본다. 시민패널 운영을 1회로 끝내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숙의공론화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8월에는 온라인을 이용해 숙의토론회를 하고 10월말에는 대면 숙의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시민들 의견을 모아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lovehop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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