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정예은 기자] 김건희 여사가 당대표 선거 지원 대가로 로저비비에 가방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부부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됐으나 불출석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13일 김 의원과 배우자 이 모 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사건 속행 공판을 열었다. 이날 증인으로 소환됐던 김 여사는 건강 악화와 증언 거부 의사 등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에게 과태료 300만 원을 부과하고 다음 기일에 다시 소환하기로 했다.
증인신문 과정에선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라는 문구가 적힌 짙은 노란색 포스트잇을 놓고 공방이 이어졌다. 특검팀은 지난해 11월 윤 전 대통령 부부 자택에서 발견한 이 포스트잇이 김 의원이 사건에 개입했다는 핵심 증거라고 보고 있다.
특검팀은 김 의원의 수석보좌관 김모 씨에게 '김 의원이 당대표에 당선된 이후 포스트잇을 붙여 김 여사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에게 선물을 보낸 적 있냐'고 묻자 김 씨는 "김 의원과 6년을 함께 일했지만 한 번도 그런 일이 없다"고 답했다.
김 씨는 이어 "의원실에서 선물을 보낼 때도, 당대표에 당선된 이후 당대표 실에서 선물을 보낼 때도 항상 의원 명함을 작은 봉투에 담아 보냈다"며 "포스트잇에 잉크로 김 의원 이름을 새겨 출력한 형태로 사용하는 건 태어나 처음 본다"고 말했다.
특검팀이 '김 의원 이름이 언급된 걸 보면 의원실 혹은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에서 제작한 것 아니냐'고 물었지만 김 씨는 "저런 형태의 포스트잇을 만든 적도, 제가 지시한 적도 없다"며 "특검이 가상의 추측을 펴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재판부 역시 김 씨를 상대로 포스트잇의 출처와 사용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다. 하지만 김 씨는 일관되게 "김 의원 이름을 인쇄한 포스트잇을 선물에 붙여 보낸 적은 없다"고 답했다.
이에 특검팀은 김 의원의 의원실에서 사용한 프린터기 잉크 종류와 토너 등이 포스트잇에 인쇄된 잉크와 같은 종류인지 대조해야 한다며 감정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감정 신청을 받아들이면서도 "대조군을 확보해 감정을 진행하는 과정은 수사 단계에서 이뤄졌어야 하는 일"이라며 "피고인들이 이미 기소된 재판 단계에서 감정 요청이 들어오고 법원이 감정의뢰를 하려다 보니 지금이 재판 중인지 수사 중인지 고민이 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내달 10일 김 여사를 다시 소환해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씨가 김 여사에게 가방을 건넬 때 수행한 것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사무처 직원에 대한 증인신문도 함께 이뤄질 예정이다.
김 의원 부부는 국민의힘 당대표 당선을 도와준 대가로 2023년 3월17일 김 여사에게 267만 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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